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겨우 숨을 돌리고 느즈막히 자리에 앉아 고개를 내밉니다.
그날,
요일을 밝힐 수 없는 그날
숨결님과 들꽃, 별, 아이들
그렇게 모두 [산사 국악 음악회]라는 말에 솔깃하여 통영에 왔답니다.
하지만 근사한 산사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마치 개척교회마냥 개척절인 두타사에서
근사하지는 않았지만
소박하고 아늑하고 푸근하고 정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진으로 그날을 보여드릴께요.
위압적인 무대 대신에 방안에 둘러앉아 가야금 연주를 들으며
살풀이 춤도 보고
아쟁연주도 들었습니다.
순례단의 두 시인인 이원규와 박남준 님이 시낭송도 들었구요.
이 와중에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도법스님이 유일하게 아는 노래를 청해 들으려 했는데
목이 메인다고 도망가시고
수경스님의 불후의 명곡 백마강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순례단 진행을 도맡아 고생하는 권오준군의 18세 순이도 이어졌고
밤은 깊어갔고
우리는 모두 거제로 자리를 옮겨
섹스폰이 흐르는 야외무대에서
밤을 불살라 환하게 밝혀더랬습니다.
그날 밤이 본격무대였지요.
자는둥 마는둥 하고 일어나 통영의 끝자락 바닷가 수륙마을에서 명상을 하고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앗 차조심!, 진달래산천님은 작은 영상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성우는 다리가 아픈데도
순례를 쉬지 않는 스님이 대견스러워(?) 보인다는 듯 다가가고
지난 밤을 설쳐도 굴하지 않는 장한 자농 가족은
사진기 앞에서도 역시 사기 당당!
통영순례 보고대회까지도 끄떡 없이
역쉬 다시 한번 저희의 운영회원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마도 이리 또한 모든 일에 열심이시겠지요?
앞으로도 이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두 함께 생명평화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늘 지켜봐 주고 다독여 주고 격려해주는 자농 여러분,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남해로 오세요.
순례단은 지금 창원에 있습니다.
지리산생명평화결사
에 놀러와서 저도 좀 격려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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