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용의 역사와 최신 연구결과 요약
자연산 잎새버섯 |
Alan E. Bessette, Dianna G. Smith & Arleen R. Bessette, Polypores and Similar Fungi of Eastern and Central North America, Austin: University of Texas Press, 2021, 이 책 말미에 실려 있는 부록(Appendix D)에 보면 “다공균 버섯의 의약적 이용”(“The Medicinal Use of Polypores”)라는 글이 있는데 다공균 버섯의 의약적 이용에 대한 간략한 역사와 최신 연구 결과를 요약해 놓았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오늘은 그 서론 격으로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향과 약용버섯이 현대 의학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를 알아보자.
차가버섯은 자작나무에 돋는다. 중국 전통의학(TCM,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
그뿐만 아니라 건강은 계절, 천문, 지리, 의식행사(儀式行事)와도 크게 관련이 있는 복합 체계에서 바라본다. 이 모든 것들을 복합적으로 이용하여 강장제와 환약으로 만들어 통증, 피로, 심신의 스트레스, 피부발진, 생리불순, 불임 치료에 사용한다. 서양 사람들이 믿기 어려운 이색적인 약제들은 코뿔소의 뿔, 코끼리 상아, 사슴뿔(녹용), 해마, 호랑이 성기, 두꺼비 분비물, 상어 지느러미, 천산갑(穿山甲, 몸 위쪽이 딱딱한 비늘로 덮여 있고 긴 혀로 곤충을 핥아먹는 작은 동물)의 비늘 등등이다. 이러한 약제들은 옛날에 주로 지배계급의 귀한 약제로 인정되어 이들의 강장 무병장수와 노년에도 자식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해준다고 믿었다. 약초, 산나물 들나물, 곤충, 나무껍질, 나뭇가지 등등 전쟁 때나 흉년에 생명을 연장해 주는 귀한 것들이다.
저령 |
21세기 초반인 현재 중국 정부는 농촌 사람들의 의료를 위해 현대의학 훈련을 받은 의사들의 부족을 보충하려는 의도로 중국 전통의학 이론들을 현대 과학화하려고 힘쓰고 있다. 예를 들면 주술(부적 따위)을 미신이라 하여 제한한다든지 인간이나 동물들의 배설물 같은 의약적 가치가 의심되는 것들을 골라내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전통의학 훈련을 받은 한의사들은 현대 의학 이전에 사용하던 처방이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옛날 처방과 현대 의학 처방의 일치하는 부분들을 조사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만든 의약품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현대 화학 의약품보다 더 나은 자연 의약품이라 하여 전 세계적으로 손쉬운 대체 의약품으로 널리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더하여 최근 중국 정부는 이들 전통 의약품의 효능에 대하여 최근 새로 발견한 사실들을 높이 평가하여 책으로 출판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래서, 특히 중국 전통의학에서 사용해 온 약용버섯에 대한 세 권의 책이 출판되기에 이르렀다. 즉 劉派, 中國用眞菌, 山西人民出版社, 1974(초판), 1984(3판); 建浙외 4명, 중국약용진균도감, 중국 과학출판사,1987; 그리고 吳 等, 中國藥用眞菌, 2013 등 세 권이다. (영어로 된 책 저자이름과 책명을 중국어로 알려 주신 분은 버섯 우표 전문 수집가이신 선융 임정부님이시다.) 2015년 현재 850종의 버섯들이 효험이 있는 약용버섯이라고 하며 그 가운데 항암작용이 있는 버섯은 331종(61%)이나 된다고 한다.
중국 연구자들은 모든 과학 분야에 괄목할만한 연구 진전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의학, 유전학, 물리학, 화학, 버섯학(균학) 분야에서 큰 진전을 보고 있다. 훌륭한 중국 연구논문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 연구 학술지에 발표되고 있다. 1980년대로부터 21세기 초엽인 지금까지 의학 연구 발전을 위해 두 단계로 된 체계가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산당 당원 가운데 일류 대학에서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들이 뽑혀서 의학 연구의 높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수준 높은 도시 병원의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당원이 아니고 이류 대학 출신 가운에 일류 대학 출신과 같은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중국 전통의학을 현대화하는 연구원으로 또는 한의사로 발탁된다.
