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를 적게 먹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먹는 소•돼지•닭 등 육류가 더 이상 깨끗하고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첫째, 우리가 소비하는 가축은 항생제로 오염돼 있다. 농가마다 두어 마리씩 기르던 과거와 달리 농장에서 집단 사육하고 있다. 축사의 좁고 불결한 환경에서 가축을 키우다 보니 가축의 운동부족과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각종 가축병이 만연케 됐다.
이를 막기 위해 등장한 것이 항생제다. 분말이나 과립형태의 페렛이란 배합사료엔 항생제가 다량 포함돼 있어, 가축들은 항생제를 ‘주식(主食)’으로 복용하고 있는 것이다. 돼지의 경우, 법적으로 도축하기 30일 이전부터는 항생제 투여가 금지되나, 동물용 항생제는 최장 6개월까지 체내에 잔류한다. 우리나라 항생제 내성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이유는 이와 같은 ‘항생제 고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둘째는 ‘호르몬 오염’이다. 가축 사료엔 가축의 몸무게를 증가시키는 성장 촉진 호르몬도 들어간다. 미국산 육류는 성장 호르몬을 먹여 가축의 몸무게를 20% 이상 늘린 경우가 많아 유럽에서 배척받고 있는 실정이다.
가축사료에 포함돼 있는 성장 촉진 호르몬은 여성호르몬의 합성품으로 남용될 경우 가축을 먹는 사람까지 ‘여성화’ 되는 경향이 있다. 1960년대 미국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남자 요리사의 유방이 커지는 등 여성화가 진행된다는 뉴스가 보도돼 세계적으로 충격을 줬다. 미국산 닭고기를 즐기는 푸에르토리코에선 생후 7개월 된 아기의 젖가슴이 부풀고, 20개월 만에 음모가 생기는가 하면, 3~6세에 월경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조숙현상을 보이는 어린이가 2000명이나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 초중고생이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과 체질이 약해졌다고 한다. 이것이 혹 육류 속에 잔류한 성장호르몬의 역할이 아닌지 의심해 봄직하다.
출처 : 조선일보 (손영기한의원 원장)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9.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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