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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동아일보(명예회장 일본교육현장)
최 길성 2004-06-28 09:17:22 | 조회: 8066






[인물포커스]친환경 ‘자연농업’ 전도사 조한규씨















논에서 일본 농민들과 벼의 생육상태 등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는 자연농업협회 조한규 명예회장(왼쪽). 농민들은 자연농업을 시작하면서 진심으로 농사일을 즐겁게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후지시마=조헌주특파원



여름 아침 6시15분이면 하늘이 이미 훤해 농사꾼에게는 결코 이른 시각이 아니다. 그러나 이 무렵 들녘 대신 강의실에 농민들이 모여 앉기란 드문 일이다.



일본 동북부 야마가타(山形)현 후지시마(藤島)의 ‘농촌환경개선센터’ 강의실에서 맞이한 25일 아침이 그랬다. 15명의 농민이 한국자연농업협회 조한규(趙漢珪·69) 명예회장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올해로 12년째 계속되는 ‘동북지방 자연농업 교류회’의 한 모습이다.



“누렇게 뜬 벼잎이 보이지요 성분이 모자라서 천만에요. 성분을 흡수할 조건이 나빠서입니다. 여기다 무턱대고 농약이나 비료만 뿌려대면 아주 못된 농사꾼입니다.”



조 명예회장의 유창한 일본어 강의는 일주일 전 고희를 맞은 나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정력적이고, 유머가 넘친다.









최고급 쌀 ‘고시히카리’를 8년째 직파(直播) 재배하고 있는 아키타(秋田)현의 야쿠보 에이고(矢久保英吾·66). 제초제 등 농약을 쓰지 않아 자신의 감나무 밭에 잡초가 수북하고 들꽃 천지가 돼도 즐겁기만 한 야마가타현의 시도 마사이치(志藤正一·53). 이 밖에 안주용 콩, 사과, 표고버섯 등을 재배하는 사람들.



농사 품목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이들 농민 수강생들이 조 명예회장으로부터 배우고 익히는 것은 토착미생물의 힘을 활용하는 것을 기본원리로 하는 ‘자연농업’.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제로 하는 근대농사법에 대한 ‘대안’이다. 그러다 보니 농사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많고 주위의 견제와 시행착오도 적지 않다.



젊은 시절 일본에서 농업연수를 하며 토착미생물 활용농법에 착안한 조 명예회장은 귀국 후 70년대부터 ‘자연농업’이란 독특한 유기농법을 만들어 보급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농업생산량 확대에 주력하던 한국의 상황에서 당장 소출이 적은 그의 농법은 기피대상일 뿐이었다. 심지어 ‘반정부분자’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할 수 없이 일본에 건너가 활로를 찾던 중 80년대 말∼90년대 초 우루과이라운드(UR) 파고를 겪게 됐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농산물 수입국인 일본에서도 UR에 따른 농산물 수입개방은 위기로 인식됐다. 하지만 그 위기 상황이 역설적으로 그를 살려낼 줄이야. 그는 1993년 일본의 농업전문출판사 노분교(農文協)에서 자연농법을 강조한 내용의 ‘토착미생물을 살린다’라는 일본어판 책을 냈다.



“책을 낼 때 두들겨 맞을 각오를 했지요. 근데 강연 초청이 쏟아지는 거예요. 세상 참….”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안으로 자연농법을 통한 품질고급화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의 책은 지금까지 12판을 거듭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그는 95년에는 충북 괴산에 자연농업생활학교를 설립,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자연농법 보급에 나섰다. 이 학교를 통해 그는 전국의 농협 간부 1300여명을 비롯해 국내외 1만6000여명에게 자연농법 이론과 실천적 지혜를 나눠주었다.



일본 NHK방송은 98년 그를 ‘이달의 아시아인’으로 선정해 특집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19개 가맹국을 가진 아시아생산성본부(APO)는 2000년 아시아 저개발국형 친환경농업으로 자연농업을 선정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몽골 등에 자연농업 시범농장을 운영 중이며 중앙아시아와 탄자니아 콩고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28개국에 자연농업 보급기지를 세웠다. 아무리 바빠도 연간 4, 5차례 일본을 찾아 농민들과의 모임을 거르지 않는다. 그가 가장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1000여명 일본 농민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요즘 그가 가장 힘을 쏟는 일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인근의 2000만평 가까운 땅을 자연농업기지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그가 1년 중 5개월을 해외로 돌아다니며 강연과 지도 등으로 보내는 이면에는 ‘농업은 국방산업’이란 신념도 작용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 자연농업을 보급하고 실천하는 것은 느리기는 하지만 결국은 미래 한국과 세계의 식량안보를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후지시마(일본 야마가타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조한규 한국자연농업협회 명예회장은



△1935년 경기 수원 출생



△1960년 수원농고 졸업



△1962년 수원 축협조합장



△1965∼67년 일본에서 연구후 귀국, 자연농업 보급 시작



△1986년 한국자연농업중앙회 설립, 회장



△1993년 일본에 ‘한일 자연농업교류협회’ 설립



△1995년 자연농업생활학교 개교, 교장(현)



△2002년 한국자연농업협회 명예회장



△‘조한규의 자연농업’ 등 저서와 논문 다수







2004-06-28 09: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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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
  • 최 길성 2004-06-28 09:19:29

    동아일보 2004. 6. 28일자 "인물"란에 게재된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여 올렸습니다.
    사진이 나오지 않는군요. 사진을 보실려면 동아일보에
    접속하셔서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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