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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로를 개척한 후에 농사를 시작한 젊은 참다래 농사꾼 이영국전자상거래는 정말 힘이 듭니다. 신경이 보통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그래도 전자상거래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자상거래를 하다보면 다른 판매처가 확보되거든요.
11월 상순 마산 진전면에서 참다래 농사를 짓는 이영국씨의 내평참다래농원을 찾았다. 땅거미가 내리는 늦은 시간인데다 비까지 내렸다.

집에서 훤히 올려다 보이는 앞산에 하트모양으로 윤곽이 그려진 게 농장이란다. 방안에 들어서니 아이들 소리로 왁자지껄하다. 서른여섯의 나이에 벌써 고만고만한 사내아이들이 넷이다.

www.jadam.kr 2005-11-25 [ 유걸 ]
화기애애한 이영국씨 대가족

-언제부터 참다래 농사를 하였는지요.

93년에 아버지가 12,000평의 앞산에 3년여에 걸쳐 다래농장을 조성하셨습니다. 96년도부터 일부 수확을 시작했는데 그 뒤에 태풍 피해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때는 제가 군대 가서 없었고요. 2000년도에 돌아와서도 농사에는 생각이 없어 바깥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부르시더군요. 그래서 지난해부터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자연농업은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자연을닮은사람들’이란 홈페이지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화학비료 안주고 농약도 안준다니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 다래농사 하기 전 밤농사 지으면서 여름방학이면 농약을 마시다시피 하던 게 너무 싫었거든요.

www.jadam.kr 2005-11-25 [ 유걸 ]
집에서 바라본 참다래농장 전경

자라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서도, 그리고 앞으로는 친환경농산물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이 들어 올 2월 정모에 참석하고 7월에 176기로 자연농업 기본연찬을 받고 왔습니다.

교육받으러 갈 때 전 모든 걸 다 버리고 갔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서 받아들이니 머리에 속속 들어와 박히더군요. 맨 앞줄에서 졸지도 않고 열심히 받았습니다.

내년에는 과수와 한우 등 전문연찬도 받을 생각입니다. 교육을 받아야 나태한 데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받고 와서 바로 대나무밭이랑 농장주변의 낙엽을 가져다가 토착미생물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이라 서너 번은 실패했습니다. 현미식초, 인산칼슘 등도 만들었습니다. 한방영양제는 시간이 안 되어 올해는 만들지 못했습니다.

www.jadam.kr 2005-11-25 [ 내평참다래농원 ]
자연농업 교육 후 만든 자재들

- 올해 작황은 어떠했는지요.

올해 예상량은 80톤 정도입니다. 올해 초 꽃이 피었을 땐 120톤까지도 자신했었는데 초기 낙과가 심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어찌되었든 자연낙과로 적과가 되었는데요. 사람이 적과해주면 다른 것들이 커지잖아요. 그런데 이건 커지질 않는 겁니다. 작물 자체가 이만큼만 자라야지 작심한 것 같더군요.

지난해 120, 심지어는 150, 160과까지 달리고도 열매가 100g이상 이었는데 올해는 절반 수준입니다. 무농약 첫해 신고식 되게 했습니다.

그나마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자연농업 배우고 시간상 섞어띄움비를 만들 여건이 안 되어 일단 미생물 퇴비를 구입해 뿌려주고 인산칼슘도 집중적으로 주고 그랬더니 과실은 크지 않아도 생육기 후반엔 낙과가 적었습니다.

그리고 인산칼슘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일하는 아줌마들이 한 입 베어 먹고는 지난해와 확실히 맛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훨씬 맛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수확은 덜 나왔어도 그것에 만족합니다.

실패 없으면 성공도 없지요. 길게 잡아 4~5년 지나면 안정화될 거라고 봅니다.

www.jadam.kr 2005-11-25 [ 내평참다래농원 ]
수확을 앞둔 참다래들

- 판매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요.

저는 판로를 개척한 후에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홈페이지를 만들어 검색 포털사이트에 등록하고 수확했는데 말 그대로 대박났습니다. 없어서 못 팔았습니다. 사례 발표하러 제주도까지 갔다왔습니다. 올해도 예약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검색사이트에 등록하지 않고도 스폰서링크 입찰가 시스템을 이용하면 검색 순위를 마음대로 조정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매출이 안 이루어지는 시기에는 입찰가를 낮게 하여 순위를 뒤로 미루어두었다가 판매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는 입찰가를 한껏 높게 하여 상위랭크에 올리는 거지요. 확실히 효과가 있습니다.

www.jadam.kr 2005-11-25 [ 내평참다래농원 ]
새로 만든 내평참다래 디자인

또 저희는 3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상품관련 디자인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10kg박스든 5kg박스든 어디에든 쓸 수가 있습니다. 생협에 들어갈 지퍼백에도 썼고요, 제 명함에도 썼습니다.

물건 받아본 사람들이 첫 번에 디자인 참 멋있습니다, 이쁩니다 그러더군요. 처음에는 맛도 중요하지만 눈이 먼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자연농업 열심히 해서 맛을 잘 내면 좋은 포장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전자상거래는 정말 힘이 듭니다. 신경이 보통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그래도 전자상거래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자상거래를 하다보면 다른 판매처가 확보되거든요.

