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가장 갖고 싶었지만,
막상 갖고 나면 후회되는 거 세가지... 뭔지 아세요
첫째, 주식.
둘째, 별장.
셋째, 애인이라더군요.
주식은 오래전 꽤 많이 가져 본 적이 있는데 (농사짓던 첫 해 생활비가 부족해 처분해 버렸다는, 만약 갖고 있었다면 큰 돈이 되었을 걸...-,.-;;) 그 외엔 가져 본 적이 없군요.
이게 다행일까 불행일까??
사람이란 게 희망으로 삽니다.
내 자식이 좀 더 뛰어난 사람으로 자라주겠지!!
내 과수원의 사과가 더 맛있고 향기로운 사과가 되어주겠지!!
오늘 내 통장의 잔고가 거덜났어도 금년 가을이 지나면 다시 차고 넘치겠지!!
오늘 쳐다 본 마누라보담은 혹시 효리처럼 섹시한 애인이 생길지도 몰라!! (허걱~⊙.⊙;;)
비오는 시골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우산으로 쏟아지는 빗소리가 정겨웠습니다.
그러니 이런 생각도 해보곤 슬몃 삐져 나오는 웃음.
삼각대 중간까지 빗물이 튀어 올라도 잠시나마 상상해 본 희망사항이 꽤 즐거웁기도 합니다.
아내가 보온병에 담아 준 커피를 마시는 강가에선
좋아하는 모든 걸 다 누리고 사는 내가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철들 무렵부터 꿈꿔 온 농부가 되었고,
좋은 책 많이 소장하였고,
좋은 카메라와 렌즈를 가졌고,
딸 하나 여자 하나 공주 하나를 가졌으니, 더구나 한때는 나보다 돈을 더 잘벌었던 능력있는 마누라까지...
이어폰에서 들리는 음악이 한가롭게 느껴집니다.
농부에게 이런 하루쯤,
갖고 난 후 불편하지 않을 행복한 그 무엇입니다.
근데 난 언제쯤 사진전을 열 수 있을까
아마 사진전이 갖고 싶었다가 막상 갖고 나면 후회할 다른 그 무엇?
정읍 농부 미루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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