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밭이자 풀밭에서, 신아송님과 큰아들 은기, 작은아들 세기, 둘째딸 지은이와 함께.

두 부부와 다섯 아이가 함께 농사 짓는 생활공동체 은세기사과동산 농부들은 유독 풀을 사랑한다. 지난해에는 풀을 한번도 베지 않았다. 사과 딸 때 좀 불편했다. 올해는 더 잘 자란 풀이 바람이 통하는 걸 막는 것 같아 며칠 내로 두 아들과 풀을 한 번 깍아주려고 한다. 바짝 깍지 않고 중간쯤을 깍으려 한다.
 

쑥이 유난히 많은 은세기사과동산. 허리까지 자란 쑥을 한번 베어 줄 때가 되었다. 여름에 한번, 사과따기 전 한번 풀을 베어 준다.

자닮농법 실천농가들은 대부분 초생재배를 하지만 풀을 유난히 사랑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지난해 여름 취재 때 흙을 들춰가며 자랑하던 기억이 난다.

"풀을 1년만 키워도 흙이 이렇게 좋아져요. 이 사과밭을 살 때 땅이 돌처럼 딱딱했거든요. 그런데 보세요. 손으로도 쑥쑥 흙을 팔 수가 있잖아요."

올해는 어떨까?

"풀이 좋습니다. 수분도 유지하고 지온 상승도 막아주고, 흙이 숨쉬게 됩니다. 유기농 농사를 지을 때 첫번째가 흙을 살려야 하잖아요. 마을 사람들은 풀약 안쳐서 꼬라지 안된다고 타박이지만 이렇게 몇 년만 더 지나면 죽어가던 이 사과밭이 되살아 나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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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철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6.06.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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