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농업현장 유기농업
옛 것이 시비의 정도를 열다.20~30년 전에 딸기농사를 져왔던 선배들의 농사방법을 꼼꼼히 따라 해 보면서 길[道]을 찾는다.(담양 박상오)

저농약인증으로부터 시작해서 무농약, 유기재배에 이르기까지 10여 년 딸기 친환경재배에 몰두해온 박상오님, 이제는 기반을 잡아 농협의 대표 브랜드인 ‘아침마루’란 상표로 서울농협매장에 출하해 호평을 받고 있다. 첫 출하에서 마지막까지 2kg당 2,000원 이상 가격등락 없이 안정적인 가격을 받고 있는 박상오님은 이렇게 기반을 잡게 될 수 있었던 큰 이유를 딸기 맛이 변함 없었기 때문임을 꼽는다.

www.jadam.kr 2008-06-03 [ 조영상 ]
남들이 가기를 두려워 하는 길, 성큼 그 길에 들어서 곤 많은 곡절과 실패가 있었지만 이제는 무농약인증 시절보다 더 편안한 농사를 짓게 되었다고 한다.

딸기 맛에 변함이 없다!
첫물에서 끝물까지 변함없는 품질을 유지하는 것을 희망하지 않는 농가가 없다. 대부분의 하우스 농가들은 그 맛의 변화에 전전긍긍하며 온갖 자재들을 대입하기에 바쁜 것이 현실이다. 박상오님 역시 국내외 좋다는 친환경자재들을 섭렵하면서 최상의 생산물을 위해 전력투구를 해왔다.

박상오님도 시중에 좋다는 다양한 친환경자재를 투입해서 친환경을 해보려고 무던히 애쓰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의 축적은 오히려 기술의 안정감을 해치고 혼란만을 만들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기에 앞서 옛 것, 옛 방식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딸기의 대선배 들을 찾아 배움을 거듭한다. 그러면서 변함없는 딸기 맛의 비결이 토양에 사전에 넣어주는 거름(기비)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그 거름을 정성스럽게 만드는데 모든 관심을 집중하게 되었다고 한다.(실제는 거름 만드는 데 목숨을 건다고 했음)

화학비료가 금비(金肥)이던 시절에 해법이 있다.
처음 화학비료가 등장했을 때 일반농민들이 도저히 구매할 수 없을 만큼 가격이 비싸서 ‘금비’라고 불렀다. 요즘 급격히 가격이 상승해 다시 금비가 되어가지만….(96년에 비해 3배 상승)

그 시절 딸기 우수농가들이 어떻게 토양관리를 해왔는가를 살피면서 박상오님은 여기에 정답이 있을 것으로 판단을 하여 이 방법을 기술의 중심으로 삼기 시작한다.

www.jadam.kr 2008-06-03 [ 조영상 ]
농업의 문제는 타자(식물)의 문제이지만 이것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문제임을 알고 있는 박상오님. 그래서 농업의 길을 도(道)의 길이라고 하는가..

당시는 오로지 모든 거름을 가족형 축산에서 나온 축분과 인분에 의지했었고 수확 후에는 반드시 모를 심고 물을 대는 벼농사를 반복했다. 이러한 단순한 작부체계로 고품질, 다수확을, 연작장애를 방지해왔던 것이다. 그 당시 딸기 농사를 잘 짓는 농가의 경우 한번 수확에 300평당 2톤에 육박하는 수확을 거두곤 했는데 네덜란드에서 액비재배로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총 수확량 3~4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선배농군님들이 엄청난 다수확을 했음을 알 수 있다고 박상오님은 설명한다.

