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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영양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더 빠르게 더 많이 더 크게 키우는 것이 농업의 지상 목표가 됨에 따라 음식물의 영양 가치가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여러 야채의 각종 미네랄은 50년 전의 절반 수준, 육류의 단백질은 2/3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한 음식을 먹는 것이 과연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산업 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오면서 농업 방식이 산업화되고 생산 및 판매가 자본주의화되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에 근본적 변화가 왔다. 식량 생산의 목적은 소비가 아니라 판매가 되었으며, 이에 따라 “더 빠르게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되었다. 우리가 소비하는 식물이나 동물의 품종도 급격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들의 성장 속도 또는 성체의 크기는 비약적 증가를 이루었다. 그러한 신속 성장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비료, 고열량의 사료가 필요해졌고, 산업화된 시스템은 그러한 자재의 공급을 가능케 했다.

과연 우리는 더 적은 자원을 사용해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효율적인 시대에 살고 있을까?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잃고 있는 것, 보지 못하는 것이 없을까? 음식은 마치 뻥튀기 기계에서 찍어나오는 제품처럼 되어버렸다. 거기 함유된 영양소는 수십 년 전에 비해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음식물의 영양 가치가 떨어지면서 질병이 늘고 있다

영국 영양테라피 협회가 주최한 학회에서는 1940년과 1991년 사이에 일어난 음식물의 영양 가치 변화를 발표했다. 감자는 구리가 47%, 철 45%, 칼슘 35% 감소했다. 당근은 이보다 감소폭이 컸다. “슈퍼푸드”라 불리는 브로콜리는 구리가 무려 80% 폭락했고 칼슘은 75% 떨어졌다. 토마토도 비슷한 낙폭을 보였다. 연구원 데이비드 토마스는 “같은 구리를 섭취하기 위해 1940년에 토마토 한 개를 먹으면 되던 것을 1991년에는 열 개 먹어야 합니다.”라고 요약했다.
 
야생 동물은 산업시설에서 속성 사육된 동물과 고기의 맛과 영양이 전혀 다르다.

동 연구원은 미국 내 미네랄 부족으로 오는 질병, 즉 심혈관계, 천식, 기관지염, 외과적 기형 등을 분석하면서, 이러한 증세가 미국인의 식단에서 마그네슘이 결핍되어 가는 현상과 상관됨을 주장하였다. 여기에는 여러 식품 중 특히 토마토, 상추, 양배추, 시금치의 영양 감소가 주효하였다.

미국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1950-1999년 사이의 43종의 야채 및 과일의 영양 성분 변화를 보면 여섯 가지 영양(단백질, 칼슘, 인, 철, 리보플라빈, 아스코빅산)이 “심각한 감소”를 나타냈다.

유기식품 소비자 협회는 쿠쉬 연구소 자료를 인용하였다. 1975-1997년 사이에 12개 야채의 칼슘 수준이 27% 떨어졌고, 철은 37%, 비타민A는 21%, 비타민C는 30% 감소했다. 영국식품 저널에 의하면 1930-1980년 사이에 20개 채소에서 칼슘은 19%, 철 22%, 칼륨 14% 떨어졌다.
 
2002년에는 토론토 글로브 앤드 메일에서 50년간 캐나다 식품의 영양 변화를 조사 발표하였다. 정부 소속 과학자들이 작성한 자료를 활용하여 1951년과 1999년을 비교하였다. 감자의 경우 비타민A가 100퍼센트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C는 57퍼센트 감소하였다. 할아버지 세대가 오렌지 하나로부터 섭취한 비타민C를 섭취하기 위해서 오늘날 소비자는 오렌지 여덟 개를 먹어야 한다.
 
브로콜리 영양 성분 변화

1996년 발행된 식품윤리라는 책에 따르면 비육우(거세한 황소)가 500킬로그램이 되기 위해서 과거에는 6년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20개월로 가능하다. 젖소는 1956년에는 연간 2,000킬로그램의 우유를 생산했으나 지금은 무려 9,000킬로를 생산한다. 닭이 2킬로그램 나가려면 과거에는 14주 걸렸으나 이제는 6-7주로 충분하다. 가축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과 육류나 유제품 영양 가치 하락과 관련이 있을까? 크로포드 교수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야생의 아프리카 물소 고기와 비교하면 현대인들이 먹는 쇠고기는 근육 세포들이 퇴화하고 그곳을 전부 지방이 채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마블링”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맹신처럼 퍼져있는 생각이지만 거세하지 않은 소는 냄새 나고 질겨서 못 먹는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 비거세우에 대한 반응은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 이탈리아는 거세하지 않은 황소 고기를 특등품으로 친다. 사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야생 숫짐승의 고기가 최고의 풍미를 가진다는 평가도 있다.)

