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폭설이 왔다고 이틀내내 아우성입니다.

잔인하게 내리던 눈은 물로 변하여

사람들을 더욱 휑하게 만듭니다.



한다리가 천리라고

많은 농부님들을 걱정하기보다

자농인들 걱정을 먼저 했습니다.



별일들 없으신지?



남녁에는 거친 눈보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소담한 눈이 왔습니다.



찬바람이 한풀 가시고

지난밤,

새벽녁에 문득 깨어



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보일러의 온도계를 올려주던 남편이 없다는 것에 

울적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이가 자상하다고 느꼈던 건 

연애하던 그적이었습니다.



살면서는 뭐가 그리 불만이었는지

볼멘 소리로 징징대곤 했는데



새벽녁,

추위에 깨고 보니

자상한 사람이었구나, 알게 됩니다.



빈자리가 되어서야

그이의 고마움을 알고

얼마나 다행인지



조금 있으면

돌아올 사람이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이제 고작 

3년만 기다리면 된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 그이를 생각하다

두 어른을 떠올리며 드는 

애잔함은 어찌해야 하는지

......





***

자농 여러분 13일에 뵈요.

활짝 웃고 있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