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종류의 효소(enzyme) 결핍으로 인해 당뇨병과 유사한 증상이 유도될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의 모리스 번바움(Morris J. Birnbaum) 연구팀에 의해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6월 1일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Akt2란 효소를 발현시키는 유전자를 제거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과 2형 당뇨병(type 2 diabetes)과 유사한 증상이 유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kt2 효소가 인슐린-자극성 포도당 운송 신호 전달 기능(insulin-stimulated signaling of glucose transport)을 갖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지금까지 발표된 Akt2 효소 관련 논문에서 포도당 운송과 관련된 효소의 기능을 긍정하는 논문과 부정하는 논문이 혼재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번바움 연구팀은 모든 Akt2 효소 활성을 제거 당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실험을 통해 Akt2 효소의 정확한 기능 규명을 시도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Akt2 효소의 기능이 완전히 결핍된 쥐는 정상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혈당량이 정상 보다 약간 높은 특성을 나타냈다. 이는 당뇨병 증세가 유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혈당량 증가의 원인을 찾은 결과 췌장(pancreas)의 부적절한 인슐린 생성으로 인해 실험용 쥐의 혈당 수치가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쥐의 췌장을 조사한 연구팀은 인슐린-생성 세포의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발견했는데 2형 당뇨병 특성이 인슐린 저항성을 보상하기 위한 기작으로 이와 같은 결과가 얻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췌장세포 외에 근육세포에 대한 조사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근육세포의 인슐린-자극성 포도당 흡수 기능에 부분적인 결함이 생긴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인슐린에 대한 반응으로 간에서 생성되는 포도당의 양을 측정하는 실험도 시도했는데, 이를 통해 간의 Akt2 효소 기능이 제거된 쥐의 경우 인슐린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간의 포도당 생산이 줄어드는 것을 밝혔다. 더구나 쥐의 세포조직이 인슐린에 반응해 더 적은 양의 포도당을 소비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인슐린에 의해 간의 포도당 생산을 저해하는 신호 전달 경로(signaling pathway)를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시 말해서 Akt2란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당뇨병과 유사한 증상이 유도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단 하나의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당뇨병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이와 같이 단 한 종류의 효소 결핍으로 인한 당뇨병 유발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사례는 없었다.

번바움 연구진은 후속 연구의 일환으로 근육과 간, 지방 등의 세포조직에서 Akt2 효소 활성을 특이적으로 차단할 경우 이들 세포조직의 인슐린 신호전달에 어떤 변화가 유도되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보강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Akt2 대사 경로에 동반하는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실제 당뇨병이 유발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도 계획 중이다.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EurekAlert (http://www.eurekalert.org/releases/hhmi-loe053101.ht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4 13:14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