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균류가 농업 구하기, 정신 질환 치료 약 개발, 건축 자재의 혁명, 지구 환경정화 작업, 친환경 자동차 시트 개발을 돕는다.
![]() |
사진 1: 균사, 균사체, 균사속 껍질이 벗겨진 통나무 위에서 볼 수 있는 균사 또는 균사체의 덩어리. |
또한 많은 균류는 현미경으로 보아야만 볼 수 있는 지극히 미세하다. 야생에서 버섯이 돋는 것을 볼 때 우리는 번식을 위해 포자를 생성하는 버섯이라는 유기체의 자실체만 보게 된다. 자실체 외에 나머지는 '균사'라고 하는 균류 실의 덩어리인 균사체 형태로 시야에서 가려져 있고 나무나 흙 속의 영양분을 찾는다. 미세한 균류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강력한 현미경이 생기고 나서야 우리는 균류의 신진대사를 이해하고 마침내 균류의 서식 영역이 실제로 얼마나 광범위한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균류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미생물 군집(microbiomes) 안에 존재하며 심지어 대기 중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균류는 주로 토양과 식물 속에 서식하면서, 숲과 들판 생태계의 건강, 영양소의 재활용, 탄소 격리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 존재인 것이다. 균류는 자연에서 수많은 임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진화한 분자는 기후 위기와 같은 세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많은 학자들이 우리의 미래는 균류에 달려있다고 한다.
![]() |
사진 2: 균류(버섯)가 숲의 건강한 모습을 선사한다 |
아마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우리가 식물을 바라볼 때 동시에 균류도 바라보는 것이기도 하다. 땅 위에 있는 모든 식물들의 뿌리 세포가 균류의 실처럼 생긴 균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엽록소가 없는 버섯이나 균류는 당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식물이 만든 당을 공급받고, 그 대가로 버섯은 식물에 수분과 여러 영양소를 공급해 준다. 그래서 염분 침수, 가뭄, 고온과 같은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 조건에서도 식물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식물이 가뭄에 노출되면 자유 라디칼과 항산화제의 불균형으로 말미암는 산화 스트레스로 고통을 당하고 그 결과 식물의 세포가 손상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식물은 스트레스의 영향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화학 물질을 생산하지 못한다. 그 대신 식물의 세포 사이에 사는 내생균(endophytic fungi)이 식물의 산화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 화학 물질을 생산해 주어 식물을 살린다. 내생균은 수분이 지나치게 많거나 반대로 극심한 가뭄 가운데서도 식물이 수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돕고 마찬가지로 극심한 열이나 염분 노출 상황에서도 식물들이 견뎌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식물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내생균을 숙주 식물로부터 채취하여 작물 식물에 접종해 주면, 지구 온난화 상황 가운데 있는 작물이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면 최대 65°C의 토양 온도 속에서 극심한 비상 상태에 빠진 잔디 풀도 잘 자랄 수 있게 돕는 균류를 비슷한 온도의 더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토마토에 접종해 주면, 토마토도 열매를 잘 맺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버섯이 정신 건강 치료에 변화를 가져온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새로운 정신과 치료용 신종 약물이 없었다.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약물은 1950년대에 개발한 약물의 차세대 버전(next-generation versions)으로 단지 그 효능을 개선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신종 정신과 약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가장 유망한 약물 가운데 하나는 버섯에서 유래한 약물이다.
50년 전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실로시빈(psilocybin)과 LSD가 여러 다양한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하여 집중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이 연구는 놀라울 정도로 유망한 것이었지만, 이 약물들이 1960년대의 시끄럽고 반체제적인 청년 문화에 스며들면서 마약으로 간주하여, 이 약물을 다루려는 과학자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급기야 1968년 유엔은 세계 국가들에 실로시빈과 LSD를 금지하라고 촉구하였다.
