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균류(mycology)는 “범죄 수사(법과학)”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보조 증거로 활용하게 된다. 이를 보통 “법균학(Forensic Mycology)”이라고 부르는데 토양·식물·곤충 법과학과 함께 환경을 기반으로 한 간접증거를 제공하는 분야이다.

버섯과 범죄수사: 야생버섯의 신비(208)

버섯·균류(mycology)는 “범죄 수사(법과학)”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보조 증거로 활용하게 된다. 이를 보통 “법균학(Forensic Mycology)”이라고 부르는데 토양·식물·곤충 법과학과 함께 환경을 기반으로 한 간접증거를 제공하는 분야이다. 법균학은 균류(버섯·곰팡이)의 생태·생리·분포 특성을 이용하여 범죄 사건의 시간, 장소, 이동 경로, 사망 원인 등을 추정하는 학문이다

1. 사망 시점 추정(Post-Mortem Interval, PMI)에 도움을 준다.

사진 1:  달걀버섯 Amanita jacksonii Pomerleau 8월 8일 오후 1시 44분에 촬영한 유균 사진과 아래에 실은 하루 뒤 8월 9일 오후 12시 47분에 찍은  사진 비교
사진 1:  달걀버섯 Amanita jacksonii Pomerleau 8월 8일 오후 1시 44분에 촬영한 유균 사진과 아래에 실은 하루 뒤 8월 9일 오후 12시 47분에 찍은  사진 비교
하루 뒤 8월 9일 오후 12시 47분에 찍은 달걀버섯 사진 
하루 뒤 8월 9일 오후 12시 47분에 찍은 달걀버섯 사진 

버섯/균류는 시간에 따라 예측 가능한 성장 패턴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버섯을 보았을 때 유균인지 성균인지 또는 노균인지 알 수 있고 버섯의 종류에 따라 대체로 버섯이 돋아 노균이 될 때까지 시간이 얼마 걸리는지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시신 표면이나 주변 토양에 자라는 곰팡이나 버섯의 종류와 성장 단계를 알 수 있고 또 균사의 침투 깊이와 포자 형성 상태도 보아 알 수 있다. 

시신이나 매장 토양에 특정 버섯/균류가 언제 출현했는지를 분석하여 사망한 뒤의 경과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특정 버섯/균류가 포자 → 균사 → 자실체 단계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버섯/균류의 평균 성장 속도를 알면 최소 사망 후 경과 시간을 추정 가능하다.  예를 들면 특정 균이 시신에서 자라려면 최소 3주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망 시점이 그 이전임을 추정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이나 밀폐 공간과 같은 곤충 활동이 제한되는 환경에서는 버섯/균류가 법곤충학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사례: 영국에서 실내 사망 시점 추정 (곰팡이 성장 단계)

사건 개요: 고립된 주택에서 사망한 독거노인의 사망 시점이 수개월 차이 날 경우 연금과 상속 문제가 발생한다.

법균학적 접근: 벽지, 가구, 시신 주변에서 채취한 곰팡이 종류와 그 균사 성장 단계를 분석하기 위해 CladosporiumAspergillus 등 균류의 성장 속도 모델을 적용하여 실내 온도와 습도 기록과 대조해 보았다.

결과: 사망 시점을 기존 추정보다 훨씬 이전으로 다시 산정하여 법적 분쟁 해결에 결정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법균학이 법곤충학을 보완한 대표적 사례이다.

사진 2: Aspergillus 곰팡이균 사진. 사진출처: www.gettyimagesbank.comhttps://www.gettyimagesbank.com/view/mold-fungi-such-as-aspergillus/1324899756
사진 2: Aspergillus 곰팡이균 사진. 사진출처: www.gettyimagesbank.comhttps://www.gettyimagesbank.com/view/mold-fungi-such-as-aspergillus/1324899756

2. 시신 이동 여부 판단에 도움을 준다.

