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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식단에 문제 있다” (2003.03.18)일본에선 학교급식이 문제가 되자 도시락을 싸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도 ‘학부모 파워’를 발휘해, 내 아이에게 좋은 것 먹일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음식점 많기로 소문난 인사동에 한의원을 차렸지만 필자는 학생들처럼 도시락 가방을 들고 출근을 한다. 입과 혀에 즐거운 음식은 많지만 필자의 까다로운 뱃속을 편안하게 하는 음식은 찾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도대체 식당밥이란 조미료와 첨가물 범벅이라 위벽이 긁히고 혀가 오그라들게 된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자라나는 이 땅의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걱정하게 된다.

 

많은 부모들이 편식과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편으로 학교 급식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도시락 싸는 수고를 덜어주는 고마운 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급식 식단도 그만큼 충실하고 좋을까 값 비싼 유기농 식품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최소한 아이들이 먹는 음식만큼은 정성과 위생•영양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나 급식 식단은 아이들의 입맛에 ‘아부’하는 값싼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으로 가득차 있는 게 현실이다. 공개입찰을 통해 최저가를 제시한 급식업체에 식단을 맡기는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문제다. 며칠 전 시장에 가보니 달걀이 10개에 900원하는 것에서부터 2700원하는 것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급식업체가 얼마짜리 달걀을 사용할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필자는 ‘선택적’ 또는 ‘자율적’ 학교 급식제의 도입을 정부와 학교 당국에 요청한다. 집집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학교급식을 이용해야 할 가정이 많은 게 사실이고, 따라서 당장 급식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우선 현실적이지 않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값싼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을 먹이지 않을 학부모의 권리도 존중돼야 한다. 집에서 유기농 자연식을 잘 먹던 아이들이 학교 급식을 시작한 뒤 입맛이 변해 자연식을 잘 먹지 않으려 한다는 부모들의 하소연을 여러 번 접한 적이 있다.

 

이웃 일본에선 학교급식이 문제가 되자 도시락을 싸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도 ‘학부모 파워’를 발휘해, 내 아이에게 좋은 것 먹일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출처 : 조선일보 (손영기 한의원 원장)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9.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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