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담글 때면 김장 독을 땅에 묻은 뒤 속을 넣은 배추김치 수십 포기를 차곡차곡 쟁여 넣고 우거지로 덮은 후 큼직한 돌로 눌러 놓은 다음에야 뚜껑을 덮는다.

이는 선조들이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김치를 맛있게 오래 보관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런 보관 방법을 하나 하나 분석해 보면 그 안에는 과학적 원리가 깃들어 있다.

우선 눌러 놓으면 김치 속으로 공기가 거의 스며들어 가지 않는다. 때문에 공기를 싫어하는 유산균이 잘 자라 김치가 맛있게 익는다.

김장 독을 땅에 묻는 것의 효능은 한국식품개발연구원과 김치냉장고 제조업체인 만도공조 위니아연구소가 최근 밝혀냈다.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류코노스톡이라는 유산균이다.

이 유산균은 처음 김치를 담글 때 ㎖당 1만개 정도에 불과하나 김치가 익으면 1㎖에 6천만개까지 늘어난다. 또한 영하 1℃ 정도를 유지시키면 류코노스톡균은 ㎖당 1천만개 이상의 개체 수를 유지하며 4개월까지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12월~2월은 땅속 30㎝ 지점의 평균 기온이 영하 1℃ 정도다. 류코노스톡 균이 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인 것이다.

출처 : 중앙일보 권혁주 기자, 기사 입력시간 : 2001.11.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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