버섯/균류는 서식지 특이성이 강하다. 특정 토양, 숲 유형, 나무뿌리와만 공생하는 균류가 그 실례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어떤 종류의 버섯은 꼭 어떤 종류의 나무 밑에서만 돋는다. 송이버섯은 반드시 소나무 밑에서만 돋는다. 따라서 시신이나 의복에서 발견된 버섯/균류의 포자가 시신 발견 장소 토양의 균류와 불일치할 경우 발견된 시신은 다른 장소에서 사망한 뒤 이동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사례: 독일에서 시신 이동 여부 판단 사건 (토양·균류 분석)

사건 개요: 숲에서 발견된 시신에 대하여 피의자는 “해당 장소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법균학적 접근: 시신 피부와 의복, 신발에서 채취한 토양성 균류(spore assemblage)를 분석한 결과, 시신 발견 장소 토양의 균류 군집과 일치하지 않았다. 대신 인근 농경지 토양의 균류 조성과 높은 유사성을 확인하였다.

결과: 시신이 다른 장소에서 사망 후 이동되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피의자의 범행 은폐 시도가 드러나게 되었다. 특정 장소의 균류 군집은 곧 장소 지문(environmental fingerprint)이라는 개념이 실제 수사에 적용된 사례이다. 

3. 범죄 장소 특정에 도움을 준다.

버섯/균류는 토양 지문처럼 작용한다.  마치 미생물 지문처럼 작동하는 것이다. 신발, 차량 타이어, 삽 등에 묻은 토양 속 균류 군집(fungal community)의 DNA를 분석해 보면 용의자의 이동 경로나 범죄 현장과의 연결성을 추적할 수 있다. 균류 군집(fungal community)이란 특정한 환경, 예를 들면 토양, 숲, 식물 뿌리, 낙엽 등에 함께 살고 있는 여러 종류의 균류들이 이루는 집단을 말한다. 법균학에서 버섯/균류는 시간·장소 추적의 생물학적 지문 역할을 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면 피해자의 사망 장소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만일 시신에서 토양성 균류가 발견되면 시신이 흙과 접촉한 환경에 있었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또 만일 목재 부후균이 피부나 의복에서 발견되면 피해자는 나무, 숲, 낙엽층 근처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토양이나 범죄 현장 감식(Trace Evidence)에 도움을 준다.

사진 3: 자갈버섯속 버섯들은 암모니아 분해균이다. 자갈버섯은 동물의 배설물이나 사체가 있는 곳에서 돋는다. 시신발견의 열쇠가 될 수 있다.무자갈버섯 Helbeloma crustuliniforme(Bull.) Quel. 무 냄새가 나는 이 버섯은 공중변소 앞 잔디위에 무리지어 돋았다.
사진 3: 자갈버섯속 버섯들은 암모니아 분해균이다. 자갈버섯은 동물의 배설물이나 사체가 있는 곳에서 돋는다. 시신발견의 열쇠가 될 수 있다.무자갈버섯 Helbeloma crustuliniforme(Bull.) Quel. 무 냄새가 나는 이 버섯은 공중변소 앞 잔디위에 무리지어 돋았다.

사례: 미국에서 불법 매장지 탐지 (균류·토양 변화)

사건 개요: 실종 사건 수사 중 광범위한 숲 수색이 필요하였다. 지표상 단서가 부족한 상태였다.

법균학적 접근: 토양 샘플에서 부패 관련 균류(saprotrophic fungi)의 급증 지역을 확인하였다. 특정 균류(예: Mucor, Penicillium)의 비정상적 밀도를 발견하였고 분해 유기물에 특이한 균류 패턴을 탐지하였다.

결과: 시신 매장지 위치를 특정하고 실제 시신 발견으로 이어졌다. 균류가 “보이지 않는 부패의 흔적”을 드러낸 사례이다.

4. 사망 환경 재구성에 도움을 준다.

수사에서 말하는 사망 환경 재구성이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려는 작업이다. 시신이 어떤 장소에 있었나? (숲, 실내, 토양 위, 나무 위 등) 얼마 동안 그 자리에 있었나? 시신이 다른 곳에서 옮겨왔는가? 사망 당시 환경은 습했는가, 건조했는가, 그늘이었는가?