런던 메트로폴리탄 대학 연구에 의하면 2004년의 닭은 1940년의 닭에 비해 지방이 두 배 많았다. 칼로리는 1/3이 더 많고, 단백질은 1/3이 더 적었다.

가축의 빠른 성장을 위해 먹이는 고열량 사료도 문제다. 닭의 생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소의 지방을 먹이기도 한다. 사람이 먹는 짐승이 비만해지면 곧바로 인간이 비만해지는 것이 문제다.

인간의 몸은 수만 년간 야생 짐승을 먹도록 진화해왔다. 우리 조상은 지금과 같이 지방과 비계로 가득한 동물은 먹어본 적이 없다. 2004년의 닭고기 100그램에는 오메가-3 지방산 체인인 DHA(심장 질병 예방)가 25mg밖에 들어있지 않다. 1980년만 해도 170mg이었다. 두뇌 성장에 필수적이지만 염증을 유발하는 성질이 있는 오메가-6 지방산인 리놀릭산은 같은 기간에 2,400mg에서 6,290mg으로 증가하였다.
 
여러 작물의 영양 성분 변화
옥스포드대 알렉스 리차드슨 교수에 따르면 원래 야생에서 인간은 오메가-6 지방산과 오메가-3 지방산을 대략 일대일로 섭취했으나, 오늘날에는 이 비율이 15대1 정도로 변했다. 1978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권고 비율은 5대1이며, 두뇌 성장에 가장 좋은 거은 2대1이라고 했다.

생화학자 브루스 아메스는 미국인들이 필수 비타민 및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심각한 질병을 얻고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그는 식품 내 영양 가치 하락이 농약 잔류 문제보다 더 엄중하다고 경고한다.

영양 가치 하락에 대한 반론

모든 주장에 그러하듯 여기에도 반론이 존재한다. 식품연구소 보건부장 리차드 미텐 교수는 이렇게 언급했다. “식품의 영양 가치가 떨어졌다는 주장은 편견에 불과하다. 제대로 분석하면 그런 결론이 나올 수 없다. 50년 전에 비해 여러 상황이 바뀌었다. 농사 방법도 바뀌었고, 비료도 달라졌다. 환경오염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식품 내에 어떤 미네랄은 줄어들었다면 어떤 미네랄은 늘어났을 것이다. 그게 어떠하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
 
미텐 교수는 주장에 따르면 엽채류의 칼륨 수준이 떨어졌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이제 사람들은 칼륨이 풍부한 바나나를 먹기 때문이다. 당근은 철분이 46% 줄었지만 어차피 철분이 많은 식품도 아니므로 동물의 간을 먹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오렌지의 비타민 함량이 줄었지만 현대인은 과거보다 오렌지를 “훨씬 많이 먹으므로” 괜찮다고 한다.

로빈 말레스 경우 야채, 과일, 곡물의 미네랄 성분이 감소하지 않고 있으며, 토양 영양소의 결핍으로 인해 식품 품질이 저하된다는 주장은 근거 없다는 논문을 내놓았다. 영양 성분이 나타내는 변화의 폭은 “자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의 결론은 일일 섭취 권장량을 먹으면 건강에 필요한 영양을 모두 섭취한다는 것이다. 

식품 영양 분석의 방법이 변했다는 반론도 있다. 50년 전, 100년 전의 분석 기법과 현재 기법이 다르며, 미국 정부가 과거에 발표한 수치는 사실 오류이며 여러 변수가 개입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인 분석

식품의 영양 가치가 하락했음을 주장하는 이들은 여러 가지 원인을 제시한다. 단일한 하나의 원인으로 합의되는 것은 없다.

우선 품종 변화를 주목한다. 재배자들이 빨리 자라고 크게 자라는 식물 및 동물을 선호했기 때문에 지속적 선택 재배를 통해 신품종을 개발했다. 품종 개발의 동인은 신속한 성장이 가장 주요했으며, 그외 질병에 대한 저항성도 고려될 수 있으나, 영양 가치가 높은지 여부는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토양 내의 영양 파괴를 들기도 한다. 화학비료는 NPK로만 구성되기 때문에 이를 지속 투입할 경우, 식물이 흡수하는 NPK 이외의 광범위(broad-spectrum) 미네랄에 대한 보충은 없다. 이는 토양에서 결핍될 수밖에 없고, 토양 내 양분 결핍은 식물 내 영양 결핍으로 연결된다.

