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닮

40년 전만 해도 보리 이삭이 필 무렵이 되면 식량이 떨져 가난한 사람은 끼니를 잇기가 어려웠고 심지어 굶는 사람도 많았다.

산이나 들에서 나물을 캐다가 곡식을 약간 쑤어 먹으면서 보리가 날 때까지 근근이 연명한 이 시기를 ‘보릿고개’라 한다.

그러나 이제 보릿고개는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고, 먹을 것이 풍부한 오늘날에는 영양소의 고른 섭취가 문제되고 있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이 보급됨에 따라 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반면, 비타민·미네랄·칼슘 등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하게 되는 등 영양의 과다 섭취나 편중된 섭취가 문제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는 옛날부터 ‘올바르게 식사를 하면 병들지 않는다. 병은 식사로 바로잡고, 그래도 낫지 않을 때 약을 쓰면 된다’고 하는 이른바 의식동원(醫食同源)의 사고 방식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 의학의 시조인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고 말한 것처럼, 그야말로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옛날에는 음식으로 병을 고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신체는 지난날의 식생활과 직결된다. 이를테면, 태아의 건강은 어머니의 식생활 방식에 좌우되고, 학령기의 상태는 영유아기 때의 식생활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임산부는 태아의 건강한 발육을 위해 양질의 단백질·칼슘·철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물을 섭취해야 하고, 생후 6개월 이후의 영아기에는 모유에 부족한 철분·칼슘 등의 영양소를 이유식을 통해 공급해 주어야 한다.

만 1세부터 만 5세까지의 영유아기 후반에는 심신의 큰 변화와 함께 두뇌 발육이 왕성한 때이므로 두뇌의 세포 성장을 돕는 단백질·비타민·지방 등의 영양소를 많이 섭취토록 해야 한다.

학령기에는 골격과 근육이 성장·발육하는 시기이므로 신체 구성 성분과 활동에 필요한 양질의 단백질·비타민·당질·무기질·지방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한다.

청년기 초반에는 성장 속도가 급속히 가속되므로 일생 중 가장 많은 영양을 필요로 하는 시기다. 따라서 끼니마다 영양분이 골고루 섭취되도록 균형 잡힌 식사를 생활화해야 한다.

또한 청년기 후반은 성장이 거의 끝난 시기이지만, 신체 활동이 가장 왕성하기 때문에 끼니를 거르는 등 불규칙한 식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결핵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신체 각 기관의 기능이 약화되기도 한다.

장년기에는 지나친 영양 섭취로 인한 비만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다. 이 시기의 식사는 소비 열량과 섭취 열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활동량이 많은 아침과 점심 위주로 하고 저녁은 간단히 먹으며, 지방이 함유된 식품은 되도록 피하고 단백질·무기질·비타민이 함유된 식품을 위주로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노년기에는 노화 현상을 막기 위해 과식을 하지 말고 곡류의 섭취량을 줄이는 대신, 단백질·철분·비타민 등이 들어 있는 고기의 근육 부분과 생선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균형 식사는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가장 기초적인 원칙이다. 이를 잘 이해하는 것은 그만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의 신체 기능이 원활히 유지되려면, 몸 안에 에너지가 충분히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등이 바로 그것으로 이들 영양소들은 우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힘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식품이라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의 영양소를 다 가지고 있는 단일 식품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해야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편의를 위해서 식품을 영양소의 조성이 비슷한 것끼리 모아서 다섯 가지 기초 식품군으로 나누고 이들을 매일 식사에 포함시켜 먹도록 권장해 필요한 영양소의 대부분을 음식물을 통해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구분을 다음과 같다.

● 제1군 ─ 단백질의 주 공급원：고기, 생선, 알, 콩류

● 제2군 ─ 칼슘의 주 공급원：우유 및 유제품, 뼈째 먹는 잔 생선

● 제3군 ─ 비타민과 무기질의 주 공급원：과일, 채소류

● 제4군 ─ 탄수화물의 주 공급원：곡류, 감자류

● 제5군 ─ 지방의 주 공급원：기름류, 종실류

이것을 참고로 해서 각 식품군이 골고루 포함된 식사를 하게 된다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대부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