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댁을 만나고서 부터 바지락이 맛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사네요.
아마 국산 바지락의 싱싱함도 있지만 그녀의 해밝은 웃음과
씩씩한 목소리가 있어 그 맛을 더해주지 않나 싶습니다.
어쩌다 주문할라치면 꼬옥 아버지 것이라도 한 주먹 챙겨주는 그 마음은
어찌 다 갚아야 할지..
그녀도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서 그런가요?
하나 하나 마음씀이 참 남다르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친구를 만나게 됨도 하나의 감사가 되었습니다.
그 마음 받으면서 또 힘든 다른 이에게 내 작은 마음 나눠주겠노라 다짐합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게 아니라 어쩌면 시부모님땜에 제가 더 많은 일들을
하게 되는 용기가 생기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시부모님이 아들며느리 손자들을 건사하고 사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답니다.
그 자리라는게 있지않겠어요?
어차피 밖에 나가 일을 한다해도 힘들 것이고 몸과 마음은 지치겠지요.
세상에 쉬운거 하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가끔은 심하게 투덜거리게 됩니다.
되집어보면 두 분과 함께 사는 것 만으로도 제게 복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부족하고 실수가 있더라도 두 분 그늘에 감쪽같이 가려지기에
못난 제가 복 받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자리에 계시는 것 하나만으로도 힘이 되고 격려가 된다고 하면 웃긴다고 하실라나요?
알수 없는 설명이지만 열심히 잘 살아야 하는 이유를 나열하자면
아마도 아이들과 시부모님 이름이 최상위권에 들지 싶습니다.
우리 수빈이도 고 3인데 최상위권은 아니더라도 상위권에서 지치지 않고
3학년 공부를 잘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참 어렵고 힘든거 같아요.
부모의 관심과 격려 여러상황들이 아이에게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에
수긍을 하게됩니다.
지금은 제 마음을 비우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는 일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저도 너무 지쳐있거든요...
조금은 자잘하지만 싱싱한 바지락이 서산에서 올라왔습니다.
이왕이면 싱싱한 재료가 있을때 그에 걸맞게 맛난 음식 만들어 먹는것도 지혜이지 싶어요.
아삭한 콩나물 바지락찜을 또 해 봤습니다.
바지락을 깨끗히 해캄을 한 후에 널찍한 냄비 바닥에 깔아줍니다.
물론 콩나물도 잘 씻어 놓구요. 집에서 식구들끼리 먹을 것인데 궂이
머리를 따지 않아도 된답니다.
바지락을 깔고 난뒤 콩나물을 올려줍니다.
물은 붓지 않아요.
그리고 센불에 올려 놓습니다.
콩나물을 너무 넣었더니 뚜껑이 살짝 들리기에 도마를 올려주었어요.
이 남비...
울 어머니가 10 년 이상 쓰시던 것인데 제가 벌써 10년 이상 쓰고 있습니다.
아무거나 데치고 삶는데는 이만한 그릇이 없다할 정도로 너무도 편리한
촌닭같은 그릇이지요. ^^* (편한다는 이유입니다.)
바지락과 콩나물이 가스불 위에서 읽는 동안에
조선간장 진간장 설탕 들깨 마늘다진거 참기름 고춧가루를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 놓고
한켠에는 감자 녹말물을 만들어 놓습니다.
김이 한 번 푹~ 난 남비를 열고 바지락과 콩나물이 삶아지면서 나온 물을 조금 따라내고
양념장을 넣고 잘 섞어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녹말물을 넣고 마무리 해주는데
혹시 싱거우면 왕소금좀 넣고 저어 주면 됩니다.
어때요 먹음직 스럽나요?
시아버님도 어머님도 남편도 참 좋아합니다.
아삭 아삭 하니 콩나물야채도 많이 먹고, 국물에 밥도 비벼먹고
싸면서도 아주 푸짐한 메뉴입니다.
미나리도 있으면 더 상큼한 찜이 되겠지요?
그런데 여기에 오이지 냉국이 있으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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