균류는 이런 조건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환경 조건의 ‘기록자’ 역할을 한다. 습도, 통풍, 빛, 온도 조건에 따라 자라는 버섯/균류의 종이 다르다.  

예를 들면 버섯들은 그 종류에 따라 돋는 시기가 거의 정확하다. 따라서 많은 종류의 버섯들이 돋는 시기가 다 다르다. 봄 버섯들이 있고 여름 버섯 그리고 가을 또는 추운 겨울에도 돋는 버섯들이 따로 있다. 말하자면 버섯/균류는 습도, 통풍, 빛, 온도 등 환경 조건에 따라 다른 시기에 특정 장소에서만 돋는다. 

미시 환경(微視環境, microenvironment)을 추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시환경이란 아주 좁은 범위에서 형성되는 국지적인 환경 조건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같은 숲속이라도 나무 아래, 바위 틈, 썩은 통나무 속 같은 곳을 말한다. 만일 고습도가 높은 환경을 선호하는 버섯/균류가 존재한다면 그 곳은 밀폐, 그늘, 습한 장소일 것이고, 만일 햇빛에 약한 균류만 발견된다면 그 곳은 직사광선이 없는 환경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내인지 실외인지, 매장되어 있는지 노출되어 있는지의 판단에 따라 시신이 어떤 환경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를 복원할 수 있다.

사례: 캐나다에서 피해자 사망 환경 재구성 (실내 vs 실외)

사건 개요: 시신 발견 장소와 사망 장소가 불일치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사인은 외상이며 시간 경과가 오래된 상황이었다.

법균학적 접근: 시신 기도(氣道)와 비강(鼻腔)에서 채취한 포자 조성을 분석하였다. 실외 토양성 균류이고 침엽수림에 서식하는 특이 균류가 검출되었다. 시신 발견 장소는 밀폐된 실내 공간이었다.

결과: 피해자가 실외 산림 환경에서 사망한 뒤 실내로 옮겨졌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피의자의 진술이 신빙성을 잃게 되었다. 시신에서 발견한 균류 포자가 마지막 호흡 환경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5. 독버섯 범죄, 중독 사건 수사에 큰 도움을 준다.

사진 4: 알광대버섯 Amanita phalloides,  영어이름 Death Cap사진출처: fifty clubhttps://fity.club/lists/suggestions/amanita-phalloides-identifikasjon/
사진 4: 알광대버섯 Amanita phalloides,  영어이름 Death Cap사진출처: fifty clubhttps://fity.club/lists/suggestions/amanita-phalloides-identifikasjon/

의문사나 독살 의혹에서 독극물은 중요한 증거가 된다. 광대버섯류의 아마톡신(Amatoxin) 등 치명적 독극물을 검출하거나, 사체 위(胃)에 남아 있는 내용물, 간 조직, 먹다 남긴음식 잔여물에서 버섯 독소를 분석하여 사고사인지, 자살인지, 의도적인 독살인지 판단 근거가 된다. 실제로 치명적 독성분 아마톡신(amatoxin) 중독 사건이 법정 증거로 사용한 사례가 있다.

사례: 호주에서 Leongatha Mushroom Murders 아마톡신 살인사건

사건 개요: 호주 Victoria에서 2023년 7월 피고인 Erin Patterson(50세)이 식사에 치명적인 독버섯 알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 Death Cap)을 넣어 가족 3명을 살해하고 1명을 중태에 빠트린 사건이다.

법균학적 접근: 피해자들의 소변 및 혈액 샘플의 독성물질 분석(Forensic Toxicology)에서 아마톡신이 검출되어, 중독이 사망 요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메뉴로 제공한 음식 잔재물과 폐기한 음식건조기(dehydrator)에서 아마톡신이 검출되었고 일부 유리 바이알 샘플에서 알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 DNA가 확인되었다.

