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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빈자리<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들꽃향기 2004-04-22 22:40:22 | 조회: 9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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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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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의 주인공들은 실존인물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 진 글이랍니다.

    옮긴이- 자헌 이정자

    *********************************

    아내가 어이없이 우리 곁을 떠난지 4년.

    지금도 아내의 자리가 너무 크기만 합니다.

    어느 날 출장으로 아이에게

    아침도 챙겨주지 못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아이와 인사를 나눈 뒤

    양복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침대에 벌렁 누워버렸습니다.

    그 순간 뭔가 느껴졌습니다.

    빨간 양념국과 손가락만한 라면이

    이불에 퍼질러진 게 아니겠습니까?

    컵라면이 이불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붙잡아

    장 단지며 엉덩이며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하며 때린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 때,

    아들 녀석의 울음 섞인 몇 마디가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아빠가 가스렌지 불을 함부로 켜서는 안 된다는 말

    보일러온도를 높여서 데어진 물을

    컵라면에 부어서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아빠 드리려고 식을까봐

    이불속에 넣어 둔 것이라고.

    가슴이 메어왔습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보이기 싫어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었습니다.

    일년 전에 그 일이 있고 난후

    저 나름대로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이는 이제 7살 내년이면 학교 갈 나이죠.

    얼마 전 아이에게 또 매를 들었습니다.

    일하고 있는데 회사로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다고.

    너무 다급해진 마음에

    회사에 조퇴를 맞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찾았죠.

    동네를 이 잡듯 뒤지면서 아이에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혼자 놀이터에서 놀고 있더군요.

    집으로 데리고 와서 화가 나서 마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단한차례의 변명도 하지 않고

    잘못했다고만 빌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날 부모님을 불러놓고

    재롱잔치를 한 날이라고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아이는 유치원에서

    글자를 배웠다며 하루 종일 자기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글을 써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아이는 학교에 진학했죠.

    그런데 또 한 차례 사고를 쳤습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 날.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할려 고 하는데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리 동네 우체국 출장소였는데 우리아이가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부치지 않은 채

    편지 300여 통을 넣는 바람에

    연말에 우체국 업무가 지장을 끼친다고 온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또 일 저질렀다는 생각에

    불러서 또 매를 들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맞는데도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잘못했다는 말만 하더군요.

    그리고 우체국가서 편지를 받아온 후 아이를 불러놓고

    왜 이런 짓을 했냐고 하니 아이는 울먹이며

    엄마한테 쓴 편지라고.

    순간 울컥하며 나의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아이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편지를 보내느냐고.

    그러자 아이는 그동안 키가 닿지 않아,

    써오기만 했는데 오늘 가보니깐 손이 닿아서

    다시 돌아와 다 들고 갔다고.

    아이에게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는 하늘나라에 있다고.

    다음부턴 적어서 태어버리면 엄마가 볼 수 있다고.

    밖으로 편지를 들고 나간 뒤 라이타 불을 켰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

    하나의 편지를 들었습니다.
    .
    .
    보고 싶은 엄마에게.

    엄마 지난주에 우리유치원에서 재롱잔치 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서 가지 않았어.

    아빠한테 말하면 엄마생각 날까봐 하지 않았어.

    아빠가 날 막 찾는 소리에

    그냥 혼자서 재미있게 노는척했어.

    그래서 아빠가 날마구 때렸는데 얘기하면

    아빠가 울까봐 절대로 얘기 안했어.

    나 매일 아빠가 엄마생각하면서 우는 것 봤어.

    근데 나는 이제 엄마 생각 안나.

    아니 엄마 얼굴이 기억이 안나.

    보고 싶은 사람사진을 가슴에 품고자면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고 아빠가 그랬어.

    그러니깐 엄마 내 꿈에 한번만 나타나.

    그렇게 해줄 수 있지.약속해야 돼,

    편지를 보고 또 한번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아내의 빈자리를 제가 채울 순 없는 걸까요,

    시간이 이렇게 흘렸는데도.

    우리아이는 사랑받기위해 태어났는데

    엄마사랑을 못 받아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이지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만 합니다.
    .
    .
    혁수야 아빠야.

    우리 혁수 한태 정말 미안하구나.

    아빠는 그런 것도 하나도 모르고.

    엄마의 빈자리 아빠가 다 채워줄 수 는 없는 거니?

