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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생명의 쌀 생산론(1)벼의 올바른 생산, 나아가 우수한 쌀을 생사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우수한 볍씨를 골라서 발아가 건강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질 다수확을 위한 벼의 발육과 사고 방법

 

벼는 어떠한 생육을 하고 있는 것인가, 또는 발육은 무엇인가 많은 농민들이 이 질문에 대해 ‘발육이란 그저 몸[體]의 양을 늘리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에서부터 출발하게 되면 벼농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명쾌한 해결점을 찾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벼의 발육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데서부터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된다.

 

벼가 몸을 증대시켜 가는 활동은 가지치기, 생장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것은 말하자면 잎이나 줄기, 뿌리라고 하는 영양체[榮養器官]가 자라는 생장이기 때문에 영양생장(榮養生長)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벼가 가지치기나 생장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적어도 벼와 함께 살아온 농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벼는 처음에 스스로의 몸을 일정 크기와 넓이까지 증대시키고자 하는데 이것이 영양생장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벼가 그저 몸의 일정 엽면적(葉面積)을 얻기 위해서 하는 필요한 활동이고 그 자체가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벼는 젊었을 때 이와 같이 하여 가지치기와 생장의 단계에 들어가나 언제까지 같은 모양이 계속될 수는 없는 것이다.

 

영양생장과 생식생장

 

벼는 자라면서 잎의 색이 맑은 녹색으로 변하고 줄기의 아랫부분부터 부풀어 올라 소위 이삭의 잉태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후 개화(開花), 출수(出穗), 성숙(成熟)의 단계가 이어진다.

 

이렇게 볼 때 벼는 잎이나 줄기, 뿌리의 영양체를 만드는 시대로부터 출발하여 그의 발육형태를 바꾸어 꽃이나 자실(子實) 등 생식체[生殖器官]가 자라는 시대로 들어가서 일생을 마친다. 이러한 생식체가 자라는 시대는 영양생장 때와는 자라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생식생장(生殖生長)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벼는 그 일생을 통해서 처음에는 잎, 줄기, 뿌리 발육을 하고 나중에는 꽃이나 종자가 발육을 하는데, 이러한 발육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를 겉만 보고 생각하게 되면 생산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품을 저하시키거나 수량을 떨어뜨리거나 다비(多肥), 다투[多藥], 다노(多勞)를 초래하는데 이런 모든 것이 생육과정을 막연하게 보아 넘긴 데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한 마디로 벼의 생활이라고 하는 것이 일생의 발육과정 중 어린 시절의 생육방향과 일생의 절반을 지낸 시절의 생육방향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발육과정의 특징 파악이 중요

 

이와 같은 발육의 변화는 같은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몸 안에서 현격한 질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새로운 화수의 분화, 자실의 성숙도 일어나지 않는다. 즉 줄기나 잎이 발육하는 영양생장으로부터 꽃이나 자실이 생기는 생식생장으로 옮겨 가기 위해 영양생장과 다른 발육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생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질의 변화를 소위 분화(分化)라고 말하며 절대로 무심코 보아 넘길 수 없는 중요한 발육단계이다. 예를 들어 가지치기 말기가 되면 줄기의 정점(頂點)에 작은 화기(花器), 말하자면 장래의 화수(花穗)가 준비될 자리가 생기는데 이것은 단순히 줄기의 끝 부분에서 생긴 영양체의 일부가 아니라 그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식체의 일부가 싹튼 것이다.

 

이러한 변화야말로 질적 변화로 옮겨간 증거로서 줄기의 생장과는 근본이 다른 것이다. 왜냐 하면 가지치기 생장은 양적 변화에 불과하나 꽃을 준비하는 분화는 질적 변화에 의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벼의 발육은 이와 같이 하나의 포기, 하나의 줄기에서도 처음의 발육과 끝마무리의 발육은 서로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벼라는 식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육방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벼는 그저 양적변화[生長]만을 하고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농사를 짓거나 생육방법의 구별을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아무리 좋은 비료와 비싼 약을 써도 우수한 쌀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없다. 요약한다면, 벼의 발육은 몸의 크기와 넓이를 증대하는 가지치기로부터 출발하나 가지치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일정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가지 질적 변화를 일으켜 자실의 성숙을 이룩해 놓고 생을 마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벼는 생장과 화아분화에 의하여 발전해 가는데 이 두 가지를 통일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발육이라고 보아야 한다. 만일 벼의 몸 안에서 우수한 화기(花器), 화수(花穗)로의 질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거나 자실의 성숙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볏짚만 과다하게 만들게 되고 질이 나쁜 쌀을 생산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사고방식으로는 다수확과 양질 이 두 가지를 겨냥한 쌀의 생산은 어려워진다.