작부체계의 단순화, 추비의 간소화로 가다
박상오님은 지속적인 엽면시비를 통해서 인위적으로 영양주기를 조절해 가면 점점 더 생육과정이 복잡해지고 작물 스스로의 자기 조정능력이 상실된다는 사실을 직관하고 추비 중심의 시비체계를 벗어나기로 했다. 그래서 그간 활용해왔던 각종 친환경자재들을 대부분 없애버렸다고 한다. 현재 중심적으로 활용하는 자재는 한방영양제와 생선아미노산이라고 한다. 이것도 필요하다 싶을 때만 활용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박상오님은 일단 본 포장에 모종을 심어놓고 간섭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간섭을 줄여야만 모종이 토양내부 환경과 외부환경에 스스로 적응할 여유를 갖게 되고 정성스럽게 만들어 넣은 기비를 기반으로 자기 생장을 설계해 나간다고 보는 것이다.

www.jadam.kr 2008-06-03 [ 조영상 ]
소비자의 입맛을 잡으려면, 다시 말해서 대형유통업체에서 밀려나려 하지 않으려면 입맛을 잡아야 하는데, 여기서에서 딸기맛의 일관성이 너무 중요하다. 맛의 일관성은 어디서 나오는가?

박상오님의 시비설계에는 N, P, K, Ca가 없다.
오랜 선배님들의 방법을 통해서,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딸기농사와 벼농사가 찰떡 궁합이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벼를 충분히 키워 밭에 다시 넣어주는 것, 추가하여 쌀겨와 왕겨를 넣어주는 것, 그리고 딸기의 잔사를 100%로 되돌리는 것, 건초를 먹고 나온 우분을 넣어주는 것, 그리고 미네랄의 원초적 다양성을 높여주기 위해 천매암을 넣는 것뿐이다.

박상오님은 3년 이상 발효시킨 거름을 넣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전년도에 받아서 발효시킨 축분 7차(35톤)에 새로 받은 우분3차(15톤), 천매암 1톤, 쌀겨 1톤, 팽연왕겨 300포(40키로 수매부대)를 혼합하여 발효시키는 방법이다. 별도의 물을 넣지 않고 새로 받은 우분 내에 있는 수분으로 대체한다. 이렇게 혼합하여 만든 거름을 수년 발효시켜 220평 하우스 한 동당 4톤 정도를 넣다.

N, P, K, Ca만을 보면 N, P, K, Ca가 흐트러진다.
농사를 잘 지으려면 N, P, K, Ca의 비율이 잘 구성된 거름을 넣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대부분의 농가들은 단일소재 들을 여럿 섞어 이 비율을 맞춰나가려 노력한다. 그러나 박상오님은 이미 이런 방법을 포기한지 오래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N, P, K, Ca만을 바라보면 딸기 생산에 필요한 다양한 미네랄을 놓치게 되어 항상 생리불균형이 오게 되고 정작 중요한 N, P, K, Ca의 균형도 깨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래서 최대한 자연적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다.

지금 딸기 유기재배 농사에서 기술적으로 무엇이 가장 큰 문제냐고 박상오님에게 묻는다. 의외의 답변이 날라온다. “내 자신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농업이 자연 순리에 따라 이뤄진다는 순수한 눈으로 보면 단순 소박한 기술의 세계가 열리고, 농업을 인위적인 기술체계의 적용으로 보면 복잡 찬란한 기술의 세계가 열린다. 어느 길이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효율적인 길, 어느 길이 농업을 행복으로 이끄는 길일까?

동영상 보기 (16분)

일반화질
고화질
후원전용 (1회 무료시청 가능)

< 딸기와 벼농사, 찰떡궁합> - 동영상 보기 (14분)

일반화질
고화질
후원전용 (1회 무료시청 가능)

< 고랑 볏짚활용하기 > - 동영상 보기 (7분)

일반화질
고화질
후원전용 (1회 무료시청 가능)

<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8.06.03 15:09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상오#딸기

icon관련키워드기사 [키워드 기사 전체 목록]
기사 댓글과 답글 1
  • 제주소리 2008-08-12 10:55:43

    딸기에 집없는 달팽이 쫓는 방법 좀 알려 주셔요.
    미국 농무부(USDA)에서는 오래 전에 알커피 찌꺼기를 사용하면 된다고 보고한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어떤 방법이 좋은지요? 천적이 있나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