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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작황이 나쁘지만 이만큼 거두는 것만도 고맙다괴산 이우성, 품목 : 배추,브로콜리,고추,감자 외 다수, 면적 : 4500평, 경력 : 유기농 인증 17년
단풍이 곱게 물든다. 어느새 가을이 한 고개를 넘었다. 들녘 가을걷이가 거지반 끝나간다. 김장철이 다가온다. 텅빈 들녘과 달리 무밭은 싱싱하고 푸르른 잎으로 덮혀있고 농사꾼 종아리만큼이나 튼실한 무가 흙을 밀고 쑤욱 올라오고 있다.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서 유기농 농사 짓는 이우성 농민 무밭이다. 이우성 농민에게는 김장 채소 수확과 절임배추 가공이 올해 마지막 농사이다.
 
올해 가을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무도 마찬가지다. 요즘 마트에서는 무 한 개에 3천원을 호가하고 있다. 8~9월 잦은 비로 인해 배추 주산지 작황이 매우 나빠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농산물값이 치솟는 건 작황 부진 때문이니 농민들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것도 아니고 도시 소비자들이 비싼 값에 농산물을 사먹게 되니 이우성 농민 마음이 편치 않다. 게다가 김장 채소값이 치솟으면 중국산 수입 김치가 더욱 판을 치게 되니 배추와 무 뿐만 아니라 양념 채소 값은 폭락한다. 마늘과 고추 값 폭락 원인이 여기에 있다.
 
멀리서 무밭을 볼 때와 밭에 들어섰을 때 풍경이 사뭇 다르다. 결주가 많다. 8월 정식 시기 때 비가 자주 왔기 때문이다. 진딧물 피해는 없으나 청벌레가 기승을 부렸다. 유기농 농사를 지어온 세월이 20년 가까이 되는 이우성 농민은 청벌레가 잎을 조금 갉아 먹는 건 크게 개의치 않으나 무 생육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니 고삼 삶은 물로 방제를 했다. 그 외 별다른 방제는 하지 않았다. 봄에 브로콜리 심어 거둔 다음 멀칭 비닐 위에 그대로 심었다. 오랜 세월 유기농으로 가꾼 흙이라서 무가 탐스럽게 열렸다.
 
저녁에 농장을 떠나 도시 나들이에 나섰다. 귀농하기 전 서울에서 신문사 출판부 일을 했던 이우성 농민은 농사 짓는 짬짬이 글을 써서 책을 여러 권 내었고 종종 강연에도 나간다. 귀농하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아 절실한 마음으로 흙으로 돌아와 살아낸 세월을 듣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 썩 내키진 않아도 농촌에 희망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길을 나섰다. 지난 17년 농사짓고 살아온 이야기와 토종씨앗과 맺은 인연들을 낮은 목소리로 말 건넸다. 흙을 사랑하고 살리는 푸근한 흙빛 얼굴은 그가 도시를 떠나면서 바라던 흙과 자연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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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철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9.10.3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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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이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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