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에서 백혈병 치료제의 목표가 되는 단백질이 변신을 통해 살아남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LA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Charles Sawyer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백혈병의 원인이 되는 BCR-ABL 융합 단백질이 STI-571이라는 강력한 항암제를 피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결과를 6월 21일자 Science Express에 발표했다. Science Express는 저명한 학술지인 Science에 게재될 논문을 미리 온라인에 공개하는 웹사이트이다.

BCR-ABL은 Bcr과 Abl이라는 두 유전자가 재조합에 의해 연결됨으로써 Abl의 활성이 과다하게 된 융합단백질이며 백혈병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chronic myeloid leukaemia(CML)의 원인이 된다. 과학자들은 ABL 단백질의 삼차원구조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 가장 효과적인 억제제를 디자인해왔다. 그 결과 STI-571이나 곧 시판될 예정인 글리벡이 개발됐다.

STI-571의 초기 임상실험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 백혈병 초기에 있던 환자의 90% 가량이 치료효과를 보았다. 그러나 좀 심각한 상태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의 실험에서는 많은 환자들이 약에 대한 내성을 가짐으로써 병이 재발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Sawyer 박사의 연구팀은 이러한 내성이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났을 것으로 추측하고 재발한 환자들의 유전자를 검사했다. 그 결과 9명의 환자들 가운데 6명이 동일한 돌연변이를 지니고 있으며 그 돌연변이가 약이 단백질에 결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트레오닌 잔기를 이소루신 잔기로 바꿔 놓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나머지 세 환자는 유전자의 증폭에 의해 내성을 갖게 됐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인간과 병원균의 싸움에서 병원균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것처럼 암세포 역시 내성을 획득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항암제 개발의 세계에도 인간과 암세포의 싸움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글리벡이나 STI-571처럼 목표 단백질의 삼차원 구조를 바탕으로 완벽하게 디자인된 약이라고 해서 이상적인 것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암세포들이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낸 만큼 또 그것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록 일 2001-06-24 원문출판일 2001년 06월 22일

http://www.nature.com/nsu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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