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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살아 있어 고맙다.
늘푸른유성 2008-04-13 19:09:52 | 조회: 6992
금요일 아침 눈뜨자 생각 나는게 어미가 버리고 간 고양이
새끼 였습니다.
당장 밖에 나가 보고 싶었지만 장에 갈 준비를 하느라 잠시 미루었죠.
공판장에서 남편이 오고 밥을 먹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제가 새끼 고양이 있는 쪽으로 발길을 돌리니 울 남편 저를 막습니다.
"왜요?"
"다 죽었어. 보면 속 아프니 가지마."
"다 죽었어 왜 죽었지?"
5마리가 밤새 죽었다는 겁니다.
갑자기 머리가 멍 해지는게 너무나 가슴이 아펐습니다.

장에 가서도 녀석들 생각에 짜쯩만 나고 얼굴이 펴지질 않았습니다.
태어난지 보름 정도 밖에 되질 않아서 어미가 곁에 있어야만 하는데
모든게 새끼들이 살기엔 힘겨운 환경 이었나 봅니다.

저녁에 남편과 아들이 물건 파는걸 도우러 왔습니다.
"새끼를 묻으러 갔더니 한마리가 살아있더라구. 우유를 먹였더니
먹지를 않네 녀석도 죽게 생겼어."
다 죽은 줄 았았는데 한마리라도 살아있다는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언니를 집에 태워다 주고 집에 오니 밤 11시가 되더군요.
얼른 고양이 한테 갔습니다.
몸이 얼음처럼 차갑고 목소리도 내질 못하더군요.
아마 곧 목숨이 떨어질 것처럼 보였습니다.
울 남편 동물을 집으로 들이는걸 엄청 싫어 하는데 제가 그냥 녀석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욕실로 데리고 가서 따듯한 물로 녀석 항문을 자극했습니다.
졸졸졸 ...소변을 싸더군요.
그리고는 따뜻하게 녀석을 감싸고 우리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에 녀석을
놓았습니다.
울 남편, 곧 죽을 녀석을 집에 들인다고 싫은 소리를 하더군요.
준엽이가 신발 살때 가져온 종이 박스를 녀석 집으로 삼았습니다.
몸이 따뜻해 지니 녀석이 살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먹기 싫다는 녀석에게 강제로 먹였습니다.

토요일 아침 녀석의 소리가 거실에서 들리더군요.
"녀석 지난밤에 죽질 않았구나."

애견센타에서 고양이 우유를 한통 사왔습니다.
그리고 녀석의 항문을 자극해서 대변도 보게 했구요.
지금은 큰 소리를 내며 거실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름도 지어주었습니다.
오래살라고 장수라고 지어주었습니다.
녀석이 제 목소리를 알아듣고 있어요.
2008-04-13 19: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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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시냇물 2008-04-18 15:04:58

    유성님 올만이죠?
    여전히 넘쳐나는 이야기에 한참을 머무릅니다

    저도 작년에
    어미잃은 고양이 새끼를 델구 왔다가 그만..
    울 꼬맹이들이 엄청 이뻐했거든요..
     

    • 늘푸른유성 2008-04-14 22:15:19

      하리님 잘 지내고 있지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린것은 다 이쁘지요?  

      • 하리 2008-04-14 10:11:53

        저도 원래 동물들 좋아했는데 아기 생기니깐 흐이미;;
        동물 쳐다볼 시간이 없더군요.

        그래도 유성님 좋은일 하셨네요. 쉽지 않으실건데..
        장수가 건강해져서 쥐 많이 잡는 고양이가 되길 바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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