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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의 영양주기 이론영양주기 이론은 식물이라고 하는 생물을 관찰하여 작물의 발육단계(영양주기)별로 필요한 생리조건을 파악하여 재배원칙을 정하며

과수나 과채류·근류채·엽채류 등 모든 작물은 생장발육 단계에 따라 영양생장기·교대기·생식생장기를 거친다. 인간에 비교해 말한다면 유년·소년·청년·장년·노년기가 있는 것과 같다.

 

이런 사고방식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영양주기 이론을 해설한 일본의 오이노 우에야스 선생으로 거봉포도를 육종해 낸 분이다.

 

기비(화학비료) 방식을 주장하는 리비히(화학비료를 처음으로 주장한 독일의 화학자)를 공부한 농업전문가들 중에는 영양주기 이론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어쩔 수 없이 전환기(轉換期) 또는 천이기(遷移期) 같이 어려운 말로 바꾸어서 표현하면서 선생의 생각을 은연중에 찬성하는 학자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오늘날 줄기와 잎, 뿌리를 길러내는 영양생장(營養生長)으로부터 화아와 화수를 길러내는 생식생장(生殖生長)으로 옮겨 가는 것을 ‘기울어진다’고 표현하는 학자가 많아진 것도 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경우를 예를 들어 말한다면 어린아이가 하루 사이에 갑자기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고 자연의 섭리대로 청년기를 거쳐서 비로소 어른으로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교대기는 사춘기 혹은 청년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중학교부터 고교시절에 찾아오는 것으로, 부모 밑에서 보호를 받는 것도 필요하고 또한 자기 스스로 무엇인가를 독립적으로 계획하고도 싶은 때이다.

 

이 시기의 교육은 그 사람의 생애를 결정하는 중요한 것으로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식물도 발육 단계별 생장 달라

 

그러나 오늘날 많은 학자들과 연구가들은 이 시기의 생리적, 심리적 특성은 생각하지 않고 부모의 생각대로 품 안의 어린 자식으로만 보려 하고, 기르려고 한다. 한편, 자유주의라는 그럴 듯한 명분으로 방임에 가까운 상태로 버려 둔다면 그것도 불행을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재목으로 만들 나무는 가지를 처 주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 생각한다.

 

재배식물의 경우에 비추어 보면 식물도 인간과 같이 생물인 이상 언제까지나 유아기 혹은 소년기(영양생장)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고, 청년시절에 사춘기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교대 시기는 자연의 조화 속에서 스스로 겪게 된다.

 

인간의 간섭과 환경의 변화가 없는 한 자연적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후손을 남기고 생을 마치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냉해·다우(多雨)·고온·한발 같은 기상이변이나 다비다온(多肥多溫) 즉 화학비료가 무리하게 투입되거나, 질소 효과가 지나친 토양에서는 재배작물의 생리적 교대기가 문란해져 시기가 늦추어지거나 미미하게 되어 작물이 능력을 자연스럽게 발휘할 수 없다.

 

냉해다우(冷害多雨), 고온한발(高溫旱魃)에서도 자기능력을 발휘하는 작물이 있는가 하면 극히 작은 환경변화에도 견디지 못하고 제 구실을 못하는 약체로 성장하는 작물도 있다.

 

■ 질소 과다하면 화아분화 불량

 

많은 비와 일조 부족으로 식물의 광합성(C의 합성 → 탄수화물의 조성)을 약하게 하고, 또한 질소를 과다시비한 경우 혹은 온기가 많은 토양에서는 광합성으로 만들어지 탄수화물(C)의 합성량을 다시 소비하는 생장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에 탄수화물의 축적을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화수나 화아분화를 불량하게 하고 장래의 자실(子實), 과실의 올바른 형성을 약하게 하거나 기형으로 성장토록 해 흉작의 원인이 된다. 사람도 신혼여행 자금이 풍부하면 사랑하는 데만 더욱 충실할 수 있는 것처럼 작물도 축적양분이 부족하면 능력발휘를 충분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생물학자 그로스, 그레빌은 탄소가 다소 적고 질소가 다소 많은 생육상태에서는 (영양형의 전조2형의 경우)영양생장으로 생육은 이루어지지만 화아, 화수의 발육(생식생장 3형)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한 것은 바로 이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부분 농업지도자들은 무조건 지력을 증강시키려고 과다하게 화학비료나 유기질 거름을 밑거름으로 주도록 하여, 어린 묘부터 반강제적으로 질소 과다 상태에서 출발하는 과보호적인 재배방법을 권장하고 있다.

