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을 영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이는 자식을 키우는 방법에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음을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것에 비추어 보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길에는 절대적으로 옳고 그름의 객관적 기준이 없다. 모든 길이 여건과 환경에 따라 상대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친환경농업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상업적 기술이라도 좋은 기술로 인정되어야 마땅하다.

ⓒ www.jadam.kr 2007-05-21 [ 조영상 ] '당신과 나 사이에 신마져 끼는 것을 원치 않는다.' 유명한 영성가의 얘기이다. 토착미생물 누드 주먹밥으로 해결해 보자

농업기술도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친환경농업이 진정한 ‘친환경’에서는 멀어지고 과학농업과 다를 바 없는 기술적 프로세스에 친환경농자재 만을 입히는 식으로 농업기술에 화폐적 종속이 더욱 심화되는 것을 필자가 문제 삼는 것은 그 기술의 상업성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농업기술의 상업화를 단죄할 수 없다. 왜냐하면 농업도 상업의 연장선 상에 있기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상업화를 비판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못하단 말이다.

고가의 친환경자재 중심의 친환경농업은 한국의 농업 여건상 농민적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할 수 있을 뿐이다. 이렇듯 자연농업이 농자재를 자가제조하여 활용하는 방식이라서 무조건 농민을 위한 기술, 효율적인 기술이라고 자평하는 것도 오만이다. 우리는 면밀히 자연농업적 농업기술이 얼마나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동시에 생산의 안정성까지를 보장할 수 있는지 항상 자기성찰의 마음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 그런 살핌이 없다면 매력만점의 자연농업 기술이라 할지라도 한 순간에 시대의 요구에서 벗어나 쇠락한 기술로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술이 본질을 잃고 제도화되면
역사적으로 종교의 창시자나 이를 이은 후대 종교지도자들은 종교의 절대성 내세우며 기득권과 독점력을 확장하기 위해서 공통적으로 행하여 온 것이 있다. 종교적 신앙에 ‘절차’를 심은 것이었다. 이전에는 당신을 가슴 그대로 뵈었으면 됐으나 이후로는 알몸으로 당신에게 손짓을 하는 것 자체가 불경이 되어 버렸다. 수없이 많은 절차가 생기고 생겨 본질은 사라지고 절차만 남아 절차가 경외를 만들고 절차가 신앙의 상징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여러 종교는 역사적으로 소멸의 과정을 걸었고 걷고 있다.

농업기술과 종교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반문한다면 종교도 사는 문제고 기술도 사는 문제여서 다 같은 반열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다를 바가 없다. 기술도 오만해지면, 기술도 절차가 점점 복잡해져 교조화되면 종말이다. 왜냐하면 거기에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 www.jadam.kr 2007-05-21 [ 조영상 ] 나무상자를 이용한 방법보다 훨씬 더 왕성하게 부엽토의 토착미생물들이 주먹밥에 접근하는 것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절차에 얽매이지 않은 ‘누드정신’으로 새로 입자
친환경농업 기술은 ‘누드정신’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이것이 농민이 농업의 본질에 접근하게 하는 지름길을 제시하며 농업의 고효율과 생산성을 창출하는 직접적인 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누드정신’의 회복은 매우 중요하다.

친환경 자재만들기의 절차란 무엇인가. 간단히 요약하면 ‘음식을 요리하는 방법’이다. 인간에게 좋은 요리란 우선 그 원재료의 영양을 해치지 않아야 본질에 부합한다. 농업용 자재[음식]도 마찬가지다. 자재만들기가 여러 절차를 통해서만 제대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이상한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재는 효과를 위해서 존재하며 유효한 효과를 최대한 전달하는 것이 자재만들기의 본질에 부합한다. 그래서 절차가 간단하면 할수록 좋다. 절차가 양분의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이고 실제 절차가 많을수록 음식은 영양을 상실하고 ‘쉰 통조림’처럼 변해간다. 이것은 수없이 많은 연구결과로 입증된 지 오래다.

절차신봉은 기계와 비용의 종속을 심화시킨다.
인간이 어떤 식으로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가. 아마도 모두가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답은 그리고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수 많은 연구결과가 이를 이미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답은 ‘생으로’, ‘날로’ 먹는 것이다. 생식을 선호하는 이들은 이런 이유에서 생식만을 고집하기도 한다. 요리라는 가공단계에서도 방법과 시간을 최대한 단순화시킬 것을 음식전문가들은 조언을 하고 있다. 요리와 자재만들기의 본질이 같을진대 당연 자재만들기는 요리의 길을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농업에 있어서 상업적 기득권, 기술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모든 사람들이 다를 절차를 하나씩 추가해 만들고 다들 그럴듯한 논리로 그 절차를 합리화시켜 낸다. 절차도 못미더워 또 무엇(자신들이 만든 비장의 무엇)을 추가하라고 한다. 다수의 사람들을 그들을 따라간다. 그러나 힘은 빠지고 주머니에 돈은 동이 나 처절한 마음으로 자신의 무능과 돈의 없음만을 한탄하게 된다.

전문가나 저명한 누가 인정한 절차가 없으면 두려워한다. 심리적 기술적 소외감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나의 건강이 어떻게 지탱되는가 가만 살펴보라. 우리의 선조, 우리의 아이들의 건강이 어떻게 지켜지는가 보라.

“내 안에 이미 '길'이 있다.”

“내 생활, 그 역사가 이미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7.05.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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