![]() |
사진 3: 소똥환각버섯 Psylocybe xeroderma Huijsman |
실로시빈 성분은 뇌 안의 특정 신경 경로를 억제하고 다른 신경 경로를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가 외상적 경험을 반복 재생하는 고정된 사고 패턴을 방해한다. 실로시빈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지속적인 항우울 및 항중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도록 돕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를 통하여 정부에서도 예의 주시하는 동시에 환자들도 마찬가지로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마약성 LSD와 실로시빈은 국가에 따라 법으로 금하는 약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물질을 소지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 되기에 법으로 허용하는 의사의 처방 없이 습득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버섯이 건물과 제품 디자인에 혁명을 일으킨다
가볍고 다재다능한 포장재인 폴리스티렌 포장 칩(polystyrene packing chips)은 상자의 공간을 채워 운송하는 도중 귀중한 물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사용하지만 생분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균류로 만든 칩으로 대체한다면 깨지기 쉬운 도자기를 보호하는 일에 폴리스티렌 포장 칩과 똑같이 효과적이고 사용한 뒤에는 생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퇴비 통에 버릴 수도 있다. 버섯 또는 균류로 만든 칩은 친환경적인 포장재인 것이다.
버섯 또는 균류는 제품 디자인과 건물 부품인 건축 자재를 위한 지속 가능한 친환경적 소재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 잠재력은 버섯의 영양기관인 가는 실 네트워크로 구성된 균사체를 원하는 모양이나 크기로 키운 다음 가마에서 구워낼 수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 결과 구조적으로 완벽한 강하고 가벼운 소재가 되어 내가 원하는 대로 부드럽게 또는 딱딱하게 만들 수도 있다. 거기다가 버섯을 키우는 데 사용하는 식량원(food source)은 최종 제품에 내화성(耐火性)을 추가해 줄 수도 있다.
버섯이나 균류를 소재로 탐구한 미국의 최초 회사는 Ecovative 였다. 이 회사는 Dell 컴퓨터 회사의 포장재로부터 Stella McCartney 패션 디자이너를 위한 인조가죽과 같은 직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버섯 즉 균류를 재배하여 그 균사체를 가지고 부드러운 폼(foam) 대체품, 벽돌, 건축용 합판(particleboard), 전기 회로 기판, 내화성 단열재 및 꽃병, 의자, 램프 갓, 심지어 슬리퍼와 같은 가정용 물건을 생산하였다.
버섯 곧 균류가 지구를 정화한다
버섯이나 균류는 식물처럼 엽록소가 없으므로 영양소를 얻기 위하여 길고 가는 균사를 죽은 나무나 땅속 유기물 안으로 내 뻗는다. 그런 다음 버섯 세포에서 소화 효소가 스며 나와 유기물을 분해하여 탄소, 인, 질소 및 물과 같은 영양 분자를 흡수한다. 이렇게 복잡한 분자를 더 간단한 분자로 분해하는 균류의 특성을 적용함으로써 지구 다시 살리기 즉 마이코레디에이션(mycoremediation)의 주안점이 되고 있다.
![]() |
사진 4: 덕다리버섯 Laetiporus sulphureus(Bulliard: Fries) Murrill. 이 버섯은 부패방지를 위해 화학약품으로 처리한 전봇대나 기차선로 침목에도 돋아 분해하기 어려운 화학약품이나 독극물도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기본적으로 탄소를 기반으로 한 산물은 모두 버섯 또는 균류의 먹잇감이다. 버섯이나 균류는 자연물과 함께 진화하여 자연물을 분해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제 버섯이나 균류는 그 동일한 방법으로 플라스틱도 분해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연구자들은 폴리우레탄(polyurethane)을 몇 주 만에 분해할 수 있는 토양 균류를 발견하였고 또 비슷한 능력을 갖춘 다른 균류 종도 발견하였다.