 

이런 재배법이 다수확과 농업이란 이름 아래 당당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설마 화학비료와 살충제·살균제를 많이 사용하도록 하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점을 바로 알지 못하고 있는 일선 지도자나 농민들은 화학비료의 기비투여나 유기질 과다 사용 방식을 권하고 있다. 질소의 과다시비는 영양생장을 신장시키는가 하면 탄수화물의 과소비를 유발해 작물을 연약도장형으로 이끌어 가기 쉽고 유기질의 만기질소효과는 영양주기를 교란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냉해다비와 고온 가뭄의 피해를 확대 유발한다.

 

이와 같은 사실은 묵은 논의 벼가 의외로 저항성이 강하고 냉해에도 견디며 건강하게 결실하는 것을 보아도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거름을 주지 않고 방임상태로 두어도 농업은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나 지나치게 간섭하고 지나치게 먹이면 병이 생긴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사람을 비롯해서 소·돼지·닭·과수·채소류 대부분 너무 먹여서 병이 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 교대기에 인산, 칼슘 적당량 공급 중요

 

농민들이 진정 바라고 있는 것은 안정된 다수확과 품질의 향상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적기·적비·적량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 생장을 잘 마무리 하였다 하더라도 꽃이 제대로 피지 않으면 충실한 열매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임신을 하면 왜 입덧을 할까요 이는 자기 몸에 자기 몸이 아닌 아기를 길러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양분이 필요한 것이고, 이에 대한 예비가 부족하여 필요한 영양분을 구하는 표현이 입덧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엄마가 입덧을 하면 새콤한 것을 좋아하게 되고 지금까지와는 달리 미네랄이 풍부한 것을(심한 경우는 흙까지도) 먹고 싶어 하는 것은 어쩐 일일까

 

식물도 생물로서의 후손을 남기려는 과정은 마찬가지로 화수와 화아가 생기는 것을 사람의 임신과 같이 해석해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작물도 새콤한 것(인산과 칼슘)을 필요로 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연농업에서는 신혼여행자금을 두둑하게 마련하고 입덧을 심하게 하지 않도록 인산과 칼슘을 적시에 공급하여 먼저 모체를 튼튼하게 하고 옥동자의 결실을 기다리는 방법을 쓴다.

 

이 과정을 소홀히 하게 되면 양과 질이 우수한 농사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여야 할 것은 유기질 거름만 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기질은 기본적으로 작물의 직접적인 영양분은 아니며 유기질에 용해되어 있는 질소는 화학비료적 성격의 속효성이므로 유기질을 지나치게 많이 주면 작물의 초기생육이 지나치고 만기질소의 효과로 교대기와 생식생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점에 있어서 자연을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필요로 하는 시기에 필요로 하는 양분을 필요한 만큼 스스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작물은 투여한 거름의 양에 의해 성장 발육하는 것이 아니고 흡수된 영양에 의해 자라는 것이다.

 

식물의 올바른 발육생리를 존중하고 발육생리별로 필요한 양분(영양생장시에는 질소를 위주로, 교대기에는 인산을 위주로, 생식생장기에는 칼슘을 위주로 <‘조한규의 자연농업’> 책참고) 설계가 중요하다.

 

■ 영양주기 이론의 뜻

 

영양주기 이론은 식물이라고 하는 생물을 관찰하여 작물의 발육단계(영양주기)별로 필요한 생리조건을 파악하여 재배원칙을 정하며, 이 재배원칙에 따라서 환경조건(비배관리·기후·토양)의 변화를 주지하고 영양주기별 차별 관리방식으로 대응해 가면서 성숙이라고 하는 최후의 목적에 도달하도록 하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자연농업에서 발육진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곧 각각의 시기에는 그 시기대로 발육의 생리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자타일체에 따른 영양주기표와 그로스, 그레빌의 영양형의 전조) 그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하여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는가를 항상 생각하고 또 실천해야 할 것이다.

 

환경농업을 한다고 하며 자연을 존중한다는 말은 하고 있지만 자연의 변화나 발육단계에 따른 대응에 대해 전혀 문외한(門外漢)인 입장에서 농업을 접근하기 때문에 학자들에게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 화학비료에 대한 이해

 

화학비료라고 해서 무턱대고 겁을 내거나 거부하는 것은 리비히(독일의 비료학자)적 농학에 빠져 화학비료의 다용만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에서 나타난 현상이라 생각할 때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현시대에서 모든 것이 자연의 것, 유기체의 것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사고는 과학의 진보를 부정하는 것으로서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학비료도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개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농업에서는 미량의 화학비료를 토착미생물을 이용해 섞어띄움비(유기-무기 착화작용)로 만들어 시기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다. 식물은 필요한 영양소를 화학적으로 무기이온화된 상태로 흡수하며 유기양분 그대로는 거의 흡수할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화학비료에 대한 판단에 보다 신축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9.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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