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 개방 시대를 앞두고 국내 벼농가들의 시름이 깊다. 이런 가운데 특화된 브랜드쌀을 생산해 쌀 소비를 촉진시킴은 물론 농가소득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곳이 있다. 전남 장성 삼서농협은 자운영과 쌀겨, 우렁이를 활용한 친환경농법으로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고, 쌀의 브랜드화에도 성공을 거두었다. ‘자운영 쌀‘, ‘꿈의 쌀‘이 바로 그것이다.

선조들이 옛날부터 해오던 농사법

자운영을 이용해 쌀농사를 짓는 농법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해 온 농사법으로, 거기에 여러 가지 기술적인 면을 보완하였습니다.

저희 농협에서는 1996년부터 해오고 있으며, 현재 시행농가는 220농가에 100ha 규모입니다. 자운영 쌀은 1999년 정부로부터 품질인증을 받았고, 정부가 미질개선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자운영 쌀에 대해 인지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농협에서는 ‘자운영 쌀‘과 ‘꿈의 쌀‘ 두 가지의 특화된 브랜드로 E마트나 홈플러스 등의 대형 할인점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일반미에 비해 30%이상 비쌉니다.

자운영농법은 무엇보다 제초효과가 크고, 화학비료는 거름 이삭 정도로 대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운영 씨앗은 일본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데, 1998년에 농림부 20대 과제사업으로 자운영농법이 선정되면서 농민들에게는 자운영을 비롯한 기타 영농자재들의 구입비를 90%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자운영 쌀은 수확은 일반미에 비해 조금 더디지만 수확량은 10% 정도 많습니다. 그리고 기후조건상 대전 이남 지역만 재배가 가능한 한계도 있습니다.

자운영 파종 및 토양기반 조성 방법

자운영 씨는 벼베기 이전인 매년 8월 하순부터 9월 하순 사이에 뿌립니다. 논이 마르면 발아가 안되므로 바닥이 축축할 때 뿌려야 합니다. 10월 중순이면 파랗게 싹이 나오고, 겨울이면 보리처럼 들판을 파랗게 뒤덮습니다. 봄에 피는 자운영은 꽃도 무척 아름다워 꽃축제도 열리지요. 자운영 떡이나 자운영 술도 만들어 환경농산물 판촉 행사도 벌이고, 자운영 꽃 사진 콘테스트 등도 엽니다. 도시사람들을 초청해서 하는 이 행사는 환경농업을 알리고, 자운영 쌀을 홍보하는 자리가 됩니다.

자운영은 5월 하순이 되면 저절로 죽습니다. 그러면 그대로 땅을 갈아엎은 다음 논에 물이 10cm 정도 되도록 담수를 합니다. 자운영은 그대로 거름이 되는 것이고, 이어 이앙을 합

니다. 갈아엎은 자운영에서는 유기산 같은 분해효소들이 나오는데, 이것들이 공기를 잡아끌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해져서 잡초가 싹트는 것을 억제시켜 줍니다. 제초 효과는 한 마디로 탁월합니다. 제초제를 전혀 쓸 필요가 없습니다.

토양기반 조성을 위해서는 봄에 경운하기 전에 참숯을 평당 500g씩 뿌려줍니다. 참숯가루는 농약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미생물들이 서식할 공간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미생물을 배양한 마그네슘 비료와 쌀겨·깻묵·어분 등을 배합해 만든 미생물발효 비료를 시비합니다. 이외에도 목초액은 생육전반에 걸쳐 단계별로 12회 이상 엽면시비를 합니다. 초기에는 700배, 중기에는 500배, 후기에는 300배로 희석해서 사용합니다. 그리고 천연칼슘은 교대기 이후에 줍니다.

이런 식으로 토양기반조성을 하면 벼의 생육이 왕성해 병충해에 강합니다. 지난해에는 도열병 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쌀겨·왕우렁이농법도 병행

저희는 쌀겨농법도 병행합니다. 쌀겨농법은 무엇보다 땅의 활력을 높이는 데 아주 좋습니다. 쌀겨농법은 쌀겨와 미숙 유기물들을 표층에 뿌려 발효시키는 것으로, 퇴비를 주지 않고도 땅을 비옥하게 만들 수 있지요.

쌀겨를 기폭제로 하여 미숙 유기물과 흙을 먹어 번식하는 미생물들은 각종 유기성분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먹이가 부족하면 스스로 분해돼 체내에 축적한 아미노산과 지방산·당·미네랄· 비타민 등을 방출하게 되므로 토양이 아주 빠른 속도로 비옥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쌀겨농법은 제초에도 타월한 역할을 합니다. 쌀겨는 보통 모내기 1주일 후에 뿌리는데, 그러면 물위에 피막을 형성해 광합성을 차단하게 되므로 잡초의 발아를 억제하게 되어 제초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는 제거할 수 없으므로, 왕우렁이 농업을 병행하거나 손으로 뽑아냅니다.

기능성 쌀의 연구 개발도 활발히 진행

쌀소비를 촉진하기 위하여 저희 농협에서는 기능성 쌀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있습니다. 현재 진행하는 것 중에서 ‘중국137호’는 씨눈이 3배 정도 큰 품종으로, 가가(gaga)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환자들에게 특히 좋습니다. 그리고 ‘LGC1’은 단백질의 흡수를 줄여주므로 만성심부전증환자한테 유용하지요. 기능성 쌀 시장은 현재 전체의 몇 %대에 지나지 않으나 앞으로는 시장이 커질 것이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백진주’는 찰기가 있고 밥맛이 좋아 초밥용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성 쌀들은 앞으로 국내 쌀소비 시장을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봅니다.

정리/사진 ·: 최익근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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