    남자끼린 통한다고 하잖아.

    혁수야 너 요즘에도 엄마한테 편지 쓰지 .

    아빠 너 하늘로 편지 보내는 거 많이 봤다.

    엄마가 하늘에서 그 편지 받으면 즐거워하고 때론

    슬퍼서 울기도 하겠지.

    혁수야 넌 사랑받기위해 태어났어.

    그걸 잊지 마 아빠가 널 때린다고 엄마가 혁수를

    놔두고 갔다고 섭섭해 하지마라, 알겠지?

    끝으로 사랑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아들.
    .
    .





2004-04-22 22: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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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1
  • 행복배 2004-04-23 21:09:21

    향기님!
    눈물을 아끼소서....
    미네랄 눈물은 진짜로 쓸데가 있다니까요....
     

    • 지리산숨결 2004-04-23 16:45:33

      산야로님 반갑습니다.
      저번에 보내주신 사진도 잘 보고 김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한통을 후딱 헤치웠습니다.
      고맙습니다.
       

      • 산야로 2004-04-23 14:16:47

        하동발 최류탄 까스 무척 맵습니다 들꽃향기님 너무심하게 쏘아 사무실에서 훌쩍 거릴 정도 되었네요 ...나의 가족 한번 돌아보며 생각케 하네요 ...  

        • 아줌마 2004-04-23 12:39:42

          울고플때 맘껏울어야해요 가슴이 댓돌에눌린것 처럼아플때는
          처방이없어요 가끔은 저도그럴때가있어요 그런데 참고 또참고
          하니까 약이없더라구요 삼년전에 저도잠시가출했어써요
          그러다 아이들에게 죄지고있는것같아 아이들옆으로 돌아왔는데
          향기님 에기처럼 아이들에게 정말 엄마로서 최선다하고있는지
          저도 가끔은 자문해본답니다
          그래도 아이들과놀면서 이행복을 맘것누리고싶어요
          조은 추억도많이 만들고싶구요
          엄마때문에 울지않는아이들로 키우고싶어요
          엄마는 바보처럼 많이너무많이울어 터질것같아너무힘들었던 기억때문에
          내아이들에게는 그런아픔을 남기고싶지가않아요
          가슴알이를 너무숨기고 있어도않좋다고 생각이드네요
          그래 가끔은 토해내고 울어도보고 소리도질러보고 음악도크게틀어
          노래도 불러보고 출처없는외출도해보고
          하지만 이순간도행복하다고 느끼고 소중한시간이기에 흘러버리기엔
          정말 소중한
          순간순간이기에 주어진시간에 최선을 다하고싶네요
           

          • 해거름에 2004-04-23 09:31:53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라는 무게가 가끔은 너무 버거울 때도 있지요. 그 역할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혹시라도 내가 없게된다면 남은 사람들의 슬픔을 어찌해야하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그럴때면 또 어머니를 생각하기도 하지요....삶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인가 봅니다.  

            • 검지 2004-04-23 08:57:40

              일하러 나가야하는데 항기님땜시 눈이 부어 못나가겠네요.
              봄이라서 쫌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며칠전 아는 분이 젊은나이에 가셨는데 그일과 매치되어 맘이 싸~아합니다.감사하면서 살아야겠어요.
              우리옆지기는 나이를 먹더니 감정이 살아나나봐요.안울던 사람이 가끔 우는걸보면 ㅎㅎㅎ많이 들 행복하세요~~^^**
               

              • 詩人포도 2004-04-23 07:43:29

                너무 가슴아픈 사연입니다. '오늘 제게 꽉 채워진 자리"가 더욱
                소중하군요.
                 

                • 오렌지제주 2004-04-23 06:13:51

                  향기님,이제 뚝!
                  숨결님은 옆에서 무얼하나?
                  혹시나하는 마음에 어제 오후에 우체국으로 배송하였습니다.
                  등기번호가 6694001031991~2번 입니다.
                  확인해 보시기를 그리고 많이 울지마세요.....
                  웃는 모습이 더 좋거든요.
                   

                  • 검지 2004-04-23 05:44:28

                    며칠전 책상위에 빽빽히 적힌 글이 두 페이지의 글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끝까찌 읽었지요
                    그리고서는 눈물을 닦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눈물을 닦습니다.
                     

                    • 다미 2004-04-22 23:01:31

                      꽃향기님 뚝!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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