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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큰 아이의 졸업식
경빈마마 2007-02-20 04:31:43 | 조회: 7773


"어머니~ 수빈이는 나중에 더 잘되는 아이 입니다."

졸업여행때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활짝 웃어주던 수빈이가 너무 이쁘고 정말~고마웠다며
고 3 담임 선생님께서 졸업식 날 제게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지금 보다 나중에 더 잘되는 아이...
그 말씀을 저는 믿습니다.

입시결과가 좋지 않아 졸업여행도 오지 않고
친구들과 만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시다는
선생님을 보면서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분이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식날 그 말씀이 지금까지도 귓가에 맴도는 것은 왜 인지 모르겠습니다.



14일 졸업식 날 아침 잘 익은 김장김치를 조금 쌌습니다.
선생님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인 셈이지요.
교무실로 가니 문이 잠겨 있어 박스 위에
3-7반 박수빈 이라고 쓰고 문 앞에 놔두고
졸업식 강당으로 갔습니다.

왜 그리 바람이 세차게 불었는지...

세 아이들과 남편은 졸업식장 안으로 들어가고
저는 같은과 엄마들과 그 동안의 안타까움
아이땜에 속이 상했던 일 등...
앞으로의 계획 등을 이야기 하면서 졸업식 장면을 바라보았습니다.




대학 합격 소식을 가지고 졸업하는 아이와 엄마는
환한 얼굴로 졸업식을 치루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와 엄마는 반 걱정된 표정으로
마지막 발표를 기다리며 졸업식을 하고 있으니
어찌 그 마음이 답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형빈이 중학교 졸업식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치루는
고 3 졸업식 이였습니다.



선생님 아들이 아마 유치원생이라죠?


다행히 합격 소식을 가지고 졸업식장에 서있는
수빈이가 고맙고 대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동안
여러 생각을 했을 아이.

엄마의 거친 말마저 묵묵히 다 받아준 아이.
" 엄마 제가 더 힘들어요~ 나중에 이야기 해요~."
하면서 제 할 일을 다 해 준 아이 입니다.

앞으로 사회에 나아가 더 많은 일들을 부딪기며 살 것인데
어떤 모양으로던 잘 이겨 나갈꺼라 생각해 봅니다.

의외로 담담함이 제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아이지만
빨리 순응하고 여유롭게 대처하는 마음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조그만 입술에서 투덜투덜~대고 욕이 안나올 듯한 입에서
욕이 나오는 것을 보시고
이 선생님께선 그리 말씀하셨다 해서 웃고 말았답니다.



졸업식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와
같은 반 친구들과 더불어
다른 반 친구들
기숙사 친구들까지
어울려 사진 찍는 모습을 보니
고 3 년을 성실하고 별 반감없이 잘 보내주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선생님들과 마주하는 모습은 기분까지 좋게 하더군요.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는 아이지만 사랑을 듬뿍 받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첫 아이를 보고 그 설레임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던
남편의 눈에 비친 큰 아이 졸업식 모습은 무었이었을까?

20년 세월 앞에 우리 부부 여기까지 달려왔구나! 라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집에서 보다 더 활발하고 귀여운 아이 수빈이 였습니다.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서도 구김없이 활짝 웃으며
"엄마~ 내가 할아버지 침대 위로 올라갈께요~." 하면서
치맛자락 치켜들고 펄떡 올라가 할아버지 팔짱을 낍니다.

꼼싹달싹 못하시고 10년 세월을 누워계신
할아버지를 위한 수빈이의 배려였습니다.

할머니랑 사진한 번 찍고 싶다며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과 어머님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아이들.

수빈이의 졸업식은
내 머릿속에 추억 보따리를
하나 하나 풀어 놓았습니다.


2007-02-20 04: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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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1
  • 봄마중 2007-02-21 19:57:35

    저도 애가 셋인데 큰애가 이번에 초등학교 졸업 했어요

    참대단 하시군요 대식구네요 저도 7곱식구에 왔다갔다두세명

    따님 졸업 축하드리구요...
     

    • 숨결 2007-02-21 10:18:06

      마마님 여기도 좋은게 하나있어요.
      수빈이 학교가기전까지 한번 들어보라구요.
      주소는
      http://www.ebslang.co.kr/ebs/flz.AlcCourseViewInfo.laf?courseId=CR2006ENGCO08ZZ&fstepId=ST2006ENGCO0801&ttype=L08L01&clscd=104000000
      구요.

      도올 김용옥님이 요한복음 강해를 하면서 영어를 가르치는 건데요. 재미있고 아주 유익해요.
      제가 25천원주고 우리아이도 볼겸 등록을 해놓았어요.

      jearthlove2/ jj0329
       

      • 경빈마마 2007-02-21 08:06:34

        목사골님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목사골 2007-02-20 21:15:20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부럽습니다.
          온가족이 사랑으로 뭉친 대단한 힘을 느낌니다.
          아래 사진속에서 어른으로서 많은 느낌을 받습니다.
          진실로 축복이 있음을~~~~.
           

          • 경빈마마 2007-02-20 14:51:21

            금순님
            풋내기님
            배꽃뜰님
            숨결님
            별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특히 별님 이야기 무엇이던 미치도록 찐하게
            해 보라고 들려줄께요.
            고맙습니다.
             

            • 노래하는별 2007-02-20 11:55:17

              졸업 축하합니다 합격도 축하하구요
              제가 대학 입학할때 누군가 그랬어요
              정말 찐하게 사랑을 해보던지 찐하게 공부를 해보던지
              찐하게 동아리 활동을 해보던지 뭔가하나는 남겨보라고요
              저는 그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저 저는 아주 찐하게 동아리 활동을 했지요
              너무 몰입하고 열심히 활동했던걸
              지금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수빈이는 더욱 현명하게 잘 지내겠지요
              기대할께요 ^^
               

              • 숨결 2007-02-20 11:39:43

                어제 아이들과 컴으로
                색즉시공을 보았습니다.

                대학생들을 소재로 한 좀 야한 영화인데요.
                청소년들의 성적호기심을 아주 리얼하게 보여주는 영화였어요. 우리아이들은 워낙 이런영화를 저희랑 같이보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담담하게 보았습니다만...

                그리고는 제가 일장 연설을 했습니다.
                남자, 여자 등등 그런거요.

                큰 아이가 자기도 남자친구 새겨야겠다는 얘기를
                어제 처음으로 해요. 이제 적극적인 호기심이 발동했나봅니다. ^^

                그래서 저희가 남자와 만나면 어떻게 키스를 해야하는가
                시범을 보였습니다. 웃고 자빠지고 난리가 났죠. ㅎㅎ

                제 경험으로 감추고 억누르는 것보다
                더욱 개방적으로 생각을 나누고 때로는 분출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참 쉽지 않은 일이죠.

                요즘 참 좋은 영화들이 많아진것 같아요.
                특히 한국영화가 더욱 그래졌어요.

                수빈이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배꽃뜰 2007-02-20 11:33:37

                  찐한 삶이 묻어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곱게 큰 세 따님.
                  귀염둥이 재형이.
                  경빈님의 힘이 아닌가 합니다.
                   

                  • 경빈마마 2007-02-20 11:00:34

                    감사합니다*^-^* 받아적었으니 언능 지워주세요^^  

                    • 풋내기 2007-02-20 08:24:36

                      경빈 마마님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수빈양 진심으로 축하해요
                      속이 꽉찬 수빈양 곧있을 입학도 축하해요
                      주어진 학문에 최선을 다하고 장래모든사람에게 꼭잇어야할
                      거목이되기를 기원해요 [산촌에서나이 많은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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