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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의 비극질소에 이어 가장 알려진 비료는 인산이다. 인산은 인광석에서 생산되는데 광석의 매장량에는 한계가 있어서 고갈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유한자원을 우리는 남용, 인이 유실되어 호수와 강물을 오염시키고 있다. 인의 문제를 짚어보고 해법을 생각한다.
인류 최대 위기는 비료의 소멸?

미래학자들이 모여 50년 뒤 인류의 최대 위기가 무엇인지 논의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결론은 핵전쟁이나 환경파괴, 기후변화, 테러, 빈곤, 난민 등 우리에게 익숙한 문제가 아니고, “화학비료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비료는 곧 식량이고, 식량은 곧 생존이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비료는 질소, 인산, 칼륨 등 세 가지다. NPK라 부른다. 이중 질소는 대기 중 질소를 쪼개서 비료를 만드는 것이라 공급원은 사실상 무한하다. 가공에 필요한 에너지, 곧 화석연료만 있으면 무한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인산과 칼륨이다. 이 둘은 석탄이나 철광석처럼 매장 광물을 채굴함으로써 얻는다. 이중 인산에 대해 고갈의 논란이 있다.

인은 오래 전부터 농업에 비료로 사용되어 왔다. 골분, 계분, 구아노, 쌀겨 등에 인이 풍부하다. 구아노는 수천 년간 쌓여온 바다 새의 똥 또는 박쥐 똥 등을 일컫는데 인뿐만 아니라 질소와 칼륨도 풍부하다. 구아노의 발견이 새들의 고향, 무인도에 대한 탐욕스러운 개척을 낳기도 했다. 오늘날 생산하는 인 비료는 주로 인광석에서 뽑아낸다. 고갈 논란이 있는 것은 바로 이 인광석이다.

​인 비료 생산의 위기
 
인은 사실 지표상에 넓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만 인 비료를 만들어낼만큼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 암석에는 인이 0.1퍼센트 함유되어 있고, 식물체 속에는 0.03-0.2퍼센트 들어있다. 인광석에는 1.7-8.7퍼센트 존재한다. 때문에 비용 대비 효용이 의미있으려면 인광석(phosphate rock)이라고 하는 광물질을 채굴해서 가공해야 한다. 첫째 문제는 인광석을 다량 보유한 국가가 모로코(절대적으로 많음), 중국, 알제리, 시리아 등 몇 개국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광석의 생산이 조만간 정점(peak phosphorus)을 친 뒤 급감한다는 예측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광석이 완전히 고갈되기까지 50-100년이 걸린다는 예측이 있다. 그 경우 인광석 생산은 2030년경에 정점을 칠 것이고, 그 뒤로는 생산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지하자원의 소모, 희소성으로 인해 생산이 줄면 시장은 요동치고 불안감은 확산될 것이다. 인 비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비료 업자와 중간 업자는 최대 이윤을 취하려 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물론 인 생산의 정점이 언제 도래할지, 인광석의 완전한 고갈 시점이 언제인지는 과학자에 따라 상이한 예측이 존재한다.

​인 오염

비상식적인 사실은 인광석은 고갈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인 비료는 무분별하게 낭비된다는 점이다. 미국 지리물리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02-2010년간 인류는 매년 162만 톤의 인을 주요 담수원에 방출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중국은 30퍼센트, 인도는 8퍼센트, 미국은 7퍼센트를 차지한다. 중국 내에서는 후난, 후베이, 스촨 성이 부영양화가 가장 심각하다. 연구진에 의하면 전세계 맑은 물의 38퍼센트가 처리 용량을 초과하는 인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물론 이 지역은 인구 밀집 지역과 일치한다.
 
토지 면적당 인 사용량 비교
 
녹조 현상
인구 밀집 지역, 농경 지역과 인 오염 지역은 거의 일치한다.

인을 처리하지 못한 물은 부영양화(eutrophication)를 겪는다. 인이라는 영양분이 넘쳐남에 따라 조류가 과도 증식을 하고 녹조 현상을 일으킨다. 조류가 죽으면서 바닥에 가라앉고 이들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용존 산소를 모두 소모함에 따라 수중 생물이 죽거나 위협 받는다. 일부 녹조 현상으로 증식하는 조류는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물과 접촉하거나 음용한 동물(인간 포함)을 죽거나 병들게 만들 수 있다. 그러한 물에서 나오는 생선이나 조개류도 오염돼있다. 또 하나 문제는 녹조가 짙게 끼면 물 속으로 태양광이 침투해들어올 수 없다는 점이다. 빛이 차단된 암흑은 수중 생태계에 또다른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물은 인간의 식수원으로 사용하기에도 부적합하다.

다수 과학자들은 부영양화가 가장 심각한 수질 오염이라고 간주한다. 미 환경청에 의하면 미국 연안의 강 하구의 60퍼센트가 인 오염을 겪고 있으며, 최소한 166곳에 “죽음의 수역(dead zone)”이 형성돼있다. 유럽에서는 전체 호수의 40퍼센트 정도가 기준치 이하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는데, 대부분 인 오염으로 인해 그러하다.

