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에서 올라온 배추 10포기 진주에서 올라온 무우 3개 이장집서 보내온 고추가루 800g 마늘 1대접, 생강 2뿌리, 쪽파 1단, 미나리 2단, 양파 12개, 그리고 지난 겨울 김장하고 남은 액젓, 찹쌀가루, 참깨.
전부 유기농으로 준비를 하다보니 윽, 지갑이 텅~ㅠㅠ 하지만 단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내가 먹기 위해 재배되는 것들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정직한 노동에 의해 길러졌다는 생각을 하니 그동안 모르고 혹은 알면서도 외면해왔던 땅과 물에 대해 조금은 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장집님이 가르쳐준대로 배추는 소금물에만 담궈 건졌더니 거의 살아서 밭으로 가려고 한다. 절군 것인데도 반을 가르니 와삭~ 소금의 짠맛이 전혀없이 배추의 고소한 향이 살아있다. 뵌적은 없지만 대천 유시웅님의 손길이 느껴져 마치 내가 씨뿌려 거두기라도 한 것처럼 애정이 간다. 올해 겨울김장 때는 친구네랑 모여서 직접 대천으로 가서 배추도 뽑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딸아이 허벅지만한 하얀 무를 씻어 도마에 놓고 또깍또깍 채를 썬다. 거의 생채 수준이다. 소세마리님과 여물주는이님의 환하던 미소가 생각난다.
까고, 씻고, 찧고, 갈고, 채 썰고... 일손이 지독히 느리다보니 어제 오후부터 시작한 것이 이제서야 끝. 그동안 조수미의 나 가거든을 한 스무번쯤 들었을거다. (나는 언제나 프로 아줌마처럼 뚝딱뚝딱 일을 하게될라나..)
흠, 아삭한 배추에 단맛나는 무의 만남이라..
빛깔도 예쁘고, 맛도 이맛하면 잘 발효될 것 같은 기분. 옆에 앉아 배추도 옮겨주고 김치통도 갖다주던 딸 아이 왈, 진짜 맛있다~
이상하다~
그럼 전에는 배추를 어떻게 간절였다는 말인가?
우리는 예전부터 소금물로만 간절이고 있었던 것 같은데...
물어보고 싶어도 오늘 과로해서 저녁도 못먹고 잠든 것 같습니다.
소세마리2004-05-22 13:04:53
이제는 퍼줄일만 남았네요?
마실2004-05-22 01:14:26
해걸음님 김치에 군침이 도네요.
마실오신다기에 기다렸는데......
22일(토요일)은 바쁘겠네요.
지은이(7살) 미술대회 참가 하는데 가족동반이라나!
아침에 잠시 참가 하고
11시 한약 찌거기 수거해야 하고
2시 버섯사 배지 수거해야 하고
4시 미술대회가 끝나니 데리러 가고
농원에 돌아오면 몆시나 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