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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에 그 님을 생각합니다.
지리산숨결 2004-06-25 00:05:05 | 조회: 11339

김선일.. 故人의 명복을 빕니다...




올해 34살의 김선일 씨의 꿈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목사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웃들로부터 전도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던
김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독학으로 전문대와 신학대학을 마치고 지난해 2월
한국외국어대학 아랍어과를 졸업했습니다.

"착하고 신앙심이 크고 기도하자..."

김 씨는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가나무역에 들어가 1년 계약으로
이라크 현지 통역관을 자청했습니다.
이라크에 있으면서도 김 씨는 부모님들에게 생활비를 보내줄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습니다.

"이라크에서 돈도 꼬박꼬박 보내주고..."

김 씨는 회사측에서 올해 말까지 계약을 연장하자고 제의할 정도로 착실했습니다.
다음달 아버지 칠순에 맞춰 일시 귀국하겠다던 김 씨.
이제 그는 세상에 없습니다.......



김선일... 그는 분명 울고 계셨습니다...

이라크에 진출해 있는 무역업체 직원 김선일씨가 납품을 위해 길을 나선 것은 지난 17일.

이라크 직원 1명과 트럭을 타고 바그다드에서 200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리브지
캠프를 떠나 팔루자 지역을 지나던 중 무장 괴한들이 갑자기 길을 막아섰습니다.

김선일씨는 일행과 함께 "유일신과 성전"이라는 뜻의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
라는 무장단체에 납치됐습니다.

김선일씨 석방을 위해 회사측이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국내에서는
우리 정부의 추가 파병이 공식적으로 발표됐습니다.

이어 납치 이틀만에 김선일씨의 모습과 무장단체의 한국군 철수 요구를 담은
테이프가 공개됐습니다.

[녹취:김선일씨 호소]
"죽고 싶지 않다."

정부는 물론 민간 단체와 현지 기업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납치범들과의
접촉이 본격화됐습니다.

무장단체가 김선일씨를 살해하겠다며 제시한 최종 시한인 어제 새벽 1시를
지나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낙관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의 경호업체가 범인들과 접촉 결과 김선일씨의 생존을
확인했다고 밝혀 김선일씨의 생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 어제 저녁 납치범들이 최종시한을 연장했다고 알 아라비야 방송이
보도하면서 김선일씨 석방 교섭도 속도를 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 보도가 나온지 불과 3시간만에 김선일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사지나 다름없는 이라크로 간지 일년.

김선일씨는 자신의 젊음을 바치려 했던 이라크에서 무참히 꿈을 짓밟힌채
싸늘한 시신으로 고국 땅을 밟게 됐습니다....



온가족 한밤의 절규 "정부가 한일 뭐냐"


이라크 무장세력에 피랍된 아들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틀 동안 식음을 전폐했던 아버지 김종규씨(70)와 어머니 신영자씨(60)는
김씨가 끝내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한 23일 새벽 4시30분께 실신하고 말았다.
이들 부부는 112순찰차와 119소방대에 의해 잇달아 인근 봉생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틀째 밤샘을 하며 무사귀환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23일 오전 2시께
TV 자막을 통해 선일씨의 살해 소식이 알려지자 "이게 웬 날벼락이냐"며 절규했다.
 
안방에서 석방 소식을 기다리다 비보를 접한 아버지 김씨는 "선일아 선일아"를
외쳤고, 어머니 신씨도 아들 이름을 부르며 "이 일을 어쩌나, 선일이가 불쌍해서
어쩌나"를 연발하며 오열했다.

아들의 살해소식에 충격을 받아 실신해 인근 봉생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정신을 되찾은 아버지 김종규씨와 어머니 신영자씨은 현재의 심정 등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심정은.
▲김씨 "너무 비참하다. 할말이 없다. 나도 죽고 싶은 심정이다".
 
신씨는 "선일이가 정말 죽었느냐. 불쌍해서 어쩌지"만 되풀이하며 다시 통곡했다.
 
