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마아가렛 2004-06-04 15:56:57 | 조회: 7441

우리가 아팠던 만큼 성숙해졌을 겁니다, 틀림없이.


지운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기억이 다 하도록 쓰고 지우고.



그래도 떠오르는 바닷길 따라 흘러가는 돛단배야.


동백꽃 붉은 부끄러움으로 쓰고 지우는 나의 생각이야.


떨리는 손끝으로 아픔을 쓸어 내리는 백지 위에 그려지는 내 마음의 언어들이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손살이 다 벗겨지도록 쓰고 지우고.



그래도 또 떠오르는 개미지옥의 발버둥이야.


모닥불 같은 작은 분노로 쓰고 지우는 나의 아우성이야.


손톱을 물어 잡아뜯는 무의식 속에 초조함이 그려내는 내 마음의 언어들이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생명이 다 하도록 쓰고 지우고.



그러면 나의 지루한 일상은 쓸 수도 지울 수도 없을 거야.


낯선 이들이 고집하는 세상의 종말이 혹시 와도 쓰고 지우는 나의 가치야.


눈가에 하나, 둘 늘어가는 삶의 고락을 조용한 미소로 대답하는 내 마음의 언어들이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는 일이 없을 때까지.



아가야, 너는 아니.


어른들이 왜 그렇게 쓰고 지우는 인생을 되풀이하는지


그것은 아가야.
네 마음에 나무 한 그루가 있어 너와 함께 자라고 있기 때문이란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어린아이가 거목으로 성장토록 쓰고 지우고.




또 쓰고... 또 지우고.





Black Shadow / 쓰고 지우고.





『 " 쓰고 지우기만을 고집 하다보면 찢어지는 종이처럼 상처만 커질 뿐입니다."』

2004-06-04 15:56:57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노래하는별 2004-06-04 22:12:25

    마아가렛님 안뇽!  

    • 一禪 2004-06-04 16:44:22

      ㅎㅎㅎ, 마지막 달아놓은 한마디가 훨씬 마음에 드네요 ^^
      찢어지는 종이처럼 상처만 커질 뿐... 정말,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신청마감>자닮 후원자님들을 모시고 11월 19일 강좌를 개최합니다. (2) 2024-10-21 101315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259203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853045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610296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2007794
      1268 생각을 감시하라. 그것은..... (1) - 2004-08-21 4750
      1267 골프장? (4) 2004-08-20 4520
      1266 「대나눔 페스티벌 2004」에 초대합니다 (4) - 2004-08-20 5122
      1265 가슴속에 산 하나 지리산... 지리산 사진... (8) - 2004-08-20 4740
      1264 태풍 메기로 인해 피해가 없으시길.... (4) - 2004-08-20 4452
      1263 어제 말입니다!!! (14) - 2004-08-20 5015
      1262 안녕하신가요? (9) - 2004-08-19 4681
      1261 ISO 인증받은 날 (13) - 2004-08-19 5059
      1260 헌혈 (5) - 2004-08-19 4669
      1259 일간잡지 <오래된미래마을> 23호 : 체조세계챔피언 대한민국, 날강도 세계챔피언 尾국 (3) - 2004-08-19 5108
      1258 태풍 무사통과? (4) - 2004-08-19 4562
      1257 태풍경보, 주의보, 호우경보 발령 : <메기> 속보(4) (2) - 2004-08-18 4831
      1256 자녀를 리드로 만드는 10계명 (2) - 2004-08-18 5033
      1255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가을 풍경... ... (2) - 2004-08-18 6603
      1254 무화가를 찾습니다.남편이 아퍼요. (13) - 2004-08-18 5612
      1253 악양에서쬐끔 전에 도착 했어유....... (12) - 2004-08-18 5296
      1252 오늘이 글쎄 행복배님의 ??? (14) - 2004-08-18 7744
      1251 경남 일부지역 및 전남 전역에 호우경보 발령 : <메기> 속보(3) -- 예상진로도 및 특보 세부사항 첨부 (4) - 2004-08-18 5161
      1250 <일간잡지 오래된마을 22호/ 2004년 8월 17일자> 마을편지~책 마을로 나아갑니다 (4) - 2004-08-18 4952
      1249 벌써 지난 여름이 되어버렸지만 생명평화는... (11) - 2004-08-18 5224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