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밭에는 새들이 더 잘 모인다
이른봄부터 낙엽이 질 때까지 과수원 바닥이나 가지에 집을 짓고
알을 낳고 벌레를 잡아먹고 노래하며 즐기며 살고 있는데...
배알이 익어가고 포도가 익어가는 생장기에 접어들면 과일을
쪼기 시작하는 것으로 농민의 마음을 괴롭힌다.
무농약재배 과수원은 새들도 더 잘알아서 극성스러울 정도로
더욱 잘 덤벼든다. 그들이 생명에 좋고 몸에 좋은 것을
가려내는 감별력은 아마도 사람보다 뛰어나기 때문인가 보다.
나는 그래서 늘 이때만 되면 과일이 익기 시작하나보다 하고
스스로 깨닫는 것을 보면 새보다 못한가 하고 되돌아 본다.
그래도 늘 곁에서 도망안가고 노니는 꿩과 다람쥐와 토끼들
그리고 밤새 놀고 가는 고라니와 너구리들의 모여진 배설물을
보노라면 올농사일도 이제 얼마 안남았나 하고 생각하면
한해가 다시 가고 있는 현실이 아쉬어 지고 그들 모두가
애잔한 사랑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사진은 참포도농원(동지: 백이남씨)에 들어온 까투리(꿩)와
직박구리다.
꿩은 쫒으면 나가지만 직박구리는 쫒아도 요리조리 앉아
긴 부리로 하나씩 쪼으며 송이를 버리게 한다. 아마 그녀석은
다른 곳에는 이렇게 좋은 음식을 찾지 못하니 더욱 극성인가
너무 짖궂다.
이 모두가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무농약동지들이 감당해야
할 일이다. 동지들에게 오늘도 좋은 일만이 있기를 바란다.
비오는 장마에 더욱 그들의 안녕과 행복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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