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수입 폭증
3월까지 1만240t…작년 같은기간의 3.5배
중국산 완제품 김치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국내 배추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까지 중국산 완제품 김치 수입량은 1만24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수입된 2,904t에 비해 3.5배 이상 폭증했다. 2002년 한해 1,041t에 불과했던 중국산 완제품김치 수입량은 지난해 2만8,701t으로 늘어났다.
서울 가락시장과 김치가공공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산 완제품 김치의 수입도착원가는 10㎏이 8,500원 정도로, 국내 김치공장들의 납품 원가인 1만1,000원에 비해 값이 2,500원가량 싸다. 이같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입업체들과 중간 상인들은 식당 등 일반음식점에 직접 납품을 하거나 인터넷 등을 이용한 게릴라식 판매로 중국산 김치를 국내시장에 대량 유통시키고 있다.
이같은 중국산 김치의 대량 유통으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김치가공업체들이 가락시장 등 도매시장에서의 배추 구입을 크게 줄이는 등 국내산 배추의 판로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가락시장의 배추값도 큰 폭으로 떨어져 하우스배추는 5t 상품이 평균 170만원대를 밑돌고 있고 월동배추도 10㎏ 상품이 평균 4,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생산원가 측면에서 중국산 김치와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한 국내 김치가공공장들이 지난해부터 중국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어 앞으로 중국산 완제품 김치의 국내 배추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광형 전국농산물산지유통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예년에는 국내 배추값이 강세거나 김장철 등 특정 시기에 중국산 김치 수입이 집중됐었으나 최근에는 이와 상관없이 연중 대량 수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배추 생산자단체 및 출하자들은 중국산 김치 수입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무분별한 수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원산지표시 단속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병원 농협 무·배추 전국품목별협의회 회장(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은 “중국산 김치는 국내산과 구별이 쉽지 않아 국내산으로 둔갑해 유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정부에서는 김장철 등 특정시기에만 원산지표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연중 철통같은 감시체계를 가동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선〉
ssya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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