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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의 재앙질소는 생명의 필수 영양소다. 그러나 화학비료로 인해 질소의 오남용이 가능해지면서 생명의 원소가 죽음의 요소로 변하고 있다. 질소의 환경오염, 인체 유해성을 살펴본다.
질소 시대의 도래

19세기에 오면서 인류는 질소의 효용을 주목하였다. 질소(질산염과 암모니아)는 폭약의 원료인 동시에 식물의 비료임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질소를 초석(saltpeter)이라는 광물질로부터 채취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초석에 대한 수요는 높아졌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폭탄 제조를 위해 다량의 초석이 필요하였으나, 초석이 주로 매장되어 있는 칠레는 영국의 통제 하에 있었다. 이에 따라 독일은 다른 방법으로 암모니아를 얻는 방법을 연구하였고, 1909년 하버라는 과학자(참고로 역사적으로 “사악한 과학자”로 유명함)는 대기 중 질소(N2)를 암모니아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한다. BASF가 이 기술을 사들여서 보쉬라는 공학자에 의해 산업 규모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다.

최초에 대기 중 질소를 고정시킨 이유는 전쟁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동일한 기술을 이용해서 질소 비료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면서 화학비료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다.

바로 이 기술, 하버-보쉬 공정이 없었으면 인구 성장은 불가능했다. 이 공정이 있었기에 질소 화학비료가 있고, 질소 비료가 있기에 작물의 폭발적 성장이 가능했고, 그 덕에 인구 폭발이 가능했다. 자연에서는 대기로부터 고정되는 질소의 양은 유한하지만 화석연료를 사용해서 만들어내는 질소의 양은 무한하다. 화석연료를 태울 수 있는 이상 질소를 무한히 얻을 수 있다.
질소가 없으면 단백질이 없고, 단백질이 없으면 인체는 없다. 질소 비료의 발명이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켰는지, 토양 황폐화를 통해 전지구적 기아를 미래로 유보시킨 것인지는 각자 판단에 맡긴다.

인류의 절반 이상이 화학비료에 의존해서 생존한다고 한다. 우리 몸의 절반 이상이 화학비료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화학비료가 없었으면 지구상 인구의 절반이 없을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의 부영양화

질소 비료의 전부가 식물에게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량이 물의 흐름을 따라 용탈되어 나간다.
 
비가 오면 질소 비료가 씻겨 나간다. 비료를 포함한 물이 하천이나 바다에 들어가면 “부영양화(eutrophication)”를 초래한다. 부영양화란 지나치게 많은 양분이 물에 들어감을 뜻한다. 이는 조류와 사이아노박테리아의 폭발적 성장을 야기하고(녹조 현상), 이들이 증식한 뒤 죽으면 사체를 분해하기 위해 용존 산소가 모두 소비된다. 그러면 물 속의 산소가 고갈되고 산소를 필요로 하는 모든 생물체가 죽게 된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것이 그 예다. 수중 생물이 모두 죽으면서 거대한 죽음의 구역(dead zone)이 형성된다. 전세계적으로 죽음의 구역은 400여 개가 있다. 가장 큰 것 중의 하나는 미국 남부의 멕시코 만이다. 미시시피 강이 끌어안고 내려와서 방출하는 다량의 영양물질로 인해 죽음이 꽃을 피운다. 이곳의 죽음의 구역은 측정할 때마다 크기의 증감이 있지만 2017년 가장 크게 측정되었을 때 무려 22,730제곱킬로미터에 달했다. 이는 남한의 약 1/4에 해당하는 크기다.
멕시코 만의 "죽음의 구역"(1)
과학자들은 하와이 연간가에서는 바다 거북이가 종양에 걸려 죽는 현상(fibropapillomatosis)을 연구하였다. 이 질병은 초록 거북이 사망의 가장 주요 원인이다. 눈과 지느러미, 내장에 종양이 생겨서 죽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거북이가 먹는 조류에 독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독성 물질은 화학비료로 인해 조류가 폭발 증식할 때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성 물질은 생태계 내 먹이사슬을 타고 이동하며 인간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질소 비료가 바닷물에 유입되어 조류가 독성을 띠게 되고, 그것을 먹는 거북이가 병에 걸린다.
충격적인 사실은 부영양화가 바다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는 모든 호수의 절반이 부영양화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지하수, 지표수, 대기 오염

비료가 흙에 살포되면 그 속의 질소 성분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작물이나 동물에 섭취되고 인간에게 전달된다. 나머지 질소는 모두 오염물질로 변하여 대기나 수중, 토양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식물을 재배하여 먹을 경우 비료로 살포한 질소의 14퍼센트, 식물을 길러 동물을 먹인 뒤 그 동물을 인간이 먹을 경우 4퍼센트만이 인간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하수로 흘러들어간 질소는 질산염 오염을 일으킨다. 물 속에 질산염이 10mg/L (10ppm) 이상 녹아있을 경우 메트헤모글로빈 혈증(methemoglobinemia 또는 blue baby syndrome)이라는 병을 일으킨다. 이 병은 물 속의 질산염이 혈중 헤모글로빈의 산소 운반 능력을 저해시킴으로써 특히 영아들을 사망으로 이끄는 것을 말한다.

질산염은 낮은 수치에서도 물 속에 사는 양서류에게 치명적이다.

