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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같이 아파 다행인가 싶다
경빈마마 2007-06-11 07:14:58 | 조회: 7794


요즘 어머님과 나란히 치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어머님은 예전에 해넣으신 아래 틀니를 빼고
원래있던 이 뿌리 하나를 치료 중인데 그리 아프신 듯 합니다.
얼굴이 부어오르는 모습이 안됐습니다.

조금 괜찮겠거니~하다가 결국 욱신거리고 아프시니
병원을 가야겠다~싶으셨나봐요.

아프면 얼른 병원가라~~저보고 말씀 하시면서도
당신은 그리 안되셨는지 결국 많이 아프고 난 뒤 치과행을 했으니...
그 며느리에 그 어머닌가 싶네요.

한솥밥 먹고 사니 그런것도 닮아가네요.

예전에 씌워 넣었던 어금니가 곪을 때로 곪아 치료 불가 결국 마취하고 빼버리고
3 일 후 사랑니까지 빼고 나니 욱신 욱신 아프지는 않아 속은 시원하지만
1 년 가까이 걸릴 이 치료가 참으로 심~~란~합니다.

오래전부터 서서히 아프다 말다 반복한 제 이가 성했겠어요?
아마 그때 그때 가서 치료를 했으면 빼야 하는 사태까진 안갔을 겁니다.

미련 곰탱이라는거 인정합니다.



치과에 나란히 들어서는 어머님과 저를 바라보면서
간호사 언니들은 웃습니다.

순서를 기다리다 어머님이 먼저 치료 중이시고
저는 그 옆으로 나란히 누워있었지요.

꽤 긴 시간 입을 벌리고 치료를 받으시는데 얼마나 아프실까?
그 순간에도 집에 가서 일거리 생각하시겠지~
그냥 푹~~쉬어야 하는데 ...
먹고 사는게 뭔지 참...
(사실 저도 집에가서 할 일거리를 생각했으니까요)

이런 저런 생각하며
어머님 치료받는 모습을 옆에 누워 보고 있으려니
괜시리 울컥 하더라구요.

너무 무리해서 우리 둘 다 아픈가 부다~
같이 일하면서 같이 아프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 아픔과 고단함이 옆에서도 같이 느껴집니다~


때이른 코스모스~

치과를 따라 나서면서도 괜시리 미안해 하시는 어머님.

병원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부부 따로 시간내서 가야 했더라면
어머님 더 미안해 하셨을 겁니다.

그러니 같이 아파 같이 치료 받으러 다니니
참 다행인거지요~


비 내린 아침의 썬더빌

조금 여유로운 환경이였더라면
당신 아프다 엄살을 부리실만도 하건만
아들 며느리에게 조금이라도 짐이 되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듯 합니다.

저 역시 어머님이 그런 느낌 안들도록 나름대로 잔머리 굴리지만
잘 안되네요.

아버지 드시는 요구르트나 약 기저귀 먹거리를 챙기는 것도
많이 미안해 하셔요~

요구르트도 떨어지고 혈압약도 거의 떨어져가도
말씀을 미리 안하십니다.

미리 미리 알아서 챙겨드리려 신경을 쓴다지만 마트에 갔다
그냥 오기가 한 두 번이 아니니 이 정신 없는 노릇을 어쩐답니까?

친정 어머님도 많이 아프시다 전화 오시니
또 한 번 광주를 다녀와야 할 거 같네요.

시댁이나 친정 양쪽 어머니 아버지가 다 아프시니 심란합니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럽거늘
이왕 누워계신 울 아버님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머님이나 친정 부모님
가시는 날까지 기저귀차고 누워있는 일만 제발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서로에게 너무 미안하고
긴 병에 효자없다는데
너무 힘들어 다른 마음 먹을까 사실 두렵답니다.

많이 아프신 노부모님을 두신 회원님들 힘내십시요!

오늘도 어머님과 아침 일찍 치과 예약이 잡혀있습니다.






- 마마님청국장 -
2007-06-11 07: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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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기운쎈 아줌 2007-06-12 10:07:38

    마마님!저희 어머니는 이 대식구 삼시세끼 밥 챙기느랴,또 재민이 저녘마다 우유 먹이랴 사이사이 농사일 하랴 정신이 없으십니다. 어서 맘잡아 먹고 정신 차려야 하는데 잘 안되요. 오늘도 훈련이고 연습이라 생각하고 할수 있다 할수 있다 건강하다. 나는 행복하다,수시로 마음에 새겨 넣습니다.
    부모님의 내리 사랑을 배우며 이 시간을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 숨결 2007-06-11 15:56:09

      저는 뭐하나 싶네요. 젊음의 기백이 문제라면 문제?????
      이젠 나이도 들어가는데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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