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닮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봄눈의 속내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밴드 카카오스토리
강물처럼 2006-03-30 10:46:35 \| 조회: 6143

봄눈의 속내

3월의 끝자락에 봄눈이 내렸다.
맹위의 동장군은 멀리로, 겨울이 떠나간 듯
남쪽에는 벌써 매화 살구꽃,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피고
따사로운 봄 날씨에 파아란 새싹이 힘차게 솟고 있었다.

그런데 그제에 이어 오늘도 간밤에 소리없이 내린 봄비는
아침엔 창밖에 봄눈으로 소복히 내렸다.
얼른 앞마당에 나가 염려로운 새싹을 살폈으나
푸른 새싹은 더욱 싱싱하고 힘찼다.

봄눈의 속내를 해아릴 듯해서 다시 적어 본다.

-------------------------------------------------

떠나기가 섧어서...

밤몰래 내린 비 섧게 내리더니
새벽녘엔 눈이 되어 하염없이 쌓인다.

그렇게도 겨울은 애원하고 위협해도
봄은 끝내 단호하여
겨울은 홀로임을 절감한다.
오히려 봄날은 따사롭게 여유롭다.

어쩔 수 없도다. 더이상은 어쩔 수 없다.
발길을 돌리며 그래도 아쉬워
눈물 흘리며 떠나는 겨울의 마음을
남들은 한사코 봄비라고 부른다.

추수린 봄이 더욱 서러워
눈물비는 끝내 눈발이 되고
포근히 눈꽃이 되어
파릇한 봄의 얼굴을 감싼다.
투정을 자책하며 사르르 안아 적셔 준다.

그런 봄날은 본성의 봄볓으로
내린 눈이 사르르 사라진다
그것이 더욱 서러워 눈비 흩날리며
겨울은 봄곁을 섧게 떠나야 한다.

그리고 주룩주룩 봄비가 내린다.
(06 3 30. 여강)

2006-03-30 10:46:35

게시물 댓글과 답글 2개

최신순 추천순 게시물보기

지리산숨결 2006-03-31 07:30:30
봄을 봄처럼 느낄 수 있는 가슴으로
자연과 생생하게 맞대고 살아가는 삶이어야 하겠지요.
더우기 이 곳으로의 선택이 그런것이었는데,,,,

시 감이 놀랍습니다. 강물처럼님!

답글 0

추천 0 반대 0
0/1000
산야로 2006-03-31 07:01:14
강물처럼님 먼저 산행때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바로 연락 드리지 못해 죄송 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문집을 한권 내시면 어떨지요..
더욱 건강 하시고 지나는 길이 있으시면 한번들리세요.

답글 0

추천 0 반대 0
0/1000

-1 -

글쓰기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노동력 80% 절감하는 Y자 고추 지지대 (개발자 전희수) (3)	운영자		2024-05-14	83795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운영자		2023-05-19	1327003
공지	(NEW) 자닮 천연농약 전문강좌 '충남대 백마홀'서 매월 개최!! 농약값을 1/20로 줄입시다~ (54)	운영자		2022-08-30	1639118
공지	은행 열매, 삶은 물 구입처 (노란은행으로 만듬) (6)	운영자		2021-09-25	1515620
181	안녕하세요. 레오입니다 (11)	Leo	-	2006-04-17	6688
180	된장 간장	동강	-	2006-04-17	6779
179	no를 거꾸로 쓰면... (1)	들꽃향기	-	2006-04-17	18285
178	그때 그얼굴~~	건조망	-	2006-04-16	17583
177	위기의 너구리	☆샛별☆	-	2006-04-15	5987
176	히말라야 감 (7)	오리		2006-04-15	6168
175	날마다 숨쉬는 순간 마다 (1)	사랑이	-	2006-04-15	6159
174	비울때와 채울때... (2)	들꽃향기	-	2006-04-15	18398
173	이정돈 해야지 사랑이제~~	건조망	-	2006-04-13	5673
172	봄이 정말 왔나봐요!! (1)	파란꿈		2006-04-13	6214
171	평사리에 자운영이 피었습니다 (6)	으아리	-	2006-04-13	6292
170	토착미생물 채취대회 문화센타 오시는 길입니다!	노래하는별	-	2006-04-13	5935
169	봄은 발자국소리도 없이 귀한 손님이 오시는가?	가족행복두배	-	2006-04-13	5744
168	속보입니다!!!!! (7)	들꽃향기	-	2006-04-13	6499
167	4/22일 고흥 팔영산으로 4월 정기산행 갑니다 (2)	으아리	-	2006-04-12	6173
166	세상, 또 한고비를 넘기며... (7)	미루사과	-	2006-04-12	6691
165	간디교육생태마을 안내	사랑과자유	-	2006-04-12	20988
164	18일 지리산에서 토미와 재충국이~~ (2)	사랑방 마을	-	2006-04-12	6413
163	그래서 오늘은... (2)	초록풀	-	2006-04-12	6472
162	사진으로 보여주는 시골이야기 (3)	건조망	-	2006-04-12	6579

글쓰기

-이전 901 902 903 904 905 906 907 908 909 910 -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