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닮

산 마을과 바다 마을의 연계

논이나 밭을 생활의 기반으로 하는 농촌과 바다에서 사는 어촌이 다시 한 번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는 없는 것일까. 최근 수년 도후크의 농산 어촌을 방문하면서 몇 번이고 그와 같은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좁은 일본인데 바다와 산은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것만 같습니다. 제1차 산업이라고 하는 자연을 상대로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돕는 새로운 연계의 형태는 없는 것일까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미나미산리크반도의 마을에 약간의 가능성이 엿보였습니다.

따개비 바다 청소로 대두의 수량이 2배

미야기현의 가라구와 마을은 ‘숲은 바다의 연인’이라는 구호 아래에서 연안의 어부들이 14년간이나 수원지의 숲에 나무를 심어오고 있는 바다 마을입니다. 어업의 마을이라고 하나 반농 반어, 노인이나 여성들은 좁은 경지에서 농업을 하고 있습니다. 발단은 대두의 단수를 증가시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회합의 자리였습니다.

노인 한 사람이 “지금부터 30년 정도전까지는 ‘바다 청소’라고 하여 모두가 바위에 붙어 있는 따개비라는 조개를 제거하거나 모자반 등의 해조를 베어내고 그것을 밭의 비료로 해 왔다네. 효과가 좋은 비료로 대두도 지금보다 2배나 수확이 되었지. 그것뿐만 아니라 바다 청소를 하게 되면 바위에 새로운 해조가 자라서 그것을 먹이로 하는 성게나 전복 등이 증가되고 번무한 해조에는 작은 고기들의 산란하여 치어를 키우는 바다의 요람이 된다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연안 바다의 황폐와 해변 밭 지력의 쇠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던 가라구와 마을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놀라서 곧바로 30년만에 바다 청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1년째 따개비를 집어넣은 밭에서는 통상의 2배나 되는 대두 수확하였습니다. 일기가 불순했던 2년째에도 다른 밭의 1.5배나 수확되었습니다.

물론 따개비를 제거한 바위에는 김 등의 해조류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들 바다의 환경을 개선하고 동시에 밭의 지력을 개선하는 시도는 3년째인 금년이 되어서야 마을 안 팍으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금년에는 새롭게 넓은 농지를 빌려서 해변의 전통 농법을 현대화하고 그 범위를 넓히기 위한 프로젝트가 발족되었습니다.

주민만이 아니고 마을 사무소나 현의 젊은 직원 10여명이 참가하여 바다의 청소작업은 물론 토양검사나 비료의 성분분석 등의 과학적 뒷받침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실천 데이터를 근거로 하여 본격적인 ‘바다 비료센터’를 만들 계획입니다.

일본이나 유럽에서도 해조는 원래 밭의 비료였다.

특히 반농 반어가 기본인 일본의 어촌에는 어느 포구에나 해조 채취선이 있으며 채취한 해조는 그 지역뿐만 아니고 멀리 농산촌까지 운반되었습니다. 바다는 단순히 고기만을 잡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명치 초년의 ‘수산사항 특별조사’라는 자료에 의하면 일본 해산물 판매 종류의 20%는 ‘바다 비료’였습니다. 정어리 등의 어박과 함께 인산이나 칼륨비료가 풍부한 바다의 비료는 일본 농업을 단단하게 지탱해 왔었습니다.

그것을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은 어선의 대형화로 원양어업이 발달하면서 근해에서 멀어진 것과 화학비료의 보급 때문 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화학비료성분과 생활폐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연안은 황폐되어 버렸습니다. 미야시다씨의 <해조>(法政大出判)라는 책에 의하면 해조비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은 서구라고 합니다. 아일랜드나 영국 북부 해안에서는 감자, 곡류, 채소, 사과의 비료는 해조로, 캬베쓰 재배에는 해조 이외는 사용하지 않는 지방도 있으며 그 때문에 비료용 해조를 양식까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농업국인 프랑스에는 백년 전까지만 해도 해조비료 난획 방지법률까지 있었으며, 19세기의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는 비료의 40%가 해조류였다고 합니다. 바다가 세계 농업과 깊은 관계 속에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밭과 바다의 합체(合體) : 시 푸드 카레

‘잘못을 알게 된 사람부터 행동을 !’,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가라쿠와마을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가라쿠와에서는 지금도 나이 많은 분들이 따개비나 해조를 사용하여 채소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수확되는 양파, 당근, 감자는 특히 맛이 좋습니다.

그러나 어협은 있으나 농협이 없는 가라쿠와에서는 이와 같은 채소를 유통시키는 조직이 없습니다. 맛 좋은 해변의 야채를 보급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 생각 끝에 그 채소와 그곳에서 잡히는 생선을 조합한 시 푸드 카레를 개발하였습니다.

우선은 마을에서 제일가는 특산품인 굴을 잔뜩 넣은 굴 카레를 우쯔리히파크라는 관광 레스트랑에서 제공하였는데 대단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가리비, 모시조개, 넙치, 가자미, 오징어, 쥐노래미, 문어 등 가라쿠와의 바다에서는 1년 내내 계속해서 바다 먹거리가 올라옵니다. 할아버지가 걷어올린 바다의 행복과 할머니가 바다의 비료로 키운 채소를 ‘시 푸드 카레’라는 식품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새로운 특산품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유기질 퇴비에 부족하기 쉬운 인산과 칼륨, 바다의 비료에는 풍부

물론 가라쿠와의 사람들의 꿈은 그것으로는 끝나지 않습니다. 이웃 현의 야마가타의 나가이시가 추진하는 가정의 음식물쓰레기의 퇴비화에 의한 순환형 농업인 레인보프렌을 참관하고 느낀 바가 있어서 우리 마을에도 마을 주민이 모두 참가하여 바다 청소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좋은 토양이 좋은 작물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가이시의 농가에도 고민은 있었습니다. 유기질 퇴비는 있어도 인산과 칼륨비료가 부족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인산질 비료는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입니다. 우리 가라쿠와에는 인산과 칼륨을 만들어 내는 조개나 해조가 많이 있기에 언젠가는 바다를 새롭게 볼 수 있는 ‘바다 비료센터’를 만들어 반드시 나가이시의 레인보프렌과 이상적인 제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바다와 산의 교류’에 대한 꿈이 부풀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멀어져 버린 일본의 어촌과 농산촌. 앞으로는 긴밀히 연결되어 더욱 좋은 사회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시작한 지 겨우 3년입니다만 여러분 가까운 바다와 산에서 시도해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출처 : 結城登美雄씨 <현대농업> 670호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4 07:41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