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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농사 15년차에 이제야 농사 맛을 알겠다는 김성윤씨 부부땅은 열심히 한만큼 보답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농촌이 어려운 여건이기는 하지만 노력해 고품질 농산물만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희망이 있다고 봐요.

김성윤씨의 감배농원은 월출산이 바라다 보이는 전남 영암군 덕진면의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방문했을 때는 막바지 단감 수확으로 한창이다.

귀농한지 오래되었음에도 김성윤씨 부부에게서는 아직도 도회적인 인상이 묻어난다. 감즙이라며 부인이 컵에 담아나오는데 배즙과는 다른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www.jadam.kr 2005-11-14 [ 유걸 ]
감 농사 15년차에 이제야 농사 맛을 알겠다는 김성윤씨 부부

-농사를 시작하신 지는?

25년 정도 됩니다. 시아버님이 경찰 정년퇴임하시고 이곳에 들어와 처음에는 축산을 시작했는데 경험이 없다보니 쇠고기 파동이다 해서 엄청스레 고생했어요.

그래 뭐 좀 더 쉬운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15년 전부터 감나무 농사를 시작했어요. 과수 중에 감농사가 일이 제일 없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해보니 일이 억수로 많더라구요.

그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래도 전라도 특유의 사투리 속에 웃음을 잃지 않는다.

www.jadam.kr 2005-11-14 [ 유걸 ]
먹음직하게 익은 단감밭 아래 호밀이며 헤어리베치 등의 풀이 자라고 있다

처음에는 단감농사 잘 한다는 곳만 있으면 전국 어디든 찾아갔어요. 아무래도 경상남도 지역이 단감농사가 많다보니 유재관, 차태윤, 이세형씨 같은 분들을 알게 됐지요. 자연스럽게 경상-전라 남부지역 자연농업 9개 농가가 단감연구회를 만들어 자주 만나는 편이에요. 기술교류도 하구 친목도 하구.

여기는 경남지역 단감농장에 비하면 농사나 땅 관리가 굉장히 허술해요. 처음 경상도 지역 농장 가서 놀랬잖아요. 경사가 그리 심한데서 농사짓는 거 보구. 우리농장은 거의 평지인데도 15,000평 중에 2~3천평은 노는 땅이에요. 사람들이 우리 농장에 와서는 여기저기 빈 땅을 가리키며 나무 심으라 하는데, 지금 것도 감당 못하는데 무슨 수로 하냐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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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감이 올해는 크기도 크고 많이도 달렸단다

집 뒤편 단감 밭으로 새참을 나르러 가는 길에 동행했다. 마을 할머니 몇 분이 수확을 거들고 계신데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며 감을 따는 일이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마을 평균 연령이 65세로 이마저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자루로 모아진 단감은 컨테이너 박스에 옮겨 담아 김성윤씨가 경운기로 저온저장고까지 싣고 간다.

- 단감농사만 하시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부유단감이 5천평정도 되고, 서촌조생이라고 추석에 맞춰 일찍 출하는 품종이 있는데 그게 1천평, 그리고 대봉감이 3천평정도 되요. 배도 한 3,000평정도 하구요.

- 수확을 서두르는 이유라도 있나요.

지금 3차에 걸쳐 수확을 하고 있는 데요. 경남 지역에 비해 이곳이 보통 2~3도 정도 기온이 낮아요. 강서리가 내리면 얼 가능성이 높지요. 그래서 좀 더 두면 당도도 높아지고 크기가 더 커질 줄 알면서도 수확을 늦출 수가 없어요. 그래도 올해는 한 나무만이라도 남겨두고 상황을 지켜봐야겠어요. 언제까지 괜찮은지, 어떻게 되는지 봐서 내년에 참고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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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을 따는 마을 할머니들, 이마저도 일손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 저농약, 친환경 농사를 짓고 계신데 농사 방법에 대해 이야기 좀 해주시죠.