 

발아 상태가 벼의 일생을 좌우한다.

 

벼의 올바른 생산, 나아가 우수한 쌀을 생사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우수한 볍씨를 골라서 발아가 건강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수한 종자란 어떠한 것을 말하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건강한 벼로부터 수확된, 성숙이 잘 된 종자를 말한다. 왜냐 하면 성숙이 좋은 종자라면 반드시 벼의 발육에 필요한 양분(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기타 무기성분, 비타민)을 충분히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저장양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우수한 종자는 수분의 함량도 자연히 적어진다.

 

수분함량이 적으면 수확 후 저장기간 동안에도 호흡 등에 의해 양분의 소비, 특히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소비가 적어 저장 중 변질이 적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종자의 뿌리 내림과 발아가 좋아지게 된다.

 

최근 다수확을 위해서는 성숙이 조금은 덜 진행된 종자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생각으로 젊은 미숙종자(未熟種子)를 선택하게 되면 발아와 생장은 좋으나 다습형(多濕型)의 기후가 올 경우 여러 가지 생리적 장해나 병충해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고온다습형, 무풍형(無風型)의 조건에서는 다수확을 할 수 있으나, 다우형(多雨型), 치풍형(治風型)의 조건 하에서는 수확이 줄게 되며 품질이 나쁘고 더욱이 생산비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생각해 볼 때, 탄수화물, 단백질, 무기성분 등의 영양성분이 많고 수분이 비교적 적은 종자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벼의 종자 중에는 탄수화물이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다. 종자의 좋고 나쁨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우수한 종자는 그 함량이 80%를 넘고 불량한 종자라면 70%, 혹은 60%에 못 미치는 것도 있다.

 

단백질도 탄수화물 다음으로 많으나 이것도 양질의 종자에 많다. 수분이 많고 미숙한 것은 오히려 단백질이 적은 경향이 있다.

 

많아야 7∼10% 범위이다. 지방의 함량은 미량이지만 이것도 종자의 좋고 나쁨에 따라 그 양이 0.5∼0.2% 내외이다.

 

무기양분(無機養分)은 양적으로 많지는 않으나 이것의 많고 적음은 종자의 질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그 함유량은 불과 1.5%로서 지방의 양과 같은 정도이나 이것 또한 없어서는 안 될 영양소다.

 

끝으로 수분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수분의 함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저장 중 변질이 많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하면 줄일까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쌀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극히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것이든 벼를 기를 때에 수분 함유량이 12∼14%에 머물도록 해야하며 14% 이상은 어떻게 해서라도 피해야 한다.

 

저장양분의 역할

 

지금까지 종자에 함유된 영양소의 종류와 양이 벼의 발육에 끼치는 관계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러면 이 양분은 발아에 있어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자.

 

식물의 발육생리학을 배운 사람들은 온도, 수분, 산소 세 가지를 들어 발아의 3대 조건이라 하여 종자 중의 영양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 기존의 주장대로라면 발아라고 하는 것은 이 세 가지 요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은 온도, 수분, 산소는 외적 조건으로 필요한 것이고, 만일 종자의 내부에 저장되어 있는 영양분이 없다면, 또 양이 적다면 정상적인 발아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영양분의 많고 적음은 발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벼씨 저장 중의 변화

 