이러한 균류를 현장에서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새로운 접근 방식이 있다. 캐나다의 연구자들은 캐나다의 아타바스카(Athabasca) 오일 모래 폐기물에서 자라는 민들레 뿌리에 사는 균류를 발견하였다. 이 균류를 다른 식물 뿌리에 옮겨주었더니 이 균류는 다른 식물에 초능력을 부여하여 오염된 토양에서 살 수 있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토양을 정화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벤즈 자동차 회사는 버섯으로 자동차 시트 개발
고급 자동차 내부의 가죽 시트는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가죽은 화학 물질 냄새도 나고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최근 들어 동물 학대 없는 "비건" 인테리어를 선호하면서 대체 가죽을 선택하였다. 그런데 현재 비건 가죽의 대부분은 폴리우레탄이나 PVC 코팅을 한 합성 직물로 구성되어 있다. 비닐처럼 보이는 데다가 자연 친화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Mercedes-Benz 자동차 회사는 비건이 되기 위한 여러 가지 새롭고 지속 가능한 시트 옵션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버섯을 이용한 시트 개발이다.
숲 바닥에서 볼 수 있는 버섯은 균류 균사체에서 발생한 것이다. 균사체는 섬유질 뿌리 시스템으로 유기물 분해를 도와 식물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재생 에너지로 가동하는 수직 농업 시설에서 균사체에 톱밥과 유기 물질을 공급하면 발포 고무(foarmy)나 마시멜로 같은 자재를 단 2주 만에 수확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그 자재를 친환경 화학 원리를 사용하여 시트 형태로 만들어 가공한다. 일부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물질인 가소제(plasticizers)는 내구성을 보장하지만, 그러나 이 구멍 뚫린 시트를 끼워 넣은 버섯 기반 시트는 바이오 기반이라는 인증을 받았고 가죽처럼 보이는 동시에 가죽처럼 느낄 수도 있다.
휴대용 독성검사 장비(portable test kit) 개발
농업연구서비스(Agricultural Research Service, ARS)의 과학자들이 몇 분 만에 가장 치명적인 독버섯의 독을 탐지해 낼 수 있는 간단한 휴대용 독성검사 장비(portable test kit)를 개발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100명 이상의 사람이 독버섯을 먹고 사망하며 수천 명의 사람들이 긴급 의료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버섯 독소는 아마니틴(Amanitin)이라는 독성분이다.
흔히 야생 버섯을 처음 시식할 때 반드시 그 시식하는 버섯 한 개를 남겨두라고 한다. 만에 하나 독버섯일 경우 그것을 병원 가지고 가서 어떤 독버섯의 독성 중독인지 바로 알아내어 의사들 진단에 큰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 현재 아마톡신 중독에 대한 병원의 임상 진단 검사 장비는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독성 검사 장비는 쌀알 크기만 한 독버섯 샘플에서는 물론 독버섯을 먹은 사람의 오줌에서도 단 10분 안에 아마니틴 독성분을 확인해 낼 수 있다한다. 만일 생독버섯 샘플 없이 환자의 오줌에서 아마니틴 독성을 조기에 발견해 낼 수만 있다면 의사가 진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개도 버섯을 마구 먹기 때문에 이 독성 검사 장비는 개 오줌에서도 독성분을 확인해 낼 수 있다. 이 독성 검사 장비 개발에 참여한 ARS 미생물학자 캔데이스 베버(Candace Bever)는 주로 식용 버섯을 대상으로 독성검사 장비를 개발하였는데 운 좋게도 이 검사 장비는 오줌에서도 독성을 감지해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베버는 캘리포니아 올버니에 있는 식인성(食因性) 독소 탐지 및 예방 연구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참고자료 출처:
* Mercedes Expands the Vegan Car Interior Menu to Cactus, Mushrooms, and Beyond, American Mushroom Institute
https://www.americanmushroom.org/news/2022/05/30/ami/mercedes-expands-the-vegan-car-interior-menu-to-cactus-mushrooms-and-beyond/
* Eugenia Bone, Science Focus, Mushroom Magic: 5 Ways Fungus-Based Technology Will Change the World, American Mushroom Institute, May, 2022
https://www.americanmushroom.org/news/2022/05/23/ami/mushroom-magic-5-ways-fungus-based-technology-will-change-the-world/
* Simple, portable test can detect poisonous mushrooms in minutehttps://www.news-medical.net/news/20200219/Simple-portable-test-can-detect-poisonous-mushrooms-in-minutes.aspx
* 균사, 균사체, 균사속
https://cafe.naver.com/ilovemushroom/1414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5.06.01 07:01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