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 동안 ROS는 세포를 손상시키는 `해로운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따라서 건강에 민감한 사람들은 항산화제를 이용하여 ROS의 수준을 낮춤으로써 DNA 손상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UCLA 존슨종합암센터(JCCC: Jonsson Comprehensive Cancer)의 연구진은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적당한 수준의 ROS는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어 Nature 9월호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에 의하면 ROS는 면역반응을 매개하는 신호전달분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항산화제를 과도하게 복용하면 면역계를 고갈시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초파리를 관찰하던 중, 초파리의 조혈모세포에서 - 다른 전구세포와는 달리 - ROS의 수준이 다소 높게 나타나는 것에 주목하고, 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하여 연구를 시작하였다. "ROS의 수준을 낮추는 것은 모든 질병치료의 목표로 간주되어 왔다. 줄기세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모든 줄기세포가 손상을 막기 위하여 저수준의 ROS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놀랍게도 조혈모세포는 다른 전구세포보다 많은 량의 ROS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은 초파리의 조혈모세포에서 ROS를 제거하여 보았다. 그 결과 조혈모세포는 대식세포(macrophage)로 분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연구진이 유전자조작을 이용하여 ROS의 양을 늘린 결과 조혈모세포는 왕성하게 분화하여 다량의 대식세포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후속연구를 통하여 ROS가 조혈모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신호분자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내었으며, 그 과정에서 JNK와 FoxO가 활성화되고 Polycomb이 하향조절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ROS는 병원체의 위협에 대응하여 조혈모세포에 신호를 전달하여 면역세포로 분화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조혈모세포가 면역세포로 분화한 후, ROS는 원래의 수준으로 회복되어 성숙한 혈구세포의 안전과 생존을 도모하게 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조혈모세포는 스트레스를 감지하는 세포로서, 산화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을 감지하여 면역반응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혈모세포가 평소에 ROS의 수준을 약간 높게 유지하는 것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가 병원체의 위협에 신속하게 반응하기 위함이다."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의 이러한 설명은 한 가지 의문을 일으킨다. 만일 초파리의 조혈모세포와 포유류의 조혈모세포가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면, 우리가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혹시 항산화제가 면역계를 둔화시켜 병원체의 위협에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의문에 대하여 연구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항산화제를 복용하여 ROS의 수준을 낮추는 것은 DNA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항산화제를 과도하게 복용한다면 조혈모세포가 면역세포로 신속하게 분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포유류의 특정 조혈모세포, 즉 공통골수전구세포(CMPs: common myeloid progenitors) 역시 초파리의 조혈모세포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의 ROS를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포유류에 있어서 이러한 고수준의 ROS가 조혈모세포의 분화를 위한 메신저로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포유류의 조혈모세포가 고수준의 ROS를 보유하는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포유류의 공통골수전구세포가 대식세포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번 연구는 `ROS는 적을수록 좋다`는 기존의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무분별한 항산화제 복용 관행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연구진은 인간의 조혈모세포에서도 초파리와 동일한 메커니즘이 존재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하여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Reference: Reactive oxygen species prime Drosophila haematopoietic progenitors for differentiation. Nature, 2009; 461 (7263): 537 DOI: 10.1038/nature08313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9/09/090924093555.htm

제공 : kisti,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9.11.0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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