일반적으로 중국 전통의학 연구원들은 좀 덜 엄격한 훈련을 받지만, 전통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찾기 위해 한의학을 현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민속 대체의학에 관한 논문들을 받아주는 학술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러한 학술지들은 논문 출판 기준이 덜 엄격한 경향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버섯이 많은 질병을 치료해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바로 이러한 학술지에 실린 예비연구의 유망하다고 보는 결과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약용버섯이 인간의 암을 고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대체로 실험실에서 그 효능을 관찰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약용버섯 효능에 대한 첫 단계일 뿐이다. 때때로 제 1단계 동물실험과 제2단계 제한된 병원 입원 환자들에 대한 비공식적 임상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에 대한 실험 결과도 임상시험을 위한 생체 의학 실험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약용버섯에 대한 수용할만한 3차 4차 시험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구름송편버섯(운지, 구름버섯) |
현재 미국 병원에서는 기존 의학 치료법과 함께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보완의학 또는 그 둘을 종합한 통합 의료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병원들은 아직까지 한약, 약용버섯 또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대체 의료 행위를 행하는 사람들이나 수용하는 다른 처방이나 치료를 기존의 표준 의학적 의료를 대체하는 것으로 권장하거나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왜냐하면 인간 질병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 엄격한 과학적 임상시험을 거친 입증된 효능이나 안전성에 대한 믿을만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적당한 운동을 비롯하여 맛사지, 섭생, 침과 함께 중국 전통의학 치료는 심신안정 및 병후 회복을 돕기 위해 사용된다. 중국 한국 일본 및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수술이나 입원이 필요한 급성 질병 치료를 위하여 현대 의학과 병행하여 부가요법으로 약용버섯 제제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전통의학의 장점은 균형 잡힌 식이요법과 심신 안정을 위한 호흡법과 함께 과식 과음 흡연을 피함으로써 좋은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려는 데 있다고 하겠다.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이 공존하는 것이다. 전통의학은 가벼운 건강 문제나 일반적인 웰빙이나 질병 예방을 위해 선호한다. 그러나 비용이 비싸서 그렇지 현대의학적 치료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의약품으로 사용 가능한 약용버섯들 가운데 가장 많이 연구한 버섯들은 잎새버섯, 차가버섯, 저령, 구름송편버섯(운지), 불로초(영지) 등이다. 이 버섯들과 함께 동충하초, 노루궁뎅이, 표고, 느타리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 약용버섯들은 “수퍼 의약품” 또는 면역력을 강화해 주는 “기능식품”이라고 부르면서 감기, 노화, 탈모, 불임, 발기부전, 비만, 당뇨, 암, 치매와 같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자연산 불로초(영지) |
그렇다면 도대체 약용버섯에 어떤 성분이 의약적 효능을 가져오는 것일까? 버섯 안에는 키틴질 베타-글루칸과 그 밖의 생활성 성분 같은 수많은 다당류(polysaccaides)가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흔히 식품 산업에서 사우어 크림, 빵에 바르는 치이즈, 냉동후식, 샐러드드레싱 같은 식품들에 첨가하는 물질이다. 베타-글루칸은 당분으로서 식물, 박테리아, 이끼류의 세포벽에도 들어 있는 물질이다. 많은 글루칸 성분은 면역력 반응과 항산화, 항바이러스, 항균작용을 일으켜 쾌속한 상처 치유를 돕는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신체기능의 이상 장애, 이를테면 HIV/AIDS, 만성피로증후군, 천식, 다발성경화증, 라임병, 폐 감염, 화상, 구내염, 궤양성 장염, 질염, 과민성대장증후군, 류머티즘성 관절염, 이염, 마른버짐, 당뇨병, 심신 스트레스, 간장병 등 많은 질병 치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압을 내리는 데도 유용하다. 다당류 가운데 어떤 것은 체내 외 검사에서 대식세포 활성화를 유도하고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써 종양, 당뇨, 간염에 대한 긍정적인 생물학적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이 성분들이 환자들의 쇠약한 몸의 방어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현대의학 약품들과 함께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다.
자 그러면 앞으로 계속하여 잎새버섯, 차가버섯, 저령, 구름송편버섯(운지), 불로초(영지) 등 약용버섯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를 요약해 보기로 하자. (계속)
참고자료:
Alan E. Bessette, Dianna G. Smith & Arleen R. Bessette, Polypores and Similar Fungi of Eastern and Central North America, Austin: University of Texas Press, 2021, 이 책 말미 부록(Appendix D) “다공균 버섯의 의약적 이용”(“The Medicinal Use of Polypores”).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1.11.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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