결과: 법의학자들이 법정에서 아마톡신의 치사량과 독성 작용에 대해 증언하여 음식 중독이 단순 자연식중독이 아니라 명백한 독성 물질에 의한 독살이라는 것을 설명하였다. 피고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던 음식 건조기에서 알광대버섯 흔적이 나왔고, 피고가 이를 폐기한 점도 재판에서 문제되었다. 피고는 2025년 재판에서 세 건의 살인 및 한 건의 살해미수로 유죄 판결로 종신형 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은 아마톡신 중독이 균학적·법의학적 증거로 법정에서 직접 사용된 명백한 사례이다.

경고: 한마디로 독버섯은 범죄 수단으로 이용하기에는 매우 비효율적이며 법의학적으로 가장 취약한 도구이다. 왜냐하면 독버섯은 “같은 종” 또는 “같은 버섯”이라도 그 부위에 따라 독성 강도가 크게 달라 독성 성분의 농도가 불확실하여 정확한 치사량을 맞추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거기다가 치명적 아마톡신 독성의 경우 섭취 후 적어도 6-24시간이라는 증상 발현 시간이 지연되고 일시적 중상 호전을 거쳐 이 후 급격한 간부전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식중독 vs 자연질환으로 위장하기 매우 어렵고, 병원에서 독성으로 인한 간손상 패턴을 바로 인지할 수 있고 또 현대 독성학·법의학의 현대 분석기술로 곧바로 추적할 수 있어서 자연사” 또는 “우연한 식중독”이라는 주장은 그 설득력이 매우 약하여 과거와 달리 현재는 독버섯 범죄는 은폐하기 어렵다. 거기다가 법균학적으로 어떤 독버섯을 “누가, 언제, 어디서 채집했는지” 금방 역추적할 수 있는 환경적 단서 또한 많아서 독버섯을 범죄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이론적 상상과 달리 매우 분명한 한계들이 존재한다.   

6. 법정 증거로서의 한계와 가치

버섯/균류에 의한 범죄 수사의 장점은 버섯이나 균류는 환경·생태 기반의 조작하기도 어렵고 거짓말하기도 어려운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법과학적 증거가 부족할 때 강력한 보완 증거가 될 수 있다. 버섯/균류가 법과학에서 강력한 이유는 이동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장소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버섯/균류의 성장 속도를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  버섯/균류는 그것이 발생한 완경 조건에 대한 기록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버섯/균류에 의한 범죄 수사의 한계는 이 분야의 전문가 수가 매우 적다는 점과 아직 표준화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각 지역 생태에 대한 지식이 매우 중요하고 기후 변화로 말미암아 그 성장 패턴이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버섯/균류는 단독 증거라고 하기보다는 단독 증거보다는 곤충·토양·식물·DNA 분석과 함께 정황 증거로 사용된다는 점에 한계가 있다. 

7. 생태학적 관점에서의 의미

버섯/균류는 단순한 “증거 도구”가 아니며, 법균학은 단순한 수사 기술이 아니라 피해자인 인간의 죽음조차 환경과 시신의 상호작용을 기록하는 생태계의 일부로 해석하는 접근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뜻에서 법균학은 자연을 인간에게 유용한 자원으로만 보지 않고, 자연 그 자체가 고유한 가치(내재적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식하는 심층생태학(Deep Ecology) 및 식물·동물·균류·미생물 등 여러 종이 서로 얽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방식을 연구하는 생태학적 관점인 다종(多種) 생태학(Multispecies Ecology)의 관점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참고자료

* 버섯/균류와 범죄수사에 대하여
https://chatgpt.com/c/6952eb1d-4564-8328-adf0-48cf60ccdc4a

* 균류가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된 실제 사례
https://chatgpt.com/c/69557f65-5324-8329-958f-6c9a1887535f

* 아마톡신(amatoxin) 중독이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된 실제 사례
https://chatgpt.com/c/69555bae-76e0-8326-86a3-0ad908876bf0

* 자갈버섯과 범죄수사 
https://cafe.naver.com/ilovemushroom/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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