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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초 무비닐멀칭으로 고령지 배추 재배 성공!강원, 평창 ·용석로

www.jadam.kr 2003-12-01 [ 조 ]
호밀을 이용한 제초방법으로 양배추 수확기까지 그 키를 넘는 풀을 볼수 없었다.

호밀을 재배하여 무제초에 성공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곳곳에서 보아 왔다. 그래서 호밀재배는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대안으로서만 부각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용석로 씨는 수만 평이나 되는 산중턱에 호밀을 이용한 무제초 무멀칭을 수 년째 시도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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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로씨

자연농업이 지향하는 원칙들을 100% 수용하는농사를 꿈꾸던 용씨는 그 동안 수많은 주변의 질시를 견디어 내야만 했다.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도 계속 한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실패할 때마다 더욱 진전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용석로 씨의 결연한 의지를 들어 본다.

- 신앙과 일체화된 농업에 대한 갈망

무농약, 무제초제 농사를 시도한 것은 신앙적인 배경이 컸습니다. 남들은 불가능하여도 가능한 방법이 있을 것이란 신념이 강하게 저를 붙들었거든요. 시행착오가 거듭될수록 성공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농사방법이 고령지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결국 확인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 시기를 잘 맞춰 쓰러뜨려야 효과가 커

자연농업에서는 호밀을 심어 제초효과를 높이는 것을 권장하지요. 호밀을 심어 두면 토양에 좋고, 거름 효과도 크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런데 눕혀 놓으면 다시 일어서는 문제 때문에 실패를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시기를 잘 맞추면 아주 효과가 크답니다.

저는 호밀을 10월 경에서 겨울이 오기 전에 뿌려 놓습니다. 그리고 봄에 트랙터로 쓰러뜨립니다. 위에서부터 로타리를 대고서 밀고 내려오면서 바닥에 깔리게 하는 것이지요.

호밀을 쓰러뜨렸을 때 다시 일어서지 않는 시기가 있습니다. 이삭이 영글려고 할 때인데, 그 때 한 번 쓰러뜨리면 끝납니다. 이삭이 패고 나서 고개를 약간 숙일 때면 이삭에서 물고물이 나옵니다. 알이 여물어 열매에서 흰 액체가 나올 때인데, 바로 그 때 쓰러뜨리면 호밀은 다시 일어서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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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호밀이 바닥에 깔리면서 자연제초가 실현되고 있다.

이 방법을 알아내기까지 저도 2년 동안 실패를 했었습니다. 잎이 한참나올 때 쓰러뜨리면 헛수고입니다. 밑둥을 부러뜨려 놓고 밟아 두어도 나중에 다시 숨은 가지가 나오기 때문에 실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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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지하부에는 수많은 뿌리들이 얽혀있다.

- 멸강충에도 견디어 내는 무의 새싹

3년 전, 조 회장님한테 작물에 대한 자문을 구했더니 땅이 경사져 있으므로 무농사를 하라고 권하시더군요. 그래서 자연농업에서 권하는 대로 로타리를 전혀 치지 않고 쓰러진 호밀 사이에다 호미로 땅을 파고 무 씨앗을 직접 3개씩 뿌려 두었습니다.

놀랍게도 건실하고 힘찬 싹이 올라왔습니다. 그 해는 멸강나방 피해가 엄청나 사방으로 퍼져 작물 피해가 아주 컸지요. 옥수수는 아주 전멸하다시피 했지요. 당연히 올해 무농사는 망했구나 생각했습니다.

멸강나방으로 박살이 난 밭을 거닐며 아주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바닥에 깔린 호밀잔사들은 다 먹어치웠는데 무 싹만큼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별다른 영양제도 안 주고 현미식초, 한양영양제, 미네랄A를 뿌려 준 것뿐입니다. 하여간 싹이 올라올 때 벌레가 전혀 싹에 달려들지 못했습니다. 그 시기가 6월 말이라 멸강나방이 아주 기승을 부릴 때였거든요. 아마 건강한 무 싹은 멸강충에 대해 강한 저항물질을 발산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런 경험을 거치고 나서 무도 대량으로 무농약·무제초재배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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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강충을 이겨내고 건재하게 살아 있는 무의 사진. 호밀을 깔아 초기 단계에서 제초효과를 얻어내고 그 이후에 올라오는 풀들은 무가 성장함에 따라 적당한 공존을 이루면서 커 간다.주변에 풀이 생기면 무의 생장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은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다.

- 호밀을 쓰러뜨린 후 간단한 제초작업

호밀을 쓰러뜨린 후에 간단한 제초작업을 가능한 한 빨리 합니다. 인력으로 묘와 묘 사이를 오가며 제초를 하는데, 풀이 연하게 올라와 딱 손에 잡히기 좋을 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풀도 연해 잘 뽑힙니다. 이런 식으로 2회정도 매 줍니다. 그러면 수확기에 이를 때까지 작물이 풀에 덮이는 경우가 생기질 않습니다.

- 자연농업 자재 활용으로 품질 높일 계획

건강한 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거름을 주는 시기가 중요합니다. 맨땅에 무 씨앗을 뿌리면 처음에는 싹이 노르스름하게 올라오다가 파란색으로 변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이 때가 거름의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요소와 인산칼륨 등을 섞어띄움비로 만들어 묘 근처에 뿌려 줍니다. 떡잎이 직경이 4cm 정도일 때 인산칼륨을 재차뿌려 주고, 석회는 6cm 정도일 때 뿌려 줍니다.

무는 자체에서 독소가 나와 병충해에 대한 방어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도 잘 됐고 올해도 농사가 잘 됐습니다. 담배나방이 겁났는데 기반조성을 잘 한 탓인지 피해가 없었습니다. 무농약으로 생산된 무는 때깔은 좋은데, 맛은 조금 매운 게 단점입니다. 무청도 조금 작아 보이고, 길이도 약간 짧은 듯합니다.

무 맛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앞으로는 자연농업 자재 활용을 많이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한방영양제, 아카시아 천혜녹즙, 바닷물 등을 적절히 활용해서 보다 맛 있는 무를 재배할 계획입니다.

무농사 말고 양배추도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양배추는 병충해를 막으려고 센타리스트라고 하는 비티제를 씁니다. 이 농약은 낙하산벌레 애벌레를 전멸시키는 데 효과가 아주 좋습니다. 한 번 뿌리면 벌레가 거의 없어지므로 비용은 크게 안 듭니다. 앞으로는 자연농업식 미생물제재를 직접 만들어 활용해 볼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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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의 양배추는 진디와 응애로 가득한데 바로 옆에 있는 양배추에는 전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동일한 조건하에서 재배된다 하더라도 건강한 작물이 해충에 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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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시험재배는 완전 실패다. 배추는 해충에 힘없이 점령당하고 말아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허탈한 심정이지만 이제 무와 양배추 재배 성공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면목이 좀 생겼으니 다시 한 번 더 시도를 해 볼 계획이라고 한다.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12.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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