영국 토양협회 군둘라 아지즈가 화학비료를 주목한다. 미네랄을 제외한 비타민과 같은, 식물이 체내에서 합성해야 하는 영양소의 경우, 관행 식품에 비해 유기 식품이 더 풍부하다는 것이다.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면 식물은 특정 화학 물질을 합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을 멈추고 이 때문에 영양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그녀에 따르면 유기 식품은 관행에 비해 월등히 영양 가치가 높다. 유기 식품이 건물 중량이 15% 더 무겁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따라서 같은 양을 먹더라도 훨씬 많은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다.

보관 기간이나 운송 거리가 길어지면서 영양소가 하락한다는 관측도 있다. 오늘날처럼 식품 거래가 국제화된 상황에서 일응 타당한 주장으로 보인다.

원래 토질이 척박하다는 주장도 있다. 예컨대, 영국의 경우 밀을 키워서 빵을 만들어도 원래 셀레늄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수입한 빵보다 영양 가치가 낮다고 한다.

관측

논점은 첫째 “정말로 과거에 비해 식품의 영양 가치가 줄었느냐”와 둘째 “영양 가치가 줄어든 것이 인간 건강에 악영향이 있느냐”로 요약된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하듯 모든 주장은 “과학”을 등에 업고 자기 주장을 편다. 영양 가치 하락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여러 요인이 있다” “인간 건강에 피해를 준다는 확실한 데이터가 없다” 등의 설을 편다.

과학적 방법이란 것이 사실 눈앞에서 사람이 독극물을 먹고 죽어도 “독약과 사망 사이의 연관관계에 대한 데이터가 불확실하다” 또는 “독극물 이외의 다른 변수가 개입했음을 배제했을 수 없다”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든지 신중한 과학적 태도다. 물론 데이터도 중요하고 객관적 증거도 중요하고 보편적 인과관계도 중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과학적 “방법론”이 “목적론”의 지배를 받는 경우다. 이미 복무해야할 이념과 이익이 있다면 그것은 더이상 과학이 아니다. 대기업 제품으로 인해 심각한 사상을 입은 일반인이 법정에서 지루한 과학적 논의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우리 같은 일반 대중은 어느 과학자의 주장이 옳은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거의 없다. 전문적 과학 실험의 훈련을 받은 적도 없고, 그럴 시간도 필요도 없다. 과학자들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견지하면서, 상식에 입각한 판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인간의 지성도 자연을 능가할 수 없다.

화학비료의 사용이 광범위해지면서 식품의 미네랄 하락이 시작됐음을 주목한다. 분명히 화학비료로 인한 토질 저하가 식품 품질 저하와 연관있다고 생각한다. 나이 드신 분들로부터 화학비료가 도입되자마자 음식 맛이 “비린내가 나고” “쓴 맛이 난다”고 하는 진술을 여러 차례 들었다. 음식 맛과 영양이 무슨 관계인가? 나는 둘은 불가분의 관계, 완전히 하나라고 생각한다.

흙을 지켜야 한다. 흙을 살려야 한다. 화학비료에 의존하는 농업을 탈피해야 한다. 화학농업은 음식물 영양 하락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 비용 상승, 토양 황폐화 등 제반 문제와 얽혀있다. 정확하고 적절한 시비법을 알고 행해야 한다. 흙에서 나온 것은 흙에 돌려준다는 것이 시비의 기본이다. 흙에서 과일이 나왔는데 화학비료를 돌려줄 수는 없다. 가축 분뇨뿐 아니라 인분의 가치를 주목해야 한다. 자연이 행하는 시비를 그대로 보고 배우고 따라하자. 거기 답이 있다.

참고 사이트

https://www.theguardian.com/lifeandstyle/2005/may/15/foodanddrink.shopping3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soil-depletion-and-nutrition-loss/
https://www.nytimes.com/2015/09/15/science/a-decline-in-the-nutritional-value-of-crops.html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889157516302113
http://bionutrient.org/site/news/declining-nutrient-value-food
http://www.traditional-foods.com/nutrient-decline/

사진 출처

​영양 성분 변화 표 http://www.traditional-foods.com/nutrient-decline/

바다 코끼리 사냥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b/b1/20_Walrus_Hunt_1999.jpg

윤승서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8.04.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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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비료#영양 결핍#미네랄#토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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