저희 경우 전자상거래 덕에 이름이 알려져 올해 중앙 생협에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따라서 판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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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창고에서 보름정도 지나야 제 맛이 난다

- 풀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요.

지난해까지 풀은 일년에 두 번 정도 베어 주었는데 올해부턴 잎과 넝쿨이 덕장을 다 덮어 풀이 제대로 힘을 못 쓰더군요. 하반기로 갈수록 과수 잎이 억세지니 벌레들이 연한 풀로 내려와 달라붙어 버렸습니다.

깍지벌레가 끼긴 했습니다만 심각한 정도는 아닙니다. 2년에 한번 기계유제 뿌려주고 있는데 황토분말을 이용한 방제법을 배워 써 볼 생각입니다.

www.jadam.kr 2005-11-25 [ 내평참다래농원 ]
자연농업자재를 뿌려주고 있습니다

저희 농장은 인공수정을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참다래농장들이 인공수정 때문에 많은 면적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우린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습니다.

많이는 안 되도 60~70%는 수정이 됩니다. 거기서 20% 정도는 대과가 나오고요. 저희 농장의 경우 수분수가 5:1~6:1의 비율로 중간중간 심겨져 있습니다. 수정할 시기에 2주정도 벼모내기 하고 오면 수정이 다 끝나 있습니다.

저희는 수확 때 빼고는 다른 일손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아버지와 제가 다 하지요. 그러다 보니 도장지 제거 작업을 제대로 다 못해, 원래는 올해 결과지 중 튼튼한 놈을 내년 결과지로 사용해야 하는데도 도장지를 이듬해 결과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www.jadam.kr 2005-11-25 [ 내평참다래농원 ]
미생물 퇴비

- 가족 이야기 좀 해주시죠.

저희 아버지가 외동인데 홀로 이곳에 빈손으로 들어오셔서 장사를 시작해 번 돈을 항아리에 묻어두었다가 땅을 사셨답니다. 논도 사고 임야도 사고. 그래서 거기에 밤농사를 하시다가 93년도에 참다래로 바꾸었지요.

그 당시 단감농사가 최고였는데 그때 단감을 시작했다면 아마 지금쯤 고생했을 겁니다. 그 당시 일부 선각자들이 키위를 심고 그랬다고 합니다.

군대 있을 때 결혼해서 첫아이 하나 달고 들어왔는데 이곳 시골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전교생이 200여명이라는데 으레 들리기 마련인 공부 못한다거나 폭력 같은 이야기가 전혀 없습니다.

아이들이 오락도 좋아하지 않고요. 딸 아이 하나 나으려다 넷까지 갔습니다. (아이들 엄마에게 힘들지 않나 하니 서슴없이 농촌생활이 좋다고 대답한다).

www.jadam.kr 2005-11-25 [ 내평참다래농원 ]
방송사 취재

-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자연농업으로 복합영농을 하는 게 꿈입니다. 현재 저희 집 창고는 흙바닥이 아니어서 새로 자재창고를 만들려고 아버지와 상의를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 방향을 바꿔 영농후계자 신청을 하였습니다.

후계자 지원금이 나오면 일부 농지를 전용해서 자연농업 축사와 자재창고를 만들려고 합니다. 축사에서 나오는 우분과 벼농사에서 나오는 짚으로 건강한 자연농업 퇴비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 집의 경우 전업농의 여건이 안 됩니다. 대신 순환식 자연자재를 이용한 복합영농으로 갈려고 합니다.

한 때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싸게 팔 수 있는 키위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는데 자연농업을 배우고선 그런 욕심을 버렸습니다. 환경농업을 자손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아버지가 친환경농업을 했다더라는 소리는 듣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땅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www.jadam.kr 2005-11-25 [ 내평참다래농원 ]
수확하는 모습, 많은 분들이 도와주었어요

요즘 대부분 전업농 추세인데 참다래농사에다 벼농사도 더 하려하지, 소도 더 기르겠다 하니 우려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논을 버리겠습니까, 소를 버리겠습니까, 아니면 과수를 버리겠습니까. 하나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농사지으면서 여태까지 소가 없었던 적은 없습니다. 다른 동물은 없어도 소는 있어야합니다. 아버지는 100마리를 애기하시는데 60마리까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쌀도 마찬가지입니다. 쌀로 농사를 시작하였기 때문에 쌀을 버릴 수 가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돈만 생기면 땅을 사셨듯이 나도 아이들에게 땅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www.jadam.kr 2005-11-25 [ 내평참다래농원 ]
자연농업 축사

- 마지막으로 참다래 맛있게 먹는 법 좀 알려주세요.

반으로 잘라 티스픈으로 파먹으면 깎느라 손에 껍질이 묻지도 않고 좋습니다. 수확한 건 저온창고를 거쳐야 제 맛이 나옵니다.

집에서 드실 경우 상온에선 보름정도 후에, 빨리 드시고 싶으면 사과껍질 등과 함께 비닐팩에 담가두면 빨리 익습니다.

내평참다래농원...

농장주 : 이영국
주작물 : 참다래
재배면적 : 12,000평
주 소 : 경남 마산시 진전면 일암리 100
홈페이지 : wwww.sddarae.com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5.11.2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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