2016년 6월, 과학자들은 “물 연구”라는 학술지에 인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지구공학적(geo-engineering)” 방법들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그 방법이란 대개 알루미늄 소금 등의 물질을 호수에 투여함으로써 호수 바닥에서 인이 방출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방법은 검증되지 않았고, 어떠한 부작용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근본을 다루지 않고 지엽을 다루는 전형적 접근이다.

인분을 끌어안자

인의 유출원을 나타내는 표를 보면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담수로 유입되는 인의 54퍼센트가 하수라는 것이다. 농업에서 유출되는 양은 38퍼센트, 산업에서 8퍼센트가 방출된다. 하수는 곧 사람들이 싼 똥오줌을 일컫는다. 수세식 화장실의 도래로 인해 우리는 습관적으로 인분을 깨끗한 물에 가득 담아 하수구를 통해 내려보내고 있지만, 그 행위는 지극히 반환경적이고 반토양적이다. 수세식 화장실을 마치 위생과 문명의 대명사인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은 우리에게 내재화된 왜곡된 시선이다.

인광석의 고갈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농업에서의 효율적 인 비료 사용을 통해 환경으로 유입되는 인의 양은 줄어들고 있을까? 연구진에 의하면 그 반대다. 2002년 58만 톤에서 2012년에 73만 톤으로 늘어났다.

인 오염을 정화하기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을 계산할 수 있다. 이 방식에 의하여 전 지구의 담수 오염을 색깔별로 나타낼 수 있다. 인 오염을 희석하기 위해 충분한 양의 물이 있을 경우 수치를 1로 두면, 1을 넘을 경우 자연적 정화 능력을 넘어섰음을 뜻한다.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오염이 심하다. 이렇게 조사하면 1을 넘는 면적이 전지구 육지 표면적(남극 제외)의 38퍼센트에 달한다는 놀라운 결과에 도달한다. 인 오염이 가장 심각한 곳은 아랄해, 황하, 인더스 강, 갱지스 강, 다뉴브 강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식량 시스템, 하수 시스템, 농업 시스템

위의 논의는 쉽게 요약된다. 첫째, 인은 식물의 필수 영양 성분이다. 둘째, 인 비료는 작물 성장에 유익하다. 셋째, 그러나 과도한 사용, 남용, 환경 유출로 인한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이제 결론을 이야기할 차례다.

미래의 해답을 찾기 위해 과거의 관행을 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인 고갈로 인한 식량 위기를 두려워하기 전에, 과연 과거에 우리는 인 비료 없이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생각해보자. 우리나라는 주로 화강암에서 비롯된 토양으로 대개 척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척박한 땅에서 어떻게 5천 년 넘게 농경이 이루어지고 한민족이 먹고 살았는가?

유한한 자원의 무한한 효율적 사용 이외에 달리 답이 없다. 조상들은 인은 물론이고 질소, 칼륨, 마그네슘, 철, 칼슘, 황 등 필수 영양 성분을 완벽한 효율 속에서 재활용해왔다. 영양 성분으로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부재한 시대에 말이다.

오늘날 식량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스템은 낭비와 폐기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산 식량의 1/3이 그냥 버려진다. 버려지는 부분을 없애면 그만 아닌가? 음식 쓰레기를 줄이자고 외쳐도 소용없다. 폐기는 이윤의 필수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고 우리는 배설한다. 선진국, 문명, 위생을 상징하는 수세식 변기에 앉아 배설하고 물을 내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바로 그 사람의 똥오줌을 통해 유실되는 인이 농업, 산업 모두 합쳐서 가장 막대한 양이라고 하지 않는가? 담수로 흘러드는 인의 절반 이상이 수세식 변기에서 유래한다.

농업-식량-하수로 이어지는 광란의 사이클을 멈춰야 한다. 낭비되는 양분의 유실을 막지 못하면 토양이 사라질 것이다. 유엔 관료의 경고대로 60년 뒤에는 농사를 짓고 싶어도 흙이 모두 죽어버려서 농사 지을 땅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참고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Peak_phosphorus
https://news.agu.org/press-release/phosphorus-pollution-reaching-dangerous-levels-worldwide-new-study-finds/
https://www.epa.gov/nutrientpollution/problem
http://www.fertilizerseurope.com/fileadmin/user_upload/publications/agriculture_publications/EFMA_Phosphorus_booklet__2_.pdf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9652617309265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36247&cid=40942&categoryId=31873
https://ourworldindata.org/fertilizer-and-pesticides
https://en.wikipedia.org/wiki/Guano

​사진 출처

녹조현상 https://www.flickr.com/photos/48722974@N07/4598769539

​플로리다 연안의 녹조현상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b/bc/Florida_Algae_Bloom_02.jpg

윤승서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8.05.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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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비료#부영양화#인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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