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류기봉 농장의 으슥한 곳에 비만한 청포도가 익는 중이다. 품종은 모른다. 30년 전부터 달밤에 검은 포도인 캠벨과 함께 몸 섞은 나무이다. 열매가 익어도 프르스름한 달빛이니까 그냥 달빛 청포도라 부른다. 익으면 익을수록 농후한 색, 맞다! 아줌마의 입술같이 농후하다. 그는 3년에 한 번 밖에 열매를 맺지 못한다. 잡종이라서 너무 잘먹고 기름기가 철철 흘려 나는 수시로 바람을 통하여 순을 들추어 운동도 시키고 잘든 햇빛으로 땀도 흘리게 하지만 자신의 의지가 없는 다이어트는 별 의미와 효과가 없다. 올해도 녀석은 3년만에 한번 청포도가 열렸다. 탐스런 포도가 백 송이가 넘게 열렸다. 다섯 송이는 내가 먹고 스무 송이는 늘 눈맞추던 열애 다방에 갖다주고 팔십 송이는 술을 담갔다. 지금 그 술을 마시고 있다. 9월 27일 밤 , 청포도 엑기스를 착취해서 먹었기 때문일까. 열애다방 애 같은, 꼭 그런 야들야들한 기집애, 달 봉긋 솟은 버드나무 하나가 긴 머리를 늘어트리고 서 있다. 바람이 분다. 버드나무가 비틀린다. 내 포도나무의 비만한 눈물도 비틀거린다.
류기봉 농장 가족 건강보험
류기봉 농장 가족, 아버지, 어머니, 아내, 아이, 포도나무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사는 가족입니다. 우리 밭 나무가족들은 건강보험료를 매달 10만원 내고 있습니다. 땅 있다 내고, 집 있다 내고, 땅에서 소득이 생긴다고 내고 차 있다고 또 내고, 사람숫자대로 내고, 어제는 나무가 풀을 깎다가 대못에 발바닥이 찔려 동네 작은 병원에 갔는데요, 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못에 찔린 부위를 소독하고 반창고를 붙여주고 주사 맞는 간단한 치료인데요. 병원비가 이만 칠천원 나왔어요. 저는 입이 딱 벌어져 따졌더니 화상 풍 치료주사는 보험에 적용이 안된 다나요. 그래도 화상 풍 치료용 주사가 이 만원이면 너무하다 싶어요. 정부는 포도 값도 못 올려주면서 건강보험료는 해마다 올리나요. 노쇠한 포도나무가 이 많은 보험료까지 다 어떻게 감당할지,
*** 저는 오늘 무료하고 심심한 하루, "자농 회원님들은 책임감 있게 글 좀 많이 올리세요".(향기님 말씀) 협박인지 사탕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모든 일에 충실해지고 싶기도 하고요. 차사랑님이 제게 주신 귀한 녹차를 낮에도 밤에도 또 풀 뽑으면서, 바로 위에 쓴 글 정리하면서도 마시니 제 몸이 지리산이 된 기분입니다. 한 달쯤이면 지리산의 나무와 곤충들이 제 몸에서 살 수 있을지. 그런데 한 가지 곤란한 것은 수세식화장실에 자주 가니 물에게 죄를 짓는 기분입니다. 차사랑님 가루녹차가 깊은 맛이 나네요. 향기도 너무 좋고요.....
쉿! 마우스를 제 아내가 감췄는데 또 찾는데는 제가 귀신이래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제 태풍 민들레양이 오건말건 차사랑님, 참다래님과 같이 신선이 되어 먹은 사찰국수 처럼 고소하네요 이 기분 이 맛,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