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들판에 있는 하우스에 흙을 실어넣는 작업을 하면서
지렁이 분변토실 50평이 있던것을
혼자서 애를 먹고 철거를 했다고 합니다
덤프트럭의 흙먼지를 받으며 파이프를 치우고..
어젠..
이웃 권사님댁의 저녁 초대가 있어 밥을 먹고 와서는
거의 초죽음이 되어 꿈나라로 갔습니다
오늘..
하우스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흙을 걷어내려고
포크레인 시동을 걸었더니
밧데리가 방전이 되어 충전을 하느라 한참을 헤맸다네요
오후쯤
포크레인 걸음걸이로 30분을 걸어서 하우스에 대놓고
집으로 와서는
환기통에 이상이 생긴 트랙터를 손수 손질하느라
온 얼굴이 검정이 되었습니다
늦게 딸기고추장을 버무리고
꼬맹이들과 해거름에 집에 들어오니
아직도 남편은 불켜놓은 창고에서 무언가를 만지작 합니다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냉동실에 있던 오징어랑 명태랑 오이를 꺼내어
보글보글 반찬을 만드는 동안
남편은 꼬맹이들과 목욕탕에서 장난을 칩니다
비록 아들이 빠진 밥상이지만
오랜만에 가족이 둘러앉은 밥상에서
모두가 연신 맛있다고 말하며 수저를 움직입니다
설겆이를 하는동안
남편은 청소기를 들고
꼬맹이들은 책을 들고 이리 저리 다닙니다
거실에 이불 편 남편
"미나야~~ 손 좀 주물러 도~~"
설겆이를 다 마치기도 전에 곯아 떨어진 남편
옆에 앉아 한쪽 손을 주무르다보니
잠결에도 시원한지 다른손을 내밉니다
아무리 좋은 옷을 입고
아무리 멋있는양 꾸민다 할지라도
곯아 떨어진 남편의 손은
너무도 투박하고 사랑스런 농사지기의 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