―정부당국의 조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씨 "정부가 너무 원망스럽다. 민간인보다 교섭력이 뒤떨어졌다.
도대체 한 일이 무엇인가."
 
신씨 "외교통상부에서 전화 한통 온 것밖에 없다. 너무 무성의한 것 같다."
 
-가나 무역회사에 대해 할말 없나
▲김씨 "납치된 지 3일이나 지난 뒤 당국에 알려 교섭시간을 놓친 것 같아
원망스럽다. 좀더 빨랐더라면 살릴수 있었을 텐데…."
 
―정부에 대해 할말이 있는가
▲김씨 "무장단체가 선일이를 납치한 후 파병철회를 요구했을 때, 내아들을
살려놓고 해도 될 파병원칙 고수 발표를 그때 꼭 해야 됐었는지 묻고 싶다.
여러 방면으로 선일이를 구하려 했다는데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다.
민간이 나서 무장단체 관계자와 여러차례 교섭을 했다는데 당국은 이들을
만나보지도 않았지 않았는가."
 
신씨 "선일이는 정부가 죽였다.
일본은 세 사람이나 납치됐는데 모두 구해내지 않았는가."
 
―더 할 말은.
▲김씨 "다른 아이처럼 한번도 편안히 공부시켜 주지도 못한 내 아들이
너무 불쌍해 죽을 지경이다."



2천여 시민들 "파병철회 한 마디만 했어도..."


언제부터였을까 23일 광화문을 둘러싸고 서울지방경찰청과 청와대,
정부종합청사 주변에는 완전무장한 전투경찰 3천여명이 배치되어 있었다.

4시 무렵에도 악명높은 경찰 기동대 1001, 1002, 1003 부대가 위압적인
모습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시위"를 하고 있었다.

김선일씨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약속한 시간은 저녁7시,
광화문에는 1천여명의 시민들이 모여있으나 경찰들이 종각에서부터
교보문고까지 인도를 완전히 가로막고 있어 집회장소는 매우 비좁았다.

사람들은 화가 나 보이기도 하고 금새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으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집회를 시작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일단 급히 설치한 작은
중앙무대에서 약간은 흥분한 듯한 사회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회자는 "정부와 대통령이 얼마나 못난 짓을 했으면 경찰을 이렇게 많이
동원해 후모집회를 가로막겠느냐"며 규탄했다.

사회자가 "김선일씨가 살아날 수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라고 묻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살아 날 수 있었습니다"라고 외쳤다.

또 사회자가 "정부가 단 한마디만 했어도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었습니까?"라고 묻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파병철회"라고 외쳤다.

사회자는 이어 "김선일씨를 살리기 위해 노무현 정권이 한 일이 무엇인가.
그러고도 당신이 국민을 대변하는 대통령이고 정부냐"고 울분을 토했다.

7시 30분 현재 임시무대 주변에는 고 김선일씨의 빈소가 마련되어 주위의
시민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고 빈소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은 젖어 들어갔다.

저녁 7시무렵 1천여명이던 참가자들은 30여 분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경찰은 어쩔 수 없이 2차선까지 양보한 상태. 다시 무대가 설치되고
사람들은 파병철회를 외치며 김선일씨을 추모하기 위한 집회장소를 마련했다.



2004-06-25 0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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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참다래 2004-06-26 07:16:58

    고인의 명복을 빔니다......  

    • 난초향 2004-06-25 14:28:40

      -용서를 비는 기도-

      주여,
      선의를 가진 사람들뿐 아니라
      악의를 가진 사람들까지 기억해 주소서.
      그들이 저희에게 부여한 모든 고난만을 기억하지 마시고
      그 고난으로 인해 저희가 맺은 열매도 기억하소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신의를 지키고
      스스로를 낮추며
      용기를 잃지 않고
      친절을 베푼 것은
      이 고난이 맺어준 열매입니다.
      그들이 심판대 앞에 설 때
      우리가 맺은 이 모든 열매들로 인해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시어
      그들의 죄를 용서해 주소서.
      아멘.- Ravensbruck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발견된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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