내 생각이지만 농사는 햇빛하고 물만 충분하면 잘 된다고 봐요. 90%가 하늘에 달렸고 10% 정도가 사람 손에 달린 거죠. 아무리 노력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어요.

내가 하는 일이라면 햇볕 잘 들게 가지 쳐주고, 가물지 않도록 땅에 묻은 수관을 통해 관수하는 일이지요. 나무별로 수세를 보아 Ca, B, Mg 같은 미량 요소도 투여하구 그래요.

1~2월에 우분과 쌀겨, 미강 등을 1년여 동안 숙성시켜 뿌려주고, 생육전반기에 한방막걸리를 집중 살포해요. 꽃눈도 그렇고 잎이 두꺼워져 꽃이랑 과수 결실이 잘되거든요. 바닷물도 뿌려 주고, 결실 초기 천혜녹즙을 집중 투여하면 단감 색깔도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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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우분과 쌀겨, 미강 등을 1년여 동안 숙성시켜 뿌려준다

- 병해충 관련해 큰 문제는 없었는지요.

탄저나 흰가루병이 문제인데 전정을 통해 햇빛이나 통풍을 잘 들게 하면 별 문제없어요. 목초액을 적절히 활용하기도 해요. (나방유인용 성페르몬트랩을 보여주면서) 수컷 냄새를 맡고 암컷들이 달려들거든요. 이놈들은 톱다리노린재라는 건데 효과가 아주 좋아요. 덕분에 농약도 덜 쓰고.

80세가 넘은 김성윤씨 아버님도 정정하게 단감 밭을 오가며 수확 일손을 돕고 계셨다.

- 시골에서 감 농사 하니 어떠세요.

좋지. 운동도 되구. 도시에 살 때 비염에다 기관지가 안 좋아 고생했는데 이젠 멀쩡해. 공기가 그렇게 좋을 수 없어. 저거 보이지. 저게 월출산이야.

그러고 보니 구름에 둘린 월출산이 가까운 듯 멀리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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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가 넘은 김성윤씨 아버님도 정정하게 일을 도와주신다

- 판매는 어떤 식으로 하나요.

우리는 경매나 중간상인을 통한 판매는 일절 안 해요. 맛도 좋고 친환경 농산물에 전라남도인증까지 받아선지 5년 정도 알음알음 판매하다 보니 서울에서 제주까지 고객이 들더군요.

한 번 주문한 고객은 고객명단을 확보해 두었다가 다음해 주문이 없으면 무료로라도 보내주고 그래요. 그러면 고마워해서 또 찾고. 지금은 단골고객이 200여명은 되요. 매주 100상자정도는 백화점으로 나가고, 기업 사내 인터넷망을 이용해 단체주문도 받고 그래요.

- 연간소득으로 하면 얼마정도 되는지.

기계 감가상각이니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투자되는 비용이 2~3천정도이니 연간 순수익이 1억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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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용으로 판매되는 '개미골단감'

- 앞으로의 전망은.

땅은 열심히 한만큼 보답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농촌이 어려운 여건이기는 하지만 노력해 고품질 농산물만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희망이 있다고 봐요. 친환경으로 농사해서 고수익을 올린다고 하니까 방송사고 신문사고 여기저기서 취재온다고 난리인데 대부분 거절해요. 떠들썩한 것도 싫고 오붓하게 있고 싶어요. 감농사 15년차인 요즘에서야 아, 농사란 게 이런 거구나 하는 맛을 아는 것 같아요.

김성윤씨 부부의 행복한 웃음에서 그 맛이 어떤 건지 자못 궁금해진다.

감배농원...

농장주 : 김성윤
주작물 : 단감, 대봉감, 배
생산면적 : 15,000평
농장위치 : 전남 영암군 덕진면 금강리
연락처 : 061 - 473 - 3528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5.11.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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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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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과 답글 1
  • 현재 2013-07-03 00:10:43

    처음 들어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친환경 초보농군으로 많이많이 배워야겠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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