지금부터 이 같은 내적 조건(영양분)과 외적 조건[要素]이 어떻게 결합되어 발아가 진행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발아는 종자라고 하는 하나의 생명체를 일구어 내는 생리적 현상이다. 이 때 저장 중에 있는 종자는 일단 휴면을 하고 있는 것이고 휴면 종자는 낮은 온도와 건조한 여건에서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죽은 상태는 아니며 외부로부터 조금씩 들어오는 산소에 의하여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저장양분 중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은 조금씩의 호흡에 의하여 화학적 변화를 계속하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생리학적 변화에 의한 양분소비를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이 변화는 발아시기에 씨눈에도 영향을 끼쳐 발아에 유리한 조건을 점진적으로 상실해 간다. 그래서 휴면기의 변화는 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발아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휴면기에 환경영향을 많이 받게 되면 종자의 생화학적 변화는 한계를 넘어 저장양분의 소멸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경우에 저장양분의 소비가 심하게 진행되는가를 살펴보자. 종자 중의 수분함량이 과다할 때, 더욱이 휴면 중에 온도나 습도가 높을 때 등이다. 때문에 종자는 이와 같은 조건에서 보관하면 좋지 않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발아에 있어서 수분과 산소, 온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이러한 것들은 발아시기에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건강한 발아와 수분의 활동

 

종자가 흙에 뿌려져 수분이 종피(種皮) 주위에 공급되면 종피가 수분을 흡수해서 볍씨는 부풀고 팽압(膨壓)이 높아진다. 이는 종자의 외부에 있는 산소가 잘 들어오게 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이 수분의 흡수는 온도 등 기타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고, 일정하지는 않다.

 

보통 30∼50% 정도 흡수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흡수된 수분을 바탕으로 배젖[胚乳]중에 저장된 탄수화물, 단백질 등은 생화학적 반응에 의해 다음과 같은 단순한 물질로 바뀌어진다.

 

이와 같은 화학적 현상을 가수분해(加水分解)라고 하는데 산소가 활동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수분은 이처럼 효소의 활동에도 관계하고 다시 분해된 양분을 배젖으로부터 배(胚)에 옮기는 일에도 관계하고 있다.

 

볍씨의 수분은 10∼14% 정도 밖에 함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흡수하지 않으면 발아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분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많은 양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왜냐 하면 토양 중에는 30∼100% 의 토양수분이 있어 이것을 호흡해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말라 있는 것 같은 밭에서도 발아가 잘 되는 것도 이러한 데서 연유한다.

 

건강한 발아와 산소의 활동

 

산소는 공기 중 질소 다음으로 많이 함유되어 있다. 종자는 직간접적으로 공기와 접촉, 산소를 취하고 이것을 호흡하는 데 사용한다. 종자의 내부로 들어온 효소는 가수분해의 결과로 남은 당분(포도당, 과당)을 재료로 삼아 이것을 이산화탄소로 분해하여 밖으로 내보내는 데 이것이 호흡작용이며 이 호흡작용에 의하여 발아에 필요한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아무리 미미한 초기의 활동이라도 이러한 에너지 없이는 생리적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종자의 저장양분이 적으면 산소가 충분히 주어진다고 해도 활동에 필요한 힘을 충분히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장양분이 많고 건강한 볍씨를 골라야 하는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또 발아에 있어서 효소의 공급이 충분하게 되지 못할 경우 예를 들어, 논에 물이 깊다든가 흙이 너무 두껍게 덮혔을 경우에는 앞서와는 반대로 저장양분이 아무리 충분하다 하여도 발아에 필요한 에너지는 조금밖에 얻을 수 없게 된다.

 

이런 때는 산소가 없이도 호흡할 수 있는 혐기성 미생물(嫌氣性微生物)의 작용으로 발아에 불필요한 중간 분해물이 생겨나 종자에서 썩은 냄새가 나고 생리적 장해를 받아서 좋은 발아를 할 수가 없다. 발아할 때 호흡원료로 사용되는 당분, 아미노산 등은 기존의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유기화합물이 분해된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당분이 호흡에 참여하는 과정을 모면 다음과 같다.

 

이 반응의 결과로 생긴 에너지가 발아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다.

 

건강한 발아와 온도와의 관계

 

발아할 때는 산소의 활동이 호흡이라고 하는 화학반응과 상당히 큰 관계를 가지고 있다. 벼의 발아에 필요한 온도는 10∼40℃ 라고 보통 말한다. 대개의 경우 20∼30℃를 적온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최적 온도를 30∼35℃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수분의 호흡, 양분의 분해 등이 너무 빨라지면 줄기, 잎 등 (地上部-T)의 생장을 도장(從長)시킴으로써 오히려 뿌리 등 (地下部-R)의 생장에 악영향을 주어 T/R치를 문란하게 하며 추락현상의 큰 원인이 된다.