2007년 연구에 의하면 포트랜드, 오레곤 주의 야생 연어의 몸에서 십여 가지의 농업용 화학 물질이 검출되었다. 최근 인디아나 주의 연구에서는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생산하는 독성 물질(Bt)이 수중 생물에서 발견되고 있다. 독성 물질은 먹이 사실을 타고 이동하면서 피해를 확산한다.

질소는 수질오염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질소 비료는 아산화질소로 변하여 대기로 유입되는데, 아산화질소는 동일한 부피의 이산화탄소에 비하여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296배 높다. 이산화탄소, 메탄에 이어 3대 온난화 가스에 해당한다. 대기로 유출되는 질소 가스는 산성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부영양화로 인한 녹조 번식, 산소 고갈, 물고기 떼죽음(3)
질소의 시대, 질소를 벗어나기

어떤 학자들은 질소 오염이 최악의 환경 재앙이라고 규정한다. 타운샌드 박사는 자연의 질소 순환은 인간에게 유익하지만 인위적 개입으로 인해 왜곡된 질소의 순환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질소 오염은 공장이나 산업시설과 같이 오염원이 명백히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유출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무관심해지기 쉽다(non-point source). 질소 비료가 어느 농장, 어느 정원, 누구에게서 나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유조선이 파괴되면 시커먼 기름을 당장 볼 수 있지만 바닷속, 공기속, 흙속으로 흘러드는 엄청난 양의 질소는 가시적이지 못하다.

사실 질소는 인체는 물론, 동식물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다. 질소는 아미노산의 필수 원료이며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된다. 이토록 소중한 물질, 생명의 요소가 화학비료의 형태로 남용되면서 오히려 죽음의 요소로 변하고 있다. 질소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질소를 사용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질소 비료의 효율적 사용 방법, 환경오염을 저감하는 방법을 이야기하지만 궁극적으로 “생산된 것은 소비된다”고 생각하면 끝없이 증가하는 질소 비료의 생산, 그리고 그 수요가 문제인 것이다.

불행히도 세계적인 질소 비료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류는 매년 더 많은 양의 비료를 만들어내고 소비한다. 미국하면 기계화와 대규모 단작, 화학 농업이 떠오르겠지만 실상 질소 비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뒤는 인도이고, 미국은 3위다. 미국이 사용하는 질소 비료의 2배 이상을 중국이 사용하고, 인도는 미국보다 살짝 많이 사용한다. (연간 : 중국 1.9천만 톤, 인도 1.2천만 톤, 미국 910만 톤) (*참고로 농약의 경우 중국은 2백만 톤, 미국은 40만 톤으로 중국은 미국의 5배 가량을 사용한다.)
 
질소 비료 생산의 증가
 
국가별 질소 비료 사용 현황
질소 비료가 일으키는 환경 오염을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사람들은 가장 먼저 “유기농”을 떠올리겠지만 모든 유기농이 좋은 것도 아니다. 필자가 전에 지적했지만 관행농업에 비해 덜 환경친화적인 유기농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화학비료만 오염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유기질 비료라 하더라도 과도한 양을 사용하면 질소가 녹아 나오면서 물이나 공기 속으로 들어간다. 분뇨는 다량의 질소와 인을 함유하고 있어 생태계에 화학비료와 유사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경우 가축이 생산하는 분뇨의 총량은 인간이 생산하는 분뇨의 약 130배에 달한다. 

문제는 인류가 만들어내는 총체적 식량 생산 시스템에 있다. 상품으로서 비료가 어느 때부터인가 농업의 필수 자재가 되었다. 관행농이 아니라 유기농이라 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비료를 사와서 쓰지 말고 자급해서 쓰면 어떨까? 이미 우리는 식량의 절반을 내다버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것을 오염물질로 파악하여 쓰레기 처리비용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자원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가축 분뇨와 인분도 마찬가지다. 분뇨는 결국 음식이 변해서 된 것이고, 음식은 식물이 변해서 된 것이다.  똥오줌은 최고의 거름이다.

질소비료의 환경오염을 다룬 글들을 보면 하나같이 비료의 효율적 사용을 강조한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전에 비료로부터 독립하는 농업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 시작은 자급적이고 친환경적인 비료의 조달이다.
 
참고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Blue_baby_syndrome
http://www.science20.com/news_articles/pollution_linked_to_sea_turtle_cancer-145961
https://en.wikipedia.org/wiki/Fertilizer#Nitrogen_fertilizers
https://en.wikipedia.org/wiki/Haber_process
https://www.acs.org/content/acs/en/pressroom/newsreleases/2011/august/friend-and-foe-nitrogen-pollutions-little-known-environmental-and-human-health-threats.html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how-fertilizers-harm-earth/
http://homeguides.sfgate.com/fertilizers-pollutants-78452.html
https://www.acs.org/content/acs/en/pressroom/newsreleases/2011/august/friend-and-foe-nitrogen-pollutions-little-known-environmental-and-human-health-threats.html

​사진 출처
(1) 멕시코만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ediment_in_the_Gulf_of_Mexico_(2).jpg

(2) 병든 거북이 https://en.wikipedia.org/wiki/Fibropapillomatosis#/media/File:Turtlewithfptumors0149026.jpg

(3) 물고기 죽음 https://www.flickr.com/photos/48722974@N07/4523955644

윤승서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8.05.0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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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화학비료#부영양화#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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