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분석종합센터와 프린스턴 대학 연구진은 2년간에 걸친 육지 및 해양 동.식물 공동조사 결과 지구 온난화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균류, 기생충 등 각종 병원균이 새로운 지역, 새로운 대상으로 확산돼 사자에서 달팽이, 나비, 산호, 인간등 온갖 종의 동식물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하와이에서 수많은 새들을 희생시킨 조류 말라리아, 아프리카 사자들에게 발열성 디스템퍼 병을 퍼뜨린 곤충매개성 병원균, 병원균 증식으로 인한 산호초 변색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이밖에도 모기와 진드기 등 겨울에는 활동이 위축됐던 질병 매개체들이 더운 날씨로 이동양상이 달라져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병 등 질병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인간이 직면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수석집필자인 코넬대의 드루 하벨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논의할 때 인간의 문제는 제외됐지만, 기온이 1-2도만 올라가도 질병이 창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겨울철 혹한으로 일부 곤충과 세균이 침투하지 못했던 지역까지 모기가 이동, 고산지대의 동물에게 병을 옮기고 있으며 병원균의 생식주기도 짧아져 병원균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이 이밖에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의심하고 있는 현상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북아프리카 리프트 밸리 열병: 모기가 매개하는 질병으로 특히 여름 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때 창궐한다.

- 말라리아와 황열병: 겨울철 기온이 올라가면서 모기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모기가 과거보다 더 높은 지역까지 이동해 전염지역이 확대된다.

- 조류 말라리아: 하와이 산간지역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병원균을 가진 모기가 높은 곳까지 침투, 면역력이 없는 토착 새들이 희생됐다.

현재 하와이의 해발 1,350m 이하 산간지역에는 토착 새들이 남아있지 않다.

- 세계 곳곳의 산호초들이 해수온도 상승으로 창궐한 병원균에 감염돼 탈색되고 죽어가고 있다.

- 사자 디스템퍼병: 지난해 탄자니아에서는 수많은 사자들이 이 병으로 죽었다.

학자들은 병원균 매개체인 파리가 기온이 높아진 동부 아프리카까지 이동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 제주왕나비의 떼죽음: 추운 날씨에서는 살 수 없었던 제주왕나비 기생충이 기승을 부려 제주왕나비의 멸종을 예고하고 있다.

출처 : (워싱턴 AP.AFP=연합뉴스) 기사 입력시간 : 2002.06.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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