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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저에게도 땅이 생겼어요
다미 2004-05-02 11:28:54 | 조회: 8395





    드디어 나에게도 땅이 생겼다
    한평 남짓한 작은 땅이지만, 그것도 공동 소유지만,
    얼마나 뿌듯하고 흐믓하던지!

    흙을 만지고, 모종을 사다 심고, 씨뿌리고...
    일련의 작업들이 이렇게 행복하고 가슴 벅찬지 처음 알았다
    학교 부지로 비어있던 땅이 공사에 들어갔는데
    짜투리땅은 아직 그대로 있었다
    그곳에다 작년부터 야채를 심어먹던 사람들이
    올해도 밭을 일궈 갖가지 채소들이 올망 졸망 자라고 있었다

    행여 주인 없는 빈 땅이 있으려나
    기웃 거리다가 가까이 지내는 후배와
    드디어 오늘 일을 저질렀다
    좀 외떨어지고 땅이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아무도 손댄 흔적 없는 구석진 곳을
    "우리땅" 하고 침 발른것이다


    삽과 부삽으로 땅을 파고 모종을 사다 심었다
    상추 25포기,고추 12포기,토마토와 호박 ,가지 3포기씩,치커리 8포기
    이렇게.
    도 한쪽엔 파씨와 열무씨를 뿌렸다
    합이 16,000원.

    아는 분께 자문을 구해 자연 농법으로 키우기로 하고
    모종을 옮겨 심은 밭에 풀을 뜯어다가 늘어놓았다
    당장은 지저분해 보이고 심어놓은 모종이
    엉성하니 좀 그랬다
    근데 그렇게 하는게 풀들이 썩어서 거름이 되고
    땅이 건조해지는것도 막아주고,
    또 잡초가 나지 않으니 따로 밭을 매거나
    풀을 뽑아주지 않아도 된단다

    땅 스스로의 자생력을 십분 발휘한 농법이라고.
    돌멩이로 울타리를 만들어
    내 땅임을 표시 했다

    모종을 심고 씨앗 뿌리고 물 길어다 주고
    토닥토닥 흙을 덮어 주는데,농사가 자식 키우는마음
    같다는 소리를 이해 하겠더라

    생업으로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조족지혈도 안되지만
    고것도 일이라고 왔다 갔다 종일 걸렸고
    석양이 이웃할 무렵 삽과 양동이를 들고
    집으로 가는데 무슨 대단한 일을 한것 처럼 가슴이 벅찼다

    고개를 연신 밭쪽으로 돌아보며 가다가
    후배와 나는 마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고추랑 가지 토마토들이 달리면 또 얼마나
    들썩들썩 야단법석 난리가 날까
    언제 갈아 엎어질지 모르는 시한부 땅이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내 땅이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자농님들 이만하면 저도 자농회원 자격 있지요
    행복배님 작년 아침 아침 산책길에 고추 몇개
    아욱 한줌 따다가 밥상에 올렸다고 했더니 놀리셨죠
    도둑질 했다고.ㅎㅎㅎ





    이 현 이

















2004-05-02 11: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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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지리산숨결 2004-05-02 12:39:58

    다미님 축하드려요.
    제가 도와드릴일은...
    혹시 토착미생물이 필요하시면 보내드릴까요?

    서울번개때 뵙고 싶은데....
     

    • 행복배 2004-05-02 16:06:42

      도둑질했다고 놀린게 아니라 모르는 사람것 따가지말고 우리집에서
      애호박이랑, 고추랑 따가라고 했죠.
      그런데 누구한테 자문 받았수?
       

      • 다미 2004-05-02 16:58:24

        산숨결님 고맙습니다 근데 축하까지 받을일인지 좀 헷깔려서요
        정말 손바닥만한 땅이거든요 제 손바닥이 좀 큰편이긴 하지만...
        서울 번개는 아무래도 좀...1부는 가능한데 행복배 농장에 못 오시남요
        지리산 꽃향기가 맡고파서....


        행복배님 정말루 놀리셨잖아요
        쥔 한테 고자질 하실까봐 을메나 조마조마 잠을
        설쳤는데요.......ㅋㅋㅋ
         

        • 이장집 2004-05-02 18:46:20

          다미님 행복해 하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그런데 왜 내가슴이 벅차오르나 모르겠네요.
           

          • 마실 2004-05-02 20:45:37

            다미님이 진정한 농군이 아닐지.....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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