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많이 먹는 지방에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장수촌으로 유명한 코카서스에선 유제품·호밀빵·모밀·옥수수죽·감자 등을 많이 먹으며, 파키스탄의 훈자에서는 한 사람이 감자를 하루 2백50g 먹는다.
감자의 성분은 1백g중 수분 78.1g, 단백질 1.5g, 지질 0.2g, 탄수화물 19g, 회분 1.2g, 칼슘 3㎎, 철 1.6㎎, 칼륨 2백80㎎, 비타민B₁ 0.7㎎·B₂ 0.04㎎, 비타민 C 18㎎ 등이다.
당질의 대부분이 전분(澱粉)으로 건강상 주목 받는 것은 비타민 C와 식이성 섬유로 볼 수 있다. 감자는 익혀 먹으면 비타민 C의 손실이 크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전분 입자 사이에 싸여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매우 높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심근 경색 등의 피해를 보기 쉽다. 그런 성인병을 예방하는 식품 중 하나로 감자가 손꼽힌다. 프랑스에서는 감자를 땅의 사과라고 하는데 영양 효과 면으로 보아 유사점이 많다. 즉 비타민 C와 식이성 섬유가 그것이다.
사과나 감자 등에는 펙틴이라는 수용성 섬유가 많다. 이 수용성 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이성 섬유는 변비 예방 효과 뿐만 아니라 창자 안에서 미생물에 의해 판토텐산이라는 비타민을 합성하는 중요한 작용도 한다.
판토텐산은 부교감신경의 말단에서 방출되는 아세틸콜린을 합성하며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정상으로 유지시켜 준다. 두통·어깨 결림·빈혈·고혈압 등 성인에게 많은 증상이 부교감신경의 작용 저하에서 초래되는 수가 많다.
백미나 육류 등 식이성 섬유가 적은 식사를 하면 장내 세균 수가 감소돼 판토텐산의 합성도 줄어든다. 감자의 식이성 섬유는 장내 유용 세균의 생육을 도우며 자율 신경 실조증을 예방하기도 한다.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소금 섭취가 많아 고혈압 유발의 요인이 되고 있는데, 이를 갑자기 줄이면 음식 맛이 없고 소화도 잘 안돼 부작용이 크다. 그럴 때 완충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식품이 감자다.
칼륨의 함량이 높으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므로 소금의 피해를 덜 수 있다.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이 돼지고기는 1.3대 1이고 단무지가 17대 1인데 비해 감자는 1대 12다. 칼륨은 물에 잘 녹아 나오므로 감자는 찌거나 구어서 먹는 것이 유리하다.
요즘 당뇨에 날 감자 즙이 좋다고 해 열심히 먹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조심해야 한다. 감자의 아린 맛 성분인 솔라닌이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감자의 씨눈 부위에 가장 많고 다음이 껍질 부위며 살에는 적다. 싹이 난 감자를 먹을 때는 씨눈 자국이나 겉껍질을 많이 도려내고 먹어야 한다.
솔라닌 때문에 일시적으로 혈당 저하 현상이 나타나며 계속해서 먹으면 간 기능 저하와 신진대사 이상이 생겨 부작용이 커지게 된다.
감자를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이 고안해 낸 것으로 궁합이 잘 맞는 것이 것이 크네텔이다. 삶은 감자를 으깨 뜨꺼울 때 치즈를 넣어 단자를 만든 것이다. 맛과 모양이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의 균형이 잘 잡힌 훌륭한 요리다.
출처 : 중앙일보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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