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관리는 여성 건강 문제 중 연령에 관계 없이 관심도가 높은 분야다. 잘못된 화장과 가사 등으로 성인 여성들의 피부는 혹사당하기 쉽다. 고운 피부가 쉽게 거칠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에 여러 가지 질환도 잘 생긴다.

연세대 의대 李承憲교수(영동 세브란스병원 피부과)는 『화장을 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접촉성 피부염, 가사를 본격적으로 하는 시기에는 주부 습진, 40代 이후에는 건성 피부염이 크게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李교수는 『체질이나 피부 상태, 신체 질환에 상관 없이 깨끗한 피부 유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몸 전체의 건강』이라고 지적했다.

흔히 피부 건강만 따로 떼어서 생각하는 경향이 많으나 실제로 피부는 몸 전체 건강 정도에 따라 예민하게 변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피부에만 집착하지 말고 적절한 영양, 운동 등을 통한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또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지나치게 잦고 오래하는 우리의 목욕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 목욕하고 탕 속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피부의 겉을 싸고 있는 지방 막이 녹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알레르기가 잘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벼운 샤워 위주로 때를 세게 밀지 말고 탕 속에는 20분 이상 있지 않는 것이 피부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 여성에게는 건성 피부가 많아 이로 인해 피부가 잘 갈라지고 거칠어지면서 주부 습진과 피부염 등이 많은데, 이런 사람에게는 보습제가 유용하다고 말했다.

| 고기와 야채 고루 섭취를

경희대 의대 許忠霖교수(피부과장)는 『피부 관리에는 영양 섭취와 정서적 안정감, 충분한 수면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許교수는 『영양 섭취 측면에서 흔히 피부에 영양 물질을 발라주는 것만 생각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먹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제대로 먹지 않는 사람이 많으나 이는 피부 건강의 큰 적이며 골고루 영양을 섭취해야 피부도 윤기와 탄력을 지니며 피부 병도 덜 생긴다는 것이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지방질이 많은 식품은 피부 건강에 나쁘다며 피하고, 비타민을 많이 섭취한답시고 야채만 찾는 여성도 적지 않은데 이는 잘못된 식습관이라고 밝혔다. 지방질 섭취를 피하고 야채만 먹어서는 피부의 윤기를 유지시켜주는 기름 보호막을 만드는데 지장이 있다는 설명이다.

비타민 C가 피부 노화 방지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턱대고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나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피부 건강은 물론 몸 전체 건강을 위해서는 육류와 야채의 균형 섭취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나 지나치게 예민한 감정 상태는 피부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므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잠이 부족해도 피부가 당장 거칠어지므로 충분한 수면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許교수는 『실내 공기가 건조하면 피부의 습기를 많이 빼앗겨 피부 건조가 촉진된다』며 『공기가 건조한 곳에서 계속 지내면 피부가 가려움증에 예민해져 옷솔기 등에 의한 가벼운 자극에도 심하게 가렵게 느껴지고 피부가 갈라지는 듯한 느낌도 생긴다』고 말했다. 못견디게 가렵다보니 피부를 심하게 긁게 되는데, 이 때 잘못되면 피부염이나 습진이 되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습기나 어항, 화분 등으로 실내 공기가 건조되는 것을 막고 보습제를 피부에 발라 피부가 수분을 잃는 것을 막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 피부에서 특히 잘 생기는 질환과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 화장품 알레르기 = 화장품 알레르기는 새 화장품보다 계속 쓰던 화장품 속의 성분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李교수는 『첩포 시험 등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킨 원인 물질을 찾아 그 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 화장품을 골라 쓰는 게 최상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 액세서리 알레르기 = 목걸이·팔찌·귀걸이·반지·금속 시계줄·안경 테가 닿는 부위가 벌겋게 변하는 접촉성 피부염도 만만찮은 문제다. 니켈·크롬·코발트·수은 등이 들어 있는 금속 물질이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며 심지어 가죽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역시 첩포 검사로 자신에게 맞지 않는 물질을 알아내 쓰지 않는 것이 최선의 치료·예방법이다.

◆ 주부 습진 = 주부들의 대표적 고민 거리의 하나인 주부 습진은 첫 아이를 낳은 다음 기저귀 세탁 등으로 물 일이 갑자기 늘어나는 시기에 가장 많이 생긴다. 한 번 생기면 치료가 잘 안돼 고질병이 되기 쉽다. 피부에 자극을 주는 물질이 닿지 않게 물 일을 할 때는 면장갑과 고무장갑을 함께 끼는 것이 좋다. 비누도 약한 걸로 써야 한다.

◆ 피부 건조증 = 40대 이후에는 피부가 건조해지는 바람에 갈라지고 트는 것은 물론 이유도 없이 가렵고 따가움마저 느껴진다. 가려워 긁었을 때 자국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팔 다리, 특히 정강이 부위가 심하게 가려운 사람은 피부 건조증으로 보면 된다. 이런 사람들은 피부가 거칠면서 피부염이 잘 생기는데 보습제 사용 등으로 피부 습기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 완선(頑癬) = 팬티스타킹을 늘 입고 다녀 사타구니에 습기가 많은 여성들에게 잘 생기는 곰팡이 감염 질환이다. 꾸준히 약을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고 팬티스타킹도 신지 말아야 치료가 빠르다.

출처 : 중앙일보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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