 

어떠한 경우도 종자 중에 함유된 저장양분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효소의 활동에는 일정한 온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기온이 되지 않으면 발아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온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보온 묘판의 경우 30∼40℃의 고온에서 발아, 또는 생육시키면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연약하고 도장된 묘가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온도를 높이는 것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저장양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0℃에서 작용하는 것, 38℃를 넘게되면 활동이 정지되는 것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20∼2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발아의 처음과 중간, 끝날 때 항상 같은 온도를 유지한다기보다는 성장에 따라 조금씩 상승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묘 육성이라고 생각한다.

 

벼의 일생을 좌우하는 효소

 

발아의 초기에는 배젖의 저장분에 의하여 충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발아 전에는 특별히 본엽을 생장시키기 위한 비료성분이 거의 필요없다.

 

특히 벼가 발아한 후에 나오는 강한 뿌리군이 배젖의 양분을 사용해서 자란 것일수록 우수하다는 것이 최근 생태학적 연구에 의해 명확하게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잘 성숙된 종자의 배젖양분에 의하여 초기의 생장이 이루어지면 뿌리군의 양과 질을 월등하게 할 뿐 아니라 지하부(R) 즉, 뿌리의 발달과 함께 지상부(T) 즉, 줄기나 잎의 발달을 좋게 하여 T/R치가 평형을 잘 이루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벼는 일생을 통해서 건강한 발육이 이어지고 최종 단계의 성숙이 양호해지게 된다. 이것을 경력성(經歷性)이라 이름 붙여 발육사적인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생각되고 있다. 알기 쉽게 말하면, 벼는 벼를 둘러싼 환경이 열악한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 벼의 뿌리 뻗음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아가 건강한 발육과 우수한 성숙을 결정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런 문제를 그다지 중요한 조건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근모의 발생과 질소의 관계

 

지금까지는 리비히적 사고방식, 즉 일정의 양분을 일정의 비율로 시용하는 것이 가지 뻗음과 엽면적 증대를 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많다. 그래서 비료를 늘리는 것이 수확량을 증대시키는 것이라는 성급한 결정을 내고 말았다.

 

여기에 원비(元肥) 즉, 눈 틔우기 거름, 심경 등의 농법은 오히려 저질미를 생산하는 방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발육에 대한 생리생태학적인 입장에서 이 원비주의(元肥主義)를 보면 몇 가지 모순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벼는 종자의 배젖 안에 발아에 필요한 양분을 가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발아 이전에 또 원비나 눈 틔우기 거름을 준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발아 이전에 공급하는 필요 이상의 비료성분은 생리학적으로 고온 조건을 만들어 뿌리 뻗음, 싹 틔우기시 장해를 일으키기 쉽다. 또 발아 이전에 비료를 많이 주면 유실이 일어나기 쉽다. 이 두 가지의 예를 가볍게 생각할 것인가, 중대하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것이 새로운 벼 재배기술 체계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보면, 벼의 발아 때부터 어린 묘의 생장 초기에 이르기까지 땅을 지나치게 비옥하게 하거나, 지효성 질소를 과다하게 줄 경우 겉보기에는 보기 좋은 생장을 나타내지만 땅 속 뿌리의 생육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좋지 않으며, 이것은 뿌리군의 발육을 좋지 않게 하기 때문에 양분의 흡수력이 약해져 계속해서 비료를 많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생육형으로 커 가고, 일생을 통하여 건강하고 성숙이 양호한 벼로 길러 낼 수 없는 원인이 된다. 즉, 원비의 과다한 영양분은 생리적으로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이식(移植)의 경우이거나 직파(直播)의 경우이거나 판에서나 본답의 벼 재배관리 모든 경우에 원비의 필요성이 주장되고, 지도되고, 실행되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비의 연구가 항상 토양이라는 중매체(中媒體)만을 우선적으로 생각한 데서 잘못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때문에 벼의 재배관리에 있어 앞으로는 발육생리에 중점을 두고 연구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연농업연구소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9.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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