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세계백화점은 개점 초기 고객들의 예상치 못한 항의를 받고 당황한 적이 있다. 화장실의 변기에 쓰는 물이 약간 노란색인 재활용수였기 때문이다. 물론 눈에 잘띄는 곳에 물을 재활용하고 있다는 안내문을 써 붙여 놨어도 고객들의 항의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중수도 시설에 오존 발생장치를 단 뒤로는 그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재활용수에 남아 있는 약간의 색깔도 오존 장치를 통과하면 수돗물처럼 맑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백화점의 화장실 변기에 사용하는 물은 재활용한 것인지, 수돗물을 그대로 쓰는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는 건강에는 치명적인 해를 주는 오존의 또다른 모습이다. 5, 6월에 많이 발령되는 오존 경보 탓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 생활 주변 곳곳에서 오존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강력한 살균력.산화력.탈색력 등으로 의약품에서부터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박상언 박사는 오존은 불안정한 물질로 인체의 단백질이나 색깔을 내는 분자 등을 파괴하는 성질이 강하다며 이를 생활이나 산업에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체의 단백질을 파괴하는 성질 탓에 오존을 많이 쏘이면 암이 잘 발병하지만, 세균 등 미생물에 쏘이면 살균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살균력은 염소의 6배에 달한다.

오존(O3)은 산소원자가 3개가 붙어 있는 것이다.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나며 기체는 담청색, 액체는 흑청색, 고체는 암자색을 띤다.

일반적으로 공기 중에 있는 산소는 원자 두개(O2)가 붙어 있는 것으로, 이럴 때가 가장 안정하다. 반대로 오존은 불안정해 항상 원자 두개인 보통 산소(O2)와 원자 한개인 산소(O)로 나눠지려고 한다.

원자 한개인 산소도 말썽꾸러기다. 이것은 생물이나 금속 등 아무 곳에나 아주 잘 달라 붙어 변성시킨다. 오존이 많다는 것은 결국 원자 한개인 산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오존은 벼락이 칠 때 많이 발생한다. O2가 쪼개지는 데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데 벼락이 그 에너지를 제공한다. 벼락이 칠 때 발생하는 1억 볼트(V)이상의 강력한 에너지를 받으면 공기 중에 많은 산소(O2)들이 두개의 산소(O)로 나눠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O는 주변의 O2에 달라 붙어 오존(O3)을 만든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주로 전기 방전으로 오존을 양산한다.

오존은 표백 효과도 뛰어나 펄프나 섬유의 탈색에도 이용한다. 악취를 제거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콩나물이나 녹두나물 재배용 물을 오존으로 처리할 경우 성장이 빠르고 품질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출처 : 중앙일보 박방주 기자, 기사 입력시간 : 2003.05.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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