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의 오드리 멕엘로이(Audrey McElro) 교수는 멕시코에서 온 대학원생들과 핫소스를 친 햄버거를 먹던 중, 왜 사람들은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매운 음식을 먹는 걸까 하고 묻자 멕시코 학생이 자기네 나라에서는 맵고 향이 강한 음식을 먹으면 병을 막아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때 그는 닭에게 후추기름을 먹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멕엘로이 교수는 닭 등 가금류에게 후추를 먹이면 장 질환을 막을 수 있으리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했다.

먼저 그는 1,530마리의 닭을 사서 세 그룹으로 나눈 다음, 첫 번째 그룹에게는 일반적인 옥수수와 콩으로 만든 사료만을, 두 번째 그룹에게는 사료에 5ppm의 순수 캡사이신, 세 번째 그룹에게는 20ppm을 넣어 42일 동안 먹였다. 그 다음 그는 21, 28, 42일째 되는 날에 Salmonella enteritidis를 주입했다.

그 결과, 캡사이신을 같이 먹인 닭의 경우, 먹이를 먹는 데에나 무게, 그리고 조리한 후 맛 등에는 전혀 영향 없이 살모넬라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 캡사이신을 먹인 후 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장에서 아주 경미한 정도의 염증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마 이 염증으로 인해 살모넬라가 장 세포에 결합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결국 혈액이나 간, 비장 등에 전염되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아니면 캡사이신이 장에 면역 세포를 모이게 만들어 살모넬라와 싸우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멕엘로이 교수팀은 현재 실험실 조건에서 캡사이신이 살모넬라에 직접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장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상업적으로 닭에게 캡사이신을 먹이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연구하고 있다.

닭에게 살모넬라가 감염될 경우 보통 닭에게는 큰 영향이 없지만 사람이 먹을 경우 문제가 된다. 살모넬라는 닭장에서 닭을 통해, 혹은 먹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는데 처리 과정에서 다른 닭에게 옮겨질 수도 있으며, 현재 농장이나 공장에서는 이런 위험을 최소로 줄이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서는 살모넬라 발생률이 낮아졌지만,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전염을 없애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을 명확하다.

연구진인 키운 닭들은 캡사이신의 매운 맛에 전혀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닭을 비롯한 조류들은 색깔이 화려한 꼬투리를 먹도록 맛 수용체가 적응하게 진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야생 조류들은 화려한 색깔을 아주 좋아하여 꼬투리를 까서 씨앗을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설치류는 매운 씨를 몹시 싫어해서 캡사이신이 들어있는 먹이를 줄 경우 이중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설치류는 닭장의 먹이를 먹으려고 들어와서 닭장을 파괴하고 살모넬라 등 질병을 퍼뜨려서 문제가 되는데, 닭 모이에 캡사이신을 넣으면 이러한 설치류가 얼씬도 하지 않게 된다. 뉴욕의 스나이더 시드(Snyder Seed) 사는 핫 페퍼 트리트(Hot Pepper Treat)라는 이름으로 칠리 후추 기름으로 코팅한 야생 새 모이를 개발하여 생산하고 있는데, 다람쥐 등 설치류는 이런 모이를 전혀 먹지 않았다.

멕엘로이 교수는 캡사이신을 먹이는 것이 상업적 가금류 생산 환경에서 살모넬라 감소에 진정 효과가 있다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식중독을 줄이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역시 항생제 없는 제품을 원하고 있다.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록 일 2001-08-22 원문출판일 2001년 08월 17일

http://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01-08/vt-hpo081701.php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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