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의과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구리가 엽산(folic acid) 보다 태아에게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6월 5일자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지의 발표에 따르면, 구리를 세포 안으로 받아들이는 Ctr1이라는 단백질은 쥐의 정상적인 배 발생(embryonic development)에 필수적이다.

Ctr1유전자가 효모의 구리 수송에 관여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포유류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쥐나 사람이나 Ctr1의 유전적 구조나 기능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사람의 배 발생에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데니스 J. 디엘(ennis J. Thiele) 박사는 최근 초파리와 쥐, 사람 세포에서 Ctr1 구리 수송 단백질을 발견, 유전자 서열을 규명했다. Ctr1은 세포막을 통과해 구리를 운반하는데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에 여러 종에 걸쳐 서열이 잘 보존되어 있다.

Ctr1은 구리가 세포막을 통과하는 동안 구리를 호위하는 역할을 하고, 그 다음 최소한 세 가지 정도의 다른 단백질에 구리를 넘겨준다. 워싱턴 대학 연구진이 이런 세포 내 구리 전달에 관여하는 세 가지 단백질 중 하나인 ATOX1의 역할을 이번 PNAS지에 발표했다.

구리는 세포 안의 필수적인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아주 중요한 미량 원소다. 구리가 없으면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고 철을 대사하거나 유리기(radicals)를 해독하지 못한다. 또한 혈관이 자라지 못하며 근육 수축을 조절하는 뉴로펩타이드(neuropeptides)를 합성하지 못하게 되고, 피부에 탄력을 주는 콜라겐(collagen)도 만들지 못하게 된다.

구리 부족은 특히 어린이나 태아에게 치명적이다. 멘케 병(Menkes disease)이라는 유전적 결함을 가진 아이의 경우 구리가 장 세포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다른 구리 필요 효소들이 구리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 윌슨 병에 걸린 경우에는 간경변이 일어나고 신경이 퇴화된다.

디엘 연구팀은 사람의 신장 세포에서 Ctr1 유전자가 발현되면 구리를 받아들이는 양이 30배나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연구팀은 유전 공학 기술을 이용해 Ctr1 유전자의 대립 유전자(alleles) 중 하나가 없는 녹아웃 쥐를 만들었다. 이런 이형 접합체(heterozygous) 쥐는 정상인 것처럼 보였고 행동했지만, 뇌와 비장(spleen)에 함유된 구리량은 정상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또 다른 중요한 영양 성분인 철을 대사하는데 있어서 구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철의 양도 역시 낮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수컷, 암컷 이형 접합체를 교배시켜 얻은 Ctr1 유전자 두 카피가 모두 없는 새끼였다. 378마리 새끼 중 두 카피가 모두 없는 쥐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 쥐는 수정 후 10~12일이 지났을 때 어미의 뱃속에서 모두 죽어버린다. 또한 이런 배는 정상 배보다 크기도 훨씬 작았고 장기나 세포 발달이 비정상적이었다. 그러니 사람의 경우에도 자연 유산되어 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 구리 보충제가 도움이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암컷 쥐에게 임신 전과 임신 중 3주 동안 보충제가 들어있는 물을 먹였다. 이 쥐들은 다른 대조구 쥐보다 50~100배 정도 구리를 많이 섭취한 셈이 되었지만, 배에 나타나는 효과는 변함없었다. 즉 구리를 세포 안으로 받아들이는데 있어 Ctr1 수송 방법 외에는 다른 대체 시스템이 전혀 없으며, 적어도 한 카피의 유전자만 있으면 정상적인 발달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형 접합체의 경우 뇌와 비장에 구리 함유량이 낮은 것은 정상적인 구리 균형을 맞추는데 유전자 두 카피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출 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http://www.eurekalert.org/releases/umhs-cic053001.html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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