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진정 가진 거라면
다른 이에게 베푼 쥐꼬리보다 짧은 나눔 몇 톨입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가진 게 너무 없는 사람입니다.
고단한 삶을 지탱하는 이웃에게
언제나 '푸른 그늘'이 되기를 애써 왔지만
돌이켜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만큼이었습니다.’
|
경기도 안성에서 폐교된 방축초등분교를 터 삼아 ‘희망나무공동체’를 꾸려가는 자연농업 회원 정요섭씨가 ‘희망나무공동체’나눔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현재 여섯 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희망나무공동체’는 생태적인 삶을 목표로 크게 두 가지 일을 한다.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일과 아이들에게 희망과 나눔, 생태적인 삶을 가르치는 일이다.
<건강한 먹거리 만들기>
희망나무공동체가 만들어내는 건강 먹거리는 두유와 청국장과 자연농업으로 재배하는 배추, 감자, 고추, 콩 등 밭작물이다.
공동체 일원들은 각자 맡은 일에 따라 두유가공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학교 앞 운동장을 개간해 만든 밭에서 계절에 따라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한다.
거기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서로 나누어 갖되 그 중 1%를 모아 고단한 삶을 지탱하는 이웃들과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
‘희망나무공동체’가 운영하는 콩 전문 식품회사인 ‘희망나무’에서는 자연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건강 먹거리로서 순 우리 콩만을 사용, 재래식 방법을 통해 영양가 높은 두유를 만들고 있다.
저희는 이 일을 시작하면서 몇 가지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첫째, 회사의 규모를 크게 키우지 않겠습니다.
둘째, 어떠한 경우에도 정직하겠습니다.
셋째, 작고 가난한 생활을 통해 나누는 삶을 실천하겠습니다.
|
‘희망나무공동체’에서 근거리에 위치한 조그만 식품회사 ‘희망나무’는 새로 지은 건물에 위생적인 작업환경을 가지고 있다. 공동체 가족 몇 분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콩의힘], [현미지장수두유], [아기이유식두유]등 세 종류의 두유를 만든다.
저희 ‘희망나무’에서 만드는 두유의 특징을 들자면,
첫째, 순수 국산콩 만을 사용해 두유를 만듭니다. 첨가된 호두, 들깨, 찹쌀현미, 죽염도 국산만을 사용합니다. 옥천, 봉화, 영주, 영양, 청송 등지에서 재배되는 재래 무농약 인증 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콩이 지닌 필수 영양소들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비지를 걸러내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내용물이 가라앉을 수도 있는데, 이는 제품의 신선도와 관계없는 현상이므로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셋째는, 100도 이하의 약식살균방식을 채택하여 콩의 필수영양소를 그대로 살렸습니다. 때문에 유통기한도 짧고, 상온에 방치할 경우 상할 수도 있습니다.
시중의 ‘멸균제품’이라 표시된 제품들은 위생처리를 완결한 것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145도의 고온에서 멸균처리를 함으로써 콩 영양소가 상당부분 파괴된 것들입니다.
|
[아기이유식두유]는 이름 그대로 이유식 시기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고, [현미지장수두유]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분(아이, 어른 모두)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희망과 나눔, 생태적인 삶 가르치기>
폐교를 활용해 만든 안성의 ‘희망나무공동체’는 수제비누 공방, 체육시설, 두유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두유 만듦터, 큰 강의실, 쉬어가는 방, 샤워실, 주방, 식당 등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재래식 구들과 황토방을 들여 황토체험실 및 청국장 만듦터로 쓰고 있다. 고구마나 밤을 구워먹을 수 있는 벽난로가 있는 손님맞이 방도 있다. 운동장은 체험밭으로 만들어 채소나 콩을 직접 가꿀 수 있게 했다.
|
저희는 이곳에서 지역 어린이들과 ‘버팀목회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희망나무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희망과 나눔, 생태적인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아이들이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정기적으로 저희가 기른 무공해 작물을 함께 수확하고 나누는 일을 하는 것도 그런 체험 행사의 일원입니다.
|
2006년 1월 2일부터 27일까지 초, 중고생을 대상으로 4차에 걸쳐 진행하는 ‘희망나무공동체’의 겨울방학프로그램-<살림을 위한 체험과 성찰>을 미리 들여다보자.
‘살림을 위한 체험과 성찰’은 나를 돌보고, 이웃을 돌보고, 세상의 뭇 생명을 돌보는 ‘서로살림’의 실천을 의미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스스로를 소중하고 대견스럽게 합니다.
|
[수업 내용]
몸 살림(먹을거리를 중심으로) -
몸은 나에게 무엇인가. 몸의 얼개는 자연이치와 어떻게 닮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과연 내 몸도 좋아할까.
과자에 들어있는 인공색소와 화학첨가물을 만나면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시간 살림 -
사람은 왜 시간을 정해 놓고 사는가. 내가 살 수 있는 시간과 나의 시간표를 짜보자.
그렇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나 되며, 나의 시간 씀씀이는 어떠한가.
올 한 해를 보낸 시간에 대해 되짚어 보자...
돈 살림 -
돈의 진정한 쓰임새는 무엇인가.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쓸 것인가.
나의 돈쓰기 습관과 경제규모는 어떠한가. 천원으로 시작하는 경제체험...
관계 살림 -
내 주변에는 누구누구가 살고 있을까.
사람 말고도 나를 이웃한 생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들은 나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하며, 나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
꿈 살림 -
세상은 어떻게 변해왔고, 왜 변했을까.
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과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인가...
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살림공부는 자연환경, 체험놀이, 원예, 음악, 연극, 미술, 독서와 같은 아우름 영역을 통해 배우게 되며, 학생의 관심과 연령에 따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
‘이전까지만 해도
사람을 잠들게 하는 것은 노곤한 하루이리라 생각했었습니다.
이 집을 만들어가는 동안
사람을 잠들게 하는 것은 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 살림, 마음 살림을 꿈꾸는 희망나무는
별을 이고 밤을 지키는 나무여서 여러분의 희망이고 싶습니다.’
- 두유나 아이들 교육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희망나무(http://www.kong1009.com)'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희망나무공동체 |
지킴이 : 정요섭 주제품 : 두유, 청국장 자리한곳 :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방축리 187-1 홈페이지 : www.kong1009.com |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5.12.28 11:17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