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35세 이전에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유방암 발생률이 낮은 경향이 있다는 것은 수년간 명확한 사실로 인정되어 왔는데, 이제 그 이유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제시되었다. 다름 아닌 종양 저해제로 유명한 p53가 바로 임신과 관련된 항암효과를 내는 물질이라고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베일러 의과대학의 버트 오맬리 (Bert OMalley) 연구팀이 10월 16일자 Proceedings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PNAS)에서 보고하였다. p53 단백질은 손상된 DNA 제거를 명함으로써 종양 생성을 감시하는데, 일례로 p53는 세포에 DNA에 손상이 일어나면 스스로 사멸하거나 또는 손상된 DNA를 수선할 때까지 세포의 분열을 중지시키는 전략을 사용한다.

연구팀은 시궁쥐 (rat) 에 임신 유사 상태를 형성하기 위해 임신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한 후 유방암 발생이 저지되는 사실을 관찰했으며, 이때 호르몬 투여로 p53 수치가 급격히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임신 호르몬이 처리되었던 시궁쥐들은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오랫동안 유방암 발생이 저지되었으며 유방암 세포에서 p53 수치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었다고 분자생물학자인 오맬리는 전했다.

실제로 임신한 시궁쥐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관찰되었는데, 출산 후 35일이 지날 때까지 p53 수치가 임신경험이 없는 시궁쥐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처리된 경우에도 호르몬 처리 쥐에서는 p53 수치가 높게 나타났으며 호르몬 처리가 안된 대조군보다 세포 증식이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메사추세츠주 에머스트 대학의 암전문연구자인 조세프 제리 박사는, 임신 초기에 호르몬 수준이 크게 높아진 이후에도 꽤 오랜기간동안 p53에 의한 항암효과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오맬리 연구팀이 처음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번 연구 성과로 p53를 타겟으로 하는 방어용 치료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p53 이외에도 인체내 암 발생을 견제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하는 물질들에 대한 존재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제리 박사는 주의를 잊지 않았다.

출처 : KISTI, 등 록 일 2001-10